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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권말 검찰총장과 되풀이되는 시한부 운명



칼럼

    [칼럼]정권말 검찰총장과 되풀이되는 시한부 운명

    임기를 마치지 못한 정권말 임명 검찰총장들
    검찰조직과 내내 맞서온 현 정부도 예외는 아닐 듯
    직전 검찰총장이 대권 지지도 1위인 극적인 상황
    자기편 검찰총장은 사실상 불가능한 희망고문
    차라리 조직 내 신망있는 인물을 임명하는 것이 현명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시작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 국민 천거가 22일 마감됐다.

    차기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탄압과 그의 정치적 야심이 결합해 넉달 빨리 등장하게 됐다.

    차기 검찰총장은 현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이다. 그의 임기는 현 정부와 차기 정부에 반씩 걸쳐 있다.

    정권말 검찰총장의 운명은 가시밭길이었다. 정권 교체 시기에 터지는 온갖 정치적 사건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권 말기 마지막 검찰총장 만큼은 확실한 '자기편'을 앉히려 했지만 말로는 기대를 벗어났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태진 전 검찰총장, 임채진 전 검찰총장, 김각영 전 검찰총장, 김수남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박종민 기자

     

    김영삼 정부 마지막 총장인 김태정 검찰총장은 DJ 비자금 수사를 대선 이후로 유보해 DJ 정권의 탄생에 일조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그를 법무장관으로 영전시켰지만 옷 로비 사건으로 결국 해임됐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임채진 검찰총장은 정권 교체 뒤 자신을 임명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칼을 들이댔고 노 대통령 서거 뒤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김대중 정부 마지막인 김각영 검찰총장은 정권 재창출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불신 속에 결국 자진 사퇴했다.

    박근혜 정부의 김수남 검찰총장은 자신을 임명한 박 대통령을 구속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재신임을 받지 못하고 물러났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박종민 기자

     

    이제 말년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을 임명할 차례다.

    그러나, 누가 되더라도 2년 임기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선배 검찰총장들의 연대기에 적혀 있다. 사실상 1년짜리 검찰총장이다.

    문재인 정부도 자기편을 검찰총장에 앉히려 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자 선정 기준은 윤석열이 될 것이다. 그에 대한 현 정부의 학습효과가 너무 강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윤석열은 현 시점에서 차기 대통령 1순위다. 22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39.1%의 지지율로 이재명 지사를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밀어냈다.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정권 재창출이 아닌 정권 교체의 주역이 될 수도 있는 가장 극적인 상황이다.

    연합뉴스

     

    그만큼 차기 검찰총장의 운명은 역대 어느 검찰총장보다 가혹할 수 있다.

    게다가 현 정부 최대 개혁대상인 검찰조직은 정권 내내 단일대오의 결기로 정권에 맞서왔다.

    윤석열 총장이 정치권에 들어서는 순간 현직에 있을 때도 그랬듯이 검찰조직은 최대 우군이 될 것이다.

    검찰은 현 정권이 끝나는 날까지 정권에 대한 칼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결국 차기 검찰총장은 누가 되더라도 끝까지 자기편이 될 수 없는 운명이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행여 차기 검찰총장이 방탄총장이 되주길 바란다면 그건 희망고문에 불과할 것이다.

    이럴 바에는 검찰조직이 가장 환영할 인물을 차기 검찰총장에 임명하는 것이 현명하다.

    차기 검찰총장에게 지금 요구되는 가장 큰 자격은 조직 내 신망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 하마평에 거론되는 몇 사람은 절대로 임명돼서는 안되는 인물들이다.

    스스로 시한부 운명을 자초하면서 검찰총장 자리를 노린다면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비와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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