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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그까짓 탈세, 위장전입쯤이야"…울화 돋구는 지도층의 도덕 불감증



칼럼

    [칼럼]"그까짓 탈세, 위장전입쯤이야"…울화 돋구는 지도층의 도덕 불감증

    또 시작된 장관후보자 무용론 인사청문회
    사회지도층 도덕불감증 달라진 게 없어
    탈세와 위장전입, 투기 등은 기본
    여론조사. 국회의원과 정치인 2%만이 도덕적
    도덕적 의무…한국사회 평균만큼만 해주길

    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윤창원 기자

     

    또 청문회다.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등 이번엔 무려 5개 부처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다.

    6일과 7일엔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도 검증대에 올라야 한다.

    대다수 국민은 시큰둥하다.

    먹고 살기도 힘든 판에 짜증스런 청문회에 관심을 가질만한 인내심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미리 계산된 셈법에 따라 여야는 짜증스런 공방만 계속할 게 뻔하다.

    '적군'은 송곳검증을 한다지만 인신공격과 신상 털기에 지나지 않고 '아군'은 감싸기에만 급급하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송옥주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결국 보고서 채택 거부와 단독으로 처리로 옥신각신한 끝에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장관 임명절차를 밟을 테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몇 년 전 벌어졌던 광경이 비슷하게 재연되는, 묘한 기시감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다.

    청문회 무용론은 차치하더라도 만연한 사회지도층의 도덕불감증은 심각함만 더할 뿐 전혀 달라진 게 없다.

    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총리나 장관 후보자들은 한결같이 도덕적 흠결에 있어 지탄의 대상이 됐다.

    탈세와 위장전입, 투기, 아파트 다운계약, 논문표절, 자녀의 이중국적 등은 이제 기본이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선서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이번 청문회 후보자들만 해도 그렇다.

    후보자 부인이 관세도 안내고 외국에서 찻잔과 각종 도자기들을 들여와 허가 없이 판매했다.

    제자 논문에 이름을 슬쩍 얹는가하면 아파트 시세차익으로 이득을 보고, 지방세와 범칙금 체납은 일상화된 수준이다.

    이런 일들은 비단 이번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에도 장관을 꿈꾸던 많은 인사들이 부동산 투기, 병역 면제, 공금 유용 의혹, 음주,사생활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엉터리 장관 후보자들이 적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이 "자질과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면 임명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놓았지만 지켜지지 않기는 매한가지, 도긴개긴이다.

    후보자들은 으레 "몰랐다"거나 "그런 일 없다"고 발뺌하다가 마지못해 사과하고 넘긴다.

    결국 의혹은 묻히고 정쟁만 벌인 채 어물쩍 넘어가 장관이 되는 일이 다반사다.

    한 시장조사 전문기관이 최근 '한국사회의 도덕성'에 관한 조사를 벌였더니 사회적으로 높은 명성과 지위에 있는 집단과 계층의 도덕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국회의원과 정치인은 2%만이 도덕적이라고 평가했고 특히 열 명 중 아홉 명 정도는 '상류층들은 정작 자신의 이익은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감을 일컫는 말이다.

    국민은 장관 후보자들에게 생각보다 높은 도덕적 의무를 요구하지 않는다.

    탈세와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공금 유용 등 비도덕적 행위를 하지 말고 한국 사회의 평균만큼만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대통령은 이들의 도덕성과 자질에 흠결이 있다면 약속대로 임명을 철회하면 그만이다.

    여러 의혹이 있지만 장관직을 수행하기에는 손색이 없다는 식의 변명은 궤변일 뿐이다.

    공직자의 가장 기본 덕목이라 할 수 있는 도덕성에 흠결이 많은 이가 장관이 된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부패하면 오직 자신에게만 유능하고 타인에게는 무능하게 되죠"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TV드라마 빈센조에서 극중 주인공인 송중기의 대사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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