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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관심'이 더 슬픈 재난 이재민…필요한 지원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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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짝 관심'이 더 슬픈 재난 이재민…필요한 지원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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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 이후 이재민들은⑤]
    재난 업무담당 공무원 전문성 '강화'해야
    민관 협력 필수…빠른 회복·복구 돕는다
    재해구호 서비스 한계…조직 육성 '중요'

    최근 2년 동안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는 각종 재난·재해가 잇따랐다. 지난 2019년 4월 4일 대형산불에 이어 그해 10월 태풍 미탁까지 발생했다. 화마에 휩쓸리고 강한 비바람에 할퀸 마을 곳곳은 큰 상처가 남았다. 후유증은 여전하다. 강원영동CBS는 재난 이후 이재민들의 삶을 조명하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다. 여전히 재난이 발생했던 '그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재민들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온전한 일상복귀를 위해 필요한 지원책은 무엇인지 짚어보려고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컨테이너에서 보낸 2년…"여기 아직 사람이 살고 있어요"

    ②태풍이 휩쓸고 간 삼척 어촌마을…피해민들 고통 '여전'
    ③재난 전·후 정신질환 경험 '6.2배' 증가…자살 시도까지
    ④배상금 지연에 주민 간 갈등도…더딘 일상으로의 복귀
    ⑤'반짝 관심'이 더 슬픈 재난 이재민…필요한 지원책은
    (끝)


    2년째 임시컨테이너 생활을 하는 고성 산불 이재민 정희훈씨가 혹시나 또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 대비해 짐꾸러미를 챙겨놨다며 보여주고 있다. 유선희 기자
    처음 재난이 발생한 직후 이재민에게 쏟아진 관심은 그 집중도 만큼이나 빠르게 소모된다. 그 때문에 재난 이후 이재민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소외감은 더 크다. 온전한 일상복귀를 위해 촘촘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는 1년에 한 번은 꼭 물난리와 불 난리가 나지만, 그 규모도 천차만별이어서 대응 매뉴얼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성지역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산불이 이어졌다. 지난 2018년 산불 이후 이재민이 모두 5가구 발생했는데, 2019년에는 대형산불로 고성군에서만 이재민 506가구가 발생했다. 그다음 해에는 주택 1가구만 피해가 났다.

    전 고성군 주민복지실장 고광선 씨는 "이재민이 많이 발생하지 않을 때는 이재민 관리부서에서 다 담당했는데, 대규모로 피해가 날 경우 그에 따라 조립주택은 건설도시과에서 분담하는 등 대응 체계도 달라진다"며 "매뉴얼대로 적용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 발생한 고성·속초 대형산불 현장. 유선희 기자
    이어 "매뉴얼이 있어도 민원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공무원들도 우왕좌왕하게 된다"며 "재난구호 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전담 공무원을 선발할 필요가 있고,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과 함께 전문재해구호 교육을 이수하도록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고광선 전 실장은 "성금 배분에서도 일반 성금과 달리 지정기탁 성금은 이재민 규모에 따라 지역별로 가구당 지급되는 금액에 차이가 나 재난 지원에 불만을 제기하는 분들이 있다"며 "재난 발생 시 지정 기탁 제도에 대한 정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산불이나 태풍 피해 발생이어도 유형이 달라 이재민들 역시 항상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빠른 회복·복구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중간역할이 중요하고, 더 나아가 민관 협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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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고성·속초 대형산불 발생 직후 고성군 토성면 천진초등학교 임시대피소에서 마련된 임시텐트와 상담소. 유선희 기자
    강원대학교 글로벌인재학부 공공행정전공 왕재선 교수는 "재난 피해에서 물질적인 지원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자생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며 "재난 회복력 제고는 지역 주민들의 노력만으로 부족할 수 있는 만큼 지자체와 시민 주도 커뮤니티가 협업해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 신속하고도 효율적인 구호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재난이 발생한 이후 이재민이 겪는 고통이 나아지지 않았다면 매뉴얼이나 제도상 허점이 분명 있는 것으로, 그 구멍을 메꿔 나가는 과정에서 이재민들도 온전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며 "재난 단계가 '예방-대비-대응-복구(회복)'로 나뉜다고 했을 때 단계별로 각 주체마다 어디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 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왕 교수는 민관이 협력하는 '마을 공동체 복원'을 중요하게 제시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시에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중장기 사업' 계획을 세워 회복력 제고에 나선 것이 주요 사례다. 포항 지진 이후 전국 최초로 '트라우마 센터'를 운영하는 것 역시 참고할 만한 사례다.

    지난 2019년 문을 연 포하이진 트라우마센터. 포항시 제공
    물론 민관이 협력하려면 민간조직들 역시 더 조직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재해구호단체들은 주로 긴급복구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전문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조직 육성이 필요한 지점이다.

    이와 관련해 전국재해구호협회 재난안전연구소 라정일 부소장은 "재난 이후 단기적으로 폭발적인 관심과 지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재민들이 일상생활로 돌아와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재해구호협회에서는 지역사회 회복을 돕는 중장기적 구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산하조직을 갖추지 못해 서비스 제공에 제한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희도 관련해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보다 더 효과적이면서도 지속적인 구호 서비스 지원을 위해 지역 단위로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추진할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재난 이후 '반짝 관심'이 시들해진 자리에는 여전히 상처받은 이재민들이 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난 관련 매뉴얼 정비, 민관 협력 대응, 구호 전문조직 육성 등 지원책이 마련될 때 비로소 이재민들의 눈물도 닦아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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