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회 제공
광주광역시의회가 부동산 투기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가족들의 재산과 부동산 관련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의회 의원들은 지난 5일 LH 직원 부동산 투기 사건을 계기로 제8대 의회 남은 임기 동안 부동산 투기 근절과 청렴한 공직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광주시의회는 "시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경우 수사기관과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 요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향후 부동산 투기 혐의가 확인되면 윤리특별위원회를 통해 해당 의원에 대한 강력한 징계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시의원들의 성명 발표는 보여주기식 시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시의원이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일 경우 수사기관 등의 수사에 협조할 수밖에 없어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 요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표현은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의원들은 부동산 전수조사를 위해 본인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재산 및 부동산 관련 개인정보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하는 문제를 두고 격론을 벌인 끝에 성명서에서 관련 문구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돼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방의원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해마다 실시하는 재산신고 때 자녀나 부모의 재산사항 고지에 동의하지 않으면 공개되지 않아 광주시의원들의 부동산 전수조사에 필요한 시의원 가족 관련 개인정보 제공 동의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원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 온정주의와 제식구 감싸기로 강력한 징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의회 한 의원은 "의원 총회에서 시의원 가족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 문제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했지만 결국 가족들이 불편해질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가족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 관계자는 "지방의원들과 가족들의 재산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지방의원들의 책임있는 자세이자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며 "지방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여부 등 재산형성 과정과 재산 내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