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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서해5도 대형여객선' 직접 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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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서해5도 대형여객선' 직접 띄울 수 있을까

    인천시-옹진군, 다음 주중 대형여객선 건조사업 국비지원 회의 예정
    접경지역 지원특별법상 SOC 지원 조항 활용…민간 아닌 지자체가 직접 건조
    섬 지역 이동권‧경제권 보장…공공성도 강화될 듯
    "섬 주민에게 대형여객선은 생활의 전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사진 연합뉴스

     

    백령도 등 서해 최북단 섬들을 오가는 대형 여객선이 2년 후 끊길 위기에 처하자 인천시가 정부예산을 지원받아 여객선을 직접 건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연평도와 백령도, 대청도 등 서해 최북단 섬 주민들의 이동권과 경제권 보장을 위한 것인데 정부의 판단에 이목이 쏠린다.

    ◇ 인천시-옹진군, 다음 주중 대형여객선 건조사업 국비지원 회의 예정

    3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인천, 경기, 강원 등 접경지역 3개 시·도가 참석하고 행정안전부가 주관해 이달 중 열릴 예정인 '제3차 접경권 발전 신규사업 발굴회의'에서 서해5도 대형 여객선 건조사업 국비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건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음 주중 옹진군과 사전 회의를 열어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시는 접경지역 지원특별법상 사회간접자본(SOC) 지원 조항을 활용해 정부의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에 반영하고, 국비를 확보해 선박을 직접 건조한다는 구상이다.

    인천항과 백령도를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는 선령 제한으로 2023년 6월부터 운항할 수 없다. 앞서 옹진군은 하모니플라워호를 대체할 대형 여객선 사업자 공모를 지난해 2차례나 냈지만 새로운 여객선사를 찾지 못했다. 옹진군이 10년간 120억원을 지원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선박 건조 등 초기 투자 비용 부담으로 나서는 사업자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 대형여객선 선사로부터 10년간 120억원의 응모를 수용하되 건조계약금 50억 선지급해달라고 제안했지만 옹진군의 제정 상황으로 무산됐다.

    ◇ 접경지역 지원특별법상 SOC 지원 조항 활용…민간 아닌 지자체가 직접 건조

    현재 여객선 건조를 위해 민간에 정부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은 없다. 현재 국회에 서해5도 대형 여객선 도입·운영 시 국비 지원 근거를 담은 '서해5도 지원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 소관 부처는 법률 개정에 부정적이다.

    인천시는 접경지역 지원특별법을 활용해 민간이 아닌 지자체가 사회간접자본으로 선박을 직접 건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 정부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 안정적인 운항을 위해 하모니플라워호보다 규모가 큰 3천톤급 규모의 여객선 건조도 추진해볼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 추산하는 하모니플라워호급 여객선 건조 비용은 약 560억원이다.

    앞서 지역구 국회의원인 배준영(중구강화군옹진군‧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질의를 통해 국미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정부 지원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받기도 했다.

    인천시는 이 제안이 성사될 경우 여객선의 공공성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업체가 아닌 옹진군이 직접 대형여객선을 운영할 경우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에 더 중점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옹진군이 통운사업소를 두고 직접 여객선을 운영했던 사례도 있다.

    서해5도 주민들이 대형여객선 투입을 촉구하는 모습. 연합뉴스

     

    ◇ "섬 주민에게 대형여객선은 생활의 전부"

    현재 인천항에서 백령도와 대청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은 2천톤급 하모니플라워호와 400~500톤급 중형 여객선 2척 등 모두 3척이다. 2천톤급인 하모니플라워호는 3m까지 파도가 쳐도 운항할 수 있지만, 나머지 규모가 작은 여객선 2척은 불가능해 툭하면 결항하는 실정이다.

    접경지역이라는 '안보상 문제'로 인천항에서 우회해 약 220㎞를 운항하는 여객 항로는 기상 여건이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결항한다. 하모니플라워호 같은 2천톤급 이상 대형 여객선은 악천후나 파도가 높아도 타 여객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운항할 수 있다.

    특히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카페리 여객선은 하모니플라워호가 유일하다. 서해5도 주민들에게 대형 여객선은 단순히 승선 인원이 많거나 차량 적재를 할 수 있다는 선박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섬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받거나 아파서 병원을 갈 때 등 안정적인 섬 주민들의 생활을 보조하는 수단이자 유일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대형 여객선의 의미는 섬 주민의 이동권과 경제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지난 1일 울릉도 주민들이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방문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을 찾아가 3500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전달하고 집회를 여는 등 섬 주민들에게 대형여객선은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울릉도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형여객선은 섬 주민들의 생활에 전부를 차지한다고 할 만큼 중요하다"며 "만약 선박 건조가 어렵다면 선력 5~10년 이내의 중고 대형선박을 매입하는 방안도 같이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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