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신임 부산시장 당선자가 8일, 충렬사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정 업무에 착수했다. 임기가 1년 남짓 짧은 만큼, 부산의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시청 제공
4.7재보궐 선거 결과 박형준 국민의 힘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1년간 대행체제로 움직였던 부산시도 다시 정상화 수순을 밟는다.
1995년 민선 이후 2018년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에게 부산시장 자리를 내줬던 국민의힘은 다시 3년 만에 지방권력을 되찾게 됐다.
박 신임 부산시장은 인수위원회 활동 기간 없이 바로 시정 업무에 돌입한다.
약 15개월 되는 짧은 임기인 만큼, 취임 즉시 산적한 부산의 현안을 해결해야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샴페인을 터트릴 시간도 없이 출발부터 능력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는 것이다.
먼저 부산에서 심상치 않은 코로나19 상황을 어떻게 이끄는지에 이목이 쏠린다.
최근 부산 일주일간 부산에서는 확진자가 30명~60명까지 오르내리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진자가 확대하고 있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소상공인의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박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 위기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1호로 결재했다.
코로나19 상황을 빨리 종식하기 위해 시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또, 매주 코로나19 방역, 경제, 복지와 관련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당사자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합의를 통해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방역과 경제, 복지까지 세마리 토끼를 전문가 집단을 통해 잡겠다는 그의 구상이 어느정도 작동할지가 관건이다.
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고 있는 부산시의회, 일선 구·군과 어떤 협치를 펼칠지도 주목된다.
현재 부산시의회 전체 47개 의석 중 더불어민주당은 39석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6석, 무소속 2석이다.
박 신임 부산시장은 "가덕신공항이라는 큰 과제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초당적 협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가덕신공항을 둘러싼 정쟁화를 최소화하고, 부산시가 추진하는 타임 테이블에 맞게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도 큰 과제다.
선거 기간 난타전으로 각종 고소·고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박형준-조현 일가 6대 비리 게이트'를 제기하며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선거 과정에 벌어진 고소·고발은 통상적으로 선거가 끝나면 대승적인 차원에서 취하하지만, 내년 대선 시계도 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민주당이 계속 의혹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벌써 부산시 안팎에서도 신임 시장의 임기가 1년 남짓인데, 고소·고발과 관련된 논란이 시정 정상화 드라이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엘시티가 서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다며 빠른시일 내 처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사에도 입주하지 않고, 제3의 장소에 거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엘시티 입주 과정에 특혜나 비리가 없고, 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시정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것이다.
민선 7기 오거돈 전 시장이 집권 기간 동안 정무직과 공무원, 이른바 늘공 vs 어공 갈등이 있었던 것 만큼, 정무직 인사도 논란없이 마무리 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박 시장은 "조직 안정화를 위해 최소한의 조직개편을 하겠다"면서 "인수위를 대신할 자문위원회를 상시기구를 두는 안을 살피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사실상 자문위원회가 박형준 체제 부산시를 핵심적으로 이끌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옥상옥'으로 자리잡지 않고,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