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고경민 기자
동창을 무차별 폭행해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 대한 2차 공판에서 유족은 "불쌍하게 죽어간 저희 동생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도록 엄벌을 내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강원 춘천지법 속초지원 형사합의부(안석 부장판사) 심리로 29일 오전 열린 2차 공판에서 고인 A(23)씨의 누나는 법정에 나와 "제 동생이 죽은 이유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살아생전 피고인들에게 받은 괴롭힘과 폭력 등이 밝혀지기 시작했다"며 "피고인들은 사건을 은폐하기 급급하다가 주위 다른 친구들에게 쏟아진 제보로 사실을 알게 되자 그제야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평소 친구로 지낸 사이로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동생을 골프채로 때리고 발로 짓밟았을 뿐 아니라 동생이 쓰러져 있는데 음란행위를 하는 등 차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며 "피고인들에게는 동생이 그저 하나의 놀이였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울먹였다. 또 "가족들은 여전히 엄청난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방청석에 있던 A씨의 가족들은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A씨의 누나는 "범죄를 감추기에 급급하던 피고인들이 중한 처벌을 면하려고 반성문을 제출하고 판사님들께 고개 숙인 채 죄송하다고 말하는 모습은, 제가 구속된 피고인 최모(23)씨를 만나러 갔을 때 '오히려 본인이 힘들다'는 뻔뻔한 모습과 겹쳐 가증스럽기까지 하다"며 "가족들은 동생을 잃은 슬픔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가겠지만, 동생을 처참히 죽인 피고인들이 마땅한 형벌을 받는 것만이 억울함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엄중한 처벌을 간곡히 호소했다.
한편 이날 2차 공판기일에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와 방조 혐의로 추가 불구속 기소된 동창 2명이 재판에 출석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상해치사와 특수폭행, 성폭력범죄, 폭행·성범죄 방조 등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병합사건까지 포함해 피고인들 모두 차후 기일에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5월 13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