지난 2018년 6월 13일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선출된 142명의 경기도의원들은 4년간 사람중심 민생중심의 가치를 둔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기 위해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1340만 경기도민의 대표기관인 경기도의회는 도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경기도의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뿐 아니라 지역의 현안과 민원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도민들을 대표하는 경기도의원의 생각과 가치관, 비전 등은 지방자치시대 경기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백현 마이스 클러스터 완성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도시계획 전문가로서 마이스(MICE) 관련 서울대 1호 박사 타이틀의 권락용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6)다운 말이다.
그는 연구원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조언을 하던 입장에서 직접 지역 발전을 견인해내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
권 의원은 "전문가의 조언과 행정을 결합시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라며 "거창한 것 보다는 작더라도 우리 삶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것들을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분당신도시 1세대로 두 번의 성남시의원을 거치면서 백현 마이스 클러스터 조성, 기획부동산 대책 마련 등 도시계획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권 의원을 만나 정치 입문 계기를 시작으로 주요현안까지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저는 서울대학교 석사과정으로 도시계획연구실에서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에 대한 도시계획을 연구하는 연구원이었다. 당시 강원도에서 군정발전 계획을 세우는 지방도시가 있었는데 발전이 없는 낙후된 지역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만과 애환을 듣게 됐고, 지역 발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낙후된 지역을 어떻게 더 좋은 지역으로 만들까'라는 고민들이 고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치와 결합된다면 좀 더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직접 정치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정치가 이래 줬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현실 정치가 잘 안 돌아가는 것을 봤다.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정치와 행정이 함께 가야 한다. 그러면서 더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성남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유가 있다면?=초·중·고를 다 성남에서 나온 분당 1세대다. 어렸을 때 놀았던 놀이터에서 내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 아이들을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거창한 거 보다는 작더라도 실질적인 삶에 혜택을 줄 수 있는 것들을 고민했다.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되면 그 문제들이 해결됐다. 그런 역할을 통해 성남이라는 지역을 발전시키고 싶었다.
-'마이스(MICE) 서울대 1호 박사'라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마이스'라고 하면 서울의 코엑스, 고양의 킨텍스처럼 전시 컨벤션센터가 중심이 된다. 그런데 사실 관광 쪽으로 많이 집중되다 보니 공간을 연구하는 도시 계획으로서는 괴리감이 좀 있었다. 국가 기간산업으로 굉장히 중요한 시설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지역에서 백현 마이스 클러스터를 준비하고 있었다. 공간으로 좀 더 해석이 가능하겠다 싶어 논문을 쓰게 됐고 생각보다 결과가 잘 나와서 서울대 1호 마이스 박사가 됐다.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운 타이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사학위까지 받았는데, 왜 정치인가?=가천대학교(구 경원대학교)를 졸업한 지방대 출신이다. 석사, 박사는 서울대에서 했는데 능력보다 사회 경험에서 배운 지식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사회에서 배운 경험을 다시 사회에 보답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연구원으로서 조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행정과 정치가 결합돼야 할 수가 있다. 배운 능력을 어떻게든 사회에 보답하자는 생각으로 정치를 시작하게 됐고 지금까지 세 번 당선이 됐다. 열심히 해보라는 응원으로 알고 있다. 주어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정치를 시작하며 어떤 목표가 있었을 것 같다?=판교테크노밸리에서 나오는 매출액은 약 90조 원으로 부산시 GRDP(지역내총생산)보다 높다. 그만큼 경제 규모가 크다. 그 경제 규모를 발현할 수 있는 곳이 백현 마이스 클러스터다. 전시 컨벤션은 홍보도 하고 외국 바이어들이 찾아오고, 그 안에서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며 소비를 하고 숙박을 하기 때문에 1석 3조의 영향을 미친다.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코엑스 덕분에 강남 삼성동이 성공했고, 고양시도 킨텍스가 생김으로 파급효과가 크다. 성남의 백현 마이스 클러스터가 생기면 성남을 더욱 알릴 수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기업들에 좀 더 나은 기업환경을 만들어 줘야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때문에 백현 마이스 클러스터 완성이 최우선 목표다.
성남시의원 때 여소야대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백현 마이스 클러스터가 부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있었다. 경기도의원이 되서는 성남시와 경기도, 중앙정부가 합심해 백현 마이스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1년 정도 앞당겨진 것 같다. 작지만 성과라 생각한다.
-정치를 하며 느꼈던 점이 있다면?=정치가 이렇게 부정적인 이미지인지 몰랐다. 워낙 안 좋은 뉴스가 많아서인지 정치를 한다고 하면 좀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역을 바꾸려면 정말 훌륭한 정치인이 있어야 된다. 너무 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그런 것들을 조합하고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 내려면 많은 인내의 시간, 이해집단을 설득시키는 과정과 노력, 또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전문적인 기술과 식견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정치고 그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 지방 정치인들이 관심을 좀 덜 받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실제 우리 주민들에게 밀접한 일들, 내 공간이 바뀌는 것은 지방 정치인들이 많은 역할을 하고, 지방 공무원들이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권락용 의원. 셔틀콕 유튜브 캡처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이 있다면?=경기도내 기획부동산이 굉장히 심각한데 경기도 행정에서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실례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같은 경우 150억 원 하던 토지가 1년 만에 1천억 원으로 상승하는데 토지 소유자가 4800명이다. 오산시 양산동의 경우 21억 원하던 토지가 1년 만에 150억 원이 되고 토지 소유자가 570명이 넘는다.
이처럼 일반적 상식에서 굉장히 벗어나는 일인데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냐면 경기도는 GTX, 도시개발사업 등 국가기관 사업들이 많이 있는데 바로 그 옆에 있는 땅들에 기획부동산이 들어간다. 실제 개발이 되면 좋지만 두 곳 모두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다.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고 계약을 하는데 한 토지를 몇 퍼센트로 계산해 지분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실제 경기도에서 모니터링하기에 굉장히 어렵고 그 피해가 경기도 추산으로 2조 원 정도 되고 있다.
전반기 도시환경위원회 소속일 때 2019년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경기도만의 기획부동산 모니터링 시스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마침내 지난해 5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서 실제 적용시켰고 경기도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묶게 됐다. 이후 경기도에서는 더 이상의 기획부동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인데 문제는 기획부동산이 충청도까지 넘어가 피해를 입히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모니터링 시스템을 정확하게 개발해 피해를 막아야 한다. 전국 최초로 경기도에서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을 제시했고, 실제 적용되는 것을 보면서 도의원으로서 전공을 잘 살린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
-후반기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으로서, 관심 갖고 있는 현안은?=국민적으로 소방공무원들이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에 맞게끔 어떤 복지 등 소방관들의 처우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된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 안에 불편한 점이나 애로사항이 있다.
소기의 성과가 있다면 소방공무원들을 위해 부식비 예산을 좀 많이 늘렸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소방관들이 굉장히 많이 호응해 줬다. 실질적인 복지 혜택으로 느꼈을 것이다.
또 예전에는 소방서가 들어오면 사이렌 소리 때문에 기피시설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자기 지역으로 오라는 분위기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소방과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역구인 성남시의 현안은?=첫 번째 목표는 백현 마이스 클러스터의 안정적인 추진이다. 수원의 경우 전시장 면적만 9천㎡인데 2차 증축을 계획하고 있고 킨텍스는 3차 증축을 했다. 또 송도, 대구, 부산 등 대부분의 컨벤션 센터가 증축을 했거나 계획 중에 있다. 처음 지을 때 완벽하게 짓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다 보니 필요해서 2차 증축을 하는 과정을 대부분이 밟고 있다. 하지만 증축을 하면 예산이 중복으로 더 들어간다. 코엑스의 경우 3차 증축을 하는데 4천억 원이 들어갔고 송도의 경우 2차 증축을 하며 2천억 원이 들어갔다. 성남도 똑같은 전철을 밟을 뻔 했다.
성남시의원 때부터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했고 9천㎡에서 1만5천㎡로 2차 증축에 필요한 면적을 선반영 시켜 나중에 들어갈 약 2천억 원의 중복될 수 있었던 예산을 피했다. 어려운 과정이었다. 공무원을 설득하고, 시민들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언론에 홍보도 해야 했다. 누군가는 너 혼자 한다고 안 바뀐다고 했는데 끈기를 갖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나가니까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고 분명히 바뀌었다. 지역 정치인으로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더 나아가 전문적인 영역을 만들어 내는 것이 21세기 정치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경기도 광주시가 많이 발전을 하고 있는데 광주를 가려면 성남시를 통해 광주시로 넘어가는 상황인데 그 길이 '서현로'다. 그런데 이 서현로의 교통이 너무 혼잡스러운 상황이다. 성남의 경우 안건혁 교수가 설계한 입체도로, 지하 도로를 반영해 용인, 성남, 광주가 발전하더라도 교통 정체 현상을 막을 수 있었다. 광주만 해도 입체 도로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교차로 마다 정체되고 교통이 혼잡스럽다. 혼잡스러운 서현로의 교통을 개선하는 방법, 광주시로 새로운 도로를 뚫는 방법 등 전문적 영역에서 조율하고 있고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본인의 정치철학은 무엇인가?=널리 알려진 말이긴 하지만 이것보다 더 완벽한 말이 있을까 싶은데 정치는 '연꽃'이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 연꽃을 보면 저수지나 물이 가두어져 있는 곳에서 핀다. 깨끗한 물도 아니고 흙탕물이나 진흙, 뻘인 경우다 많은데 그 안에서 예쁜 꽃을 피운다.
정치가 많은 비난과 부정적인 시각이 있지만 그 안에서도 의견들을 조율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꽃 같은 어떤 결과물을 도출한다. 수많은 인내의 시간과 내용들이 있지만 연꽃을 피우는 것처럼 저는 정치는 그런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변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많은 정치인들이 연꽃을 피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권락용은 OOO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권락용은 '잡초'라고 말하고 싶다. 잡초는 바위틈, 아스팔트 위에서도 자라난다. 물 한 모금 저장해 놓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처럼 저는 그 잡초처럼 주변 여건이 어렵더라도 부단히 노력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한 꽃을 피우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보고 그래서 권락용은 잡초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