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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손수호]"SNS도 믿지 마라…석모도 살인사건"



사건/사고

    [탐정 손수호]"SNS도 믿지 마라…석모도 살인사건"

    SNS가 새로운 수사회피 수단으로.. 속지 말아야
    끔찍하면 사이코패스? 평범해도 다양한 동기 범행
    계속 불안했던 범인, 수사 통해 동기 더 밝혀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가지고 오신 사건도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건이어서 마음이 좀 무거운데요. 강화 석모도 살인사건 가지고 오셨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석모도라면 강화도 서쪽 바로 옆에 있는 그 조그마한 섬이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다리로 연결돼 있고.

    ◆ 손수호> 네.

    ◇ 김현정> 거기에서 3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된 거죠?

    ◆ 손수호> 네, 4월 21일이었습니다. 인근 주민이 농수로 물 위로 떠오른 시신을 발견해서 경찰에 신고했고요. 경찰이 9일 만에 범인을 잡았어요. 범인은 27살 남동생이었고, 이미 범행 사실을 자백했습니다.

    ◇ 김현정> 끔찍한 남매 간 살인 사건인 거예요.

    ◆ 손수호> 네.

    ◇ 김현정> 손 탐정, 1년에 이런 살인 사건이 몇 번 정도 벌어집니까?

    ◆ 손수호> 살인 기수, 그러니까 실제 사망한 사건만 따지면 1년에 350건 정도 되고요. 미수까지 합하면 대략 1,000건 정도 됩니다.

    30대 누나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동생 A씨가 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인천 한 아파트에서 누나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 한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현정> 생각보다 많은 살인 사건들이 벌어지는데 특별히 오늘 이 사건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 손수호> 살해 시점이 작년 12월입니다. 그리고 시신 발견된 게 올해 4월이니까, 4개월 이상의 기간이 있었죠. 그 기간 동안 피해자의 사망 사실조차 확인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동생의 살인 은폐 시도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김현정> 자세히 좀 들여다보죠.

    ◆ 손수호> 범인은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피해자인 누나와 둘이 함께 살고 있었는데요. 부모님은 경북 안동에 살면서 가끔씩 남매 집에 다녀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건은 작년 12월 중순 새벽에 발생했어요. 동생은 부엌에 있던 흉기로 누나를 살해했다고 자백했어요. 무려 25차례나 찔러 살해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석모도 살인 사건,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살해 장소가 석모도인 건 아니네요?

    ◆ 손수호> 인천이죠. 그래서 사실은 석모도 살인 사건이 아니라 인천 남동구 살인 사건이 더 정확하죠. 동생은 인천 집에서 누나를 살해한 후, 시신을 아파트 옥상으로 끌고 가서 보관했습니다.

    ◇ 김현정> 보관을 했어요.

    ◆ 손수호> 집이 아파트 꼭대기 층이었기 때문에 옥상까지 옮기기 용이했어요. 10일이 지난 후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고 렌터카에 싣고 석모도 농수로에 유기했죠. 이게 작년 12월 말입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어쩌다가 동생이 누나를. 우선 살해 동기가 뭡니까?

    ◆ 손수호> 일단 동생의 이야기부터 들어볼 수밖에 없는데요. “누나와 성격이 안 맞았다. 평소 생활 태도와 관련해서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다. 이날도 회사를 마치고 늦게 귀가를 했는데 누나가 잔소리를 해서 화가 났다. 사실 그렇게 심하게 찌른 줄은 몰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심하게 찌른 줄도 나도 몰랐다. 그러면 우발적이라는 얘기네요?

    ◆ 손수호> 동생의 주장에 따르면 그런 거죠. 취재 결과 경찰은 현재 계획 범행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하네요.

    ◇ 김현정> 경찰이 그렇게 무게를 두고 있는 이유가 있겠죠?

    ◆ 손수호> 네. 우선 25번이나 찌른 부분. 동생은 그렇게 심하게 찌른 줄 몰랐다고 진술했지만, 25번이나 흉기로 찌른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거예요. 두 번째는 살해 후 사체 유기 과정이나 그 후 범행 은폐가 굉장히 치밀했다. 세 번째는 살해 후 단순히 사체 유기만 한 게 아니라 피해자 계좌에 있던 현금을 이체한 점. 혹시 애초부터 금전적 목적이 있었던 거 아닌가 의심하는 거죠.

    ◇ 김현정> 손 탐정은 어떻게 보세요?

    ◆ 손수호> 살인이 우발적이었냐 아니면 계획적이었느냐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 김현정> 중요해요?

    ◆ 손수호> 양형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결과는 똑같은 살인인데도 동기가 중요해요?

    ◆ 손수호> 그렇죠. 그 범죄가 어떤 범죄인지를 질적으로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이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이 사건은 실제로 우발적 살인일 가능성도 상당히 있어 보여요.

    ◇ 김현정> 그래요? 어떤 면을 봤을 때.

    ◆ 손수호> 우선 살해도구가 범행 현장에 있던, 부엌에 있던 흉기로 알려져 있잖아요.

    ◇ 김현정> 현장에 있었던 거다. 미리 준비한 게 아니고.

    ◆ 손수호> 그리고 만약 계획 범행이었다면, 함께 살고 있던 동생이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장소에서 살해하지 굳이 집에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사체에 주목해야 하는데요. 계획적 살인이었다면 범행 후 사체를 열흘 동안이나 옥상에 두지는 않았을 겁니다. 애초에 사체에 대한 사후 처리까지 염두에 두고 더 치밀하게 살해 후 처리했을 가능성이 더 크겠죠.

    ◇ 김현정> 그러니까 열흘 동안 어찌 할 줄 모르니까 옥상에 놓은 거군요.

    ◆ 손수호> 그랬을 가능성이 있는 거죠. 그리고 또 돈을 이체하고 인출해서 사용했다고 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 계획 범행인 건 아니에요. 애초에 금전적인 목적으로 살해를 하는 강도살인도 있지만, 돈 욕심이 살해 후 생기는 경우도 있어요. 살해 후 이왕 이렇게 됐으니 돈이라도 쓰자고 생각하거나요.

    ◇ 김현정> 그리고요

    ◆ 손수호> 25차례나 찌른 사실. 잔혹하니까 계획 범죄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반드시 계획적 범행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더라도 격정 상태에 빠져서 불필요하게 여러 차례 가해행위를 할 수도 있어요. 오히려 횟수가 많은 게 우발적 범행의 증거가 될 수도 있는 거죠. 가해 횟수만 보고 계획범행이냐 우발적 범행이냐 단정하는 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상처의 위치, 강도, 각도, 깊이까지 종합적으로 봐야 당시 상황을 제대로 짚어낼 수 있죠.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 손수호> 그리고 가해자를 비난하는 심리, 더 강하게 비난하고 싶어 하는 심리 때문에, 일단 이런 사건이 보도되면 계획 범행이라고 단정하는 경향도 있어요. 계획 범죄이기를 원하는 심리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게 단정할 건 아닙니다. 동생 말이 맞는지 따져봐야죠. 실제 남매 사이에 어떤 갈등 요소가 존재했는가, 동생 말처럼 그동안 생활 태도에 대한 갈등이 있었는가. 종합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해 봐야죠.

    지난 21일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한 농수로에서 흉기에 찔려 살해된 채 발견된 30대 여성과 관련해 인천 강화경찰서는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숨진 여성이 발견된 농수로 현장. 연합뉴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석모도면 인천 남동구에서 한 두 시간 걸리는 거리라면서요. 왜 거기까지 가게 된 걸까요?

    ◆ 손수호> 외삼촌 가족들이 그 인근에 거주하거든요. 그래서 가족 행사 때 몇 차례 들른 적이 있습니다. 지리감이 있는 거죠. 또 농촌이라 겨울에 인적이 드물 거라고 생각을 해서 그곳에 유기를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12월에 유기하고 4월 말에 시신이 발견된 건데 어떻게 아니, 어떻게 4개월씩이나 아무 눈에도 안 띕니까? 농수로인데.

    ◆ 손수호> 경찰은 이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신이 담긴 여행가방이 물속에 가라앉아 있어서 눈에 띄지 않았고, 가방이 제대로 닫혀 있지 않아서 시신이 물 위로 떠오른 것이다. 그리고 발견 당시 시신이 부풀어 있기는 했지만 유기된 기간에 비해서는 비교적 온전한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5개월 가까이 누나가 사라진 상태잖아요. 그런데 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는가. 가족들이 가출신고도 했는데 말이죠.

    ◆ 손수호> 동생이 부모와 경찰을 다 속였어요. 실제로 부모와 경찰 다 속았습니다.

    ◇ 김현정> 속았어요?

    ◆ 손수호> 네. 자기가 누나 죽여 놓고는,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며낸 거예요.

    ◇ 김현정> 끔찍하네요.

    ◆ 손수호> 어머니가 범행 후 3개월쯤 지났을 때 가출신고를 했어요. 그래서 경찰이 주거지 인근 CCTV 영상 확인하고 휴대전화 위치 추적도 실시했습니다.

    ◇ 김현정> 집에도 갔을 거 아니에요, 경찰이.

    ◆ 손수호> 신고 접수 당일 바로 찾아 갔습니다. 그 집에는 범인인 동생이 혼자 있었죠. 그래서 만났어요. 경찰이 동생에게 누나가 언제 마지막으로 집을 나갔냐고 질문했어요. 그러자 동생은 처음에는 일주일 전에 2월 7일에 집을 나갔다고 답했어요.

    ◇ 김현정> 집 나가서 안 들어왔다고.

    ◆ 손수호> 그래서 경찰이 2월 6일 오전부터 2월 7일 오후가지 녹화된 영상을 다 확인했거든요. 그런데 당연히 누나가 안 보이죠. 이미 살해당했으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래서 경찰이 다시 동생에서 2월 7일에 나간 거 맞냐고 물었더니, 사실은 2월 6일 새벽에 나갔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말 바꿨으면 그때 의심할 만한 거 아닌가요?

    ◆ 손수호> 동생이 이렇게 둘러댔어요. 평소에 누나가 외박을 자주 했는데 외박 사실을 부모가 알게 될 까봐 7일에 나갔다고 한 거다.

    ◇ 김현정> 감싸주려고 그런 거다.

    ◆ 손수호> 네. 그 말을 듣고는 경찰이 아쉽게도 추가적으로 CCTV 영상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김현정> 어머나.

     


    ◆ 손수호> 만약에 동생의 이야기를 의심하고 바로 확인했다면,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겠죠.

    ◇ 김현정> 그때부터 더 의심했겠네요.

    ◆ 손수호> 그러면 범인을 좀 더 빨리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 김현정> 그래요. 그리고 SNS 얘기는 더 기가 막히더라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누나가 생전에 사용하던 휴대전화기가 있잖아요. 거기에서 유심칩을 뺐어요. 그걸 다른 전화기에 삽입했습니다. 그런 방법으로 누나의 카카오톡 계정을 자기 것처럼 사용 한 거에요. 사망한 누나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SNS 활동을 하는 것처럼 꾸며낸 거죠.

    ◇ 김현정> 어떤 내용을 만들어낸 거에요?

    ◆ 손수호> 2월 16일 새벽, 누나가 동생에게 이렇게 보낸 것처럼 만들어냈어요. “너 많이 혼났겠구나. 실종신고가 웬 말이니.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이어서 동생이 답했습니다.

    ◇ 김현정> 자기가 해요?

    ◆ 손수호> “부모님에게 남자친구 소개하고 떳떳하게 만나라.” 그리고 이어서 다시 누나가 이렇게 말한 것처럼 꾸며냈습니다. “잔소리 그만해라.” 이렇게 누나와 실제로 대화를 주고받고 하는 것처럼 만들어 낸 거예요.

    ◇ 김현정> 반대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도망간 것처럼.

    ◆ 손수호> 네. 1인 2역을 한 거죠. 자작극이고요 그 후에는 누나가 이런 말을 한 것처럼 만들어냈습니다. “나는 남자친구랑 잘 있다. 나 찾으려고 하면 집에 아예 안 들어갈 거다.” 이렇게 대화 내용을 만들어낸 다음, 그 화면을 보여준 거예요.

    ◇ 김현정> 경찰한테.

    ◆ 손수호> 이렇게 직접 그 화면을 보여주니까, 경찰도 누나가 동생하고는 연락이 된다고 생각하고 속아넘어간 거죠. 부모도 속아서 4월 1일에는 가출신고를 취소했습니다.

    ◇ 김현정> 경찰도 속이고, 부모도 속이고.

    ◆ 손수호> 시신이 떠올라서 발견되지 않았다면 범행 사실이 더 오래 감춰졌을 겁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그 사이에 동생이 완전히 잠적해버리거나, 요즘 상황에 쉽지는 않지만 해외로 출국해버리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 또는 석모도로 다시 가서 시신을 보다 더 확실하게 처리했다면. 이 사건 해결이 더 복잡해졌을 겁니다.

    ◇ 김현정> 그렇네요. 그 사이에 해외로 가버렸으면 더 복잡해졌겠네요. 그리고 카톡 그거 이제 너무 믿으면 안 될 것 같아요. 특히 경찰이 수사할 때는요.

    ◆ 손수호>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만들어낼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4월 21일 시신 발견되고 피해자 신원이 밝혀지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는데. 그런데 동생은 수사 진행되는 중에도 뻔뻔스러운 행동을 했잖아요?

    ◆ 손수호> 네. 자기 범행 사실 숨기기 위한 행동이긴 하지만요. 4월 30일이 발인이었어요. 영정사진 들고 운구 행렬에 앞장서잖아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동생이 자기가 살해한 누나 영정사진을 들었어요.

    ◇ 김현정> 뻔뻔하네요.

    ◆ 손수호> 그뿐만 아니고요. 변사체가 발견되니까 여러 언론이 보도했어요. 한 언론이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거든요. 이걸 동생이 봤고 그 기자에게 직접 항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요?

    ◆ 손수호> “가족들은 실종신고 했다. 진위 여부가 확실치 않은 기사 보도는 하지 말아 달라. 말 한마디가 예민하게 들리는 상황이라 계속해서 이런 기사 보도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었어요. 물론 검거 전후라는 차이점은 있지만, 세 모녀 살해한 김태현 사건. 김태현이 언론보도에 대한 입장문 내고 비본질적인 부분인데도 직접 팩트체크한 사실이 떠오르네요.

    ◇ 김현정> 그러면 검거 순간까지 평소처럼 생활한 거예요?

    ◆ 손수호> 그렇죠. 출근도 정상적으로 했고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휴대전화로 인터넷 포털에서 “강화 석모도”를 주기적으로 검색했습니다. 유기한 시신이 떠올랐는지 확인하려고 검색했다고 털어놨어요. 이렇게 시신 발견 후에도 자수하지 않고 모른 척하다가 29일 부모가 살고 있다는 경북 안동에서 붙잡혔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경찰은 29일에는 어떻게 동생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되고 잡게 된 겁니까?

    ◆ 손수호>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남매라 하더라도, 피해자 주변 사람부터 의심하게 되죠. 더구나 단 둘이 살던 사람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또 피해자인 누나의 통신 내역, 금융기록 분석을 통해서 단서를 잡았어요. 이 누나 계좌에 들어있던 예금 일부가 동생 계좌로 이체됐어요.

    ◇ 김현정> 그게 중요한 단서였군요.

    ◆ 손수호> 그리고 이 사건에서는 가슴 아프게도 부모가 가해자의 부모인 동시에 피해자의 부모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유족이 어떤 입장인지에 따라 약간 달라질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중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갑자기 부모님 생각하니까 먹먹해지네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피해자와 가해자가 둘 다 자식이에요.

    ◆ 손수호> 그래서 이런 경우에 부모가 엄벌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선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요. 어떤 방향이든 그런 부모 심정은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죠.

    ◇ 김현정> 기막힌 상황입니다. 이 사건 배경부터 지금 상황까지 쭉 짚어드렸는데. 이 사건 통해서 살펴볼 포인트 한 세 가지 보자면요.

    ◆ 손수호> 첫째, SNS 너무 믿지 마라.

    ◇ 김현정> 믿지 마라.

    ◆ 손수호> 많은 사람이 SNS를 활용하고 있고요. 실제로 대면하는 경우보다 SNS 사용이 더 활발하죠. 그런데 피싱 범죄를 비롯해서 다른 사람의 SNS를 통해서 사칭하는 범죄까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오늘 사건에서는 범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자신이 그 사람인 것처럼 위장해서 살아 있는 것처럼 꾸며냈어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가족과 경찰을 속였습니다. 또 경찰도 일단 속았어요. 스마트 시대에 새로운 유형의 수사 회피 수단이거든요.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SNS 대화 내용이 있더라도, 화면 캡처가 눈에 보이더라도, 그것만 믿고 쉽게 넘어가면 안 됩니다.

    ◇ 김현정> 이번에도 경찰이 최종적으로는 안 넘어갔고요. 두 번째요.

    ◆ 손수호> 이번에도 사이코패스는 아니다.

    ◇ 김현정> 사이코패스로 보면 안 됩니까?

    ◆ 손수호> 동생은 사이코패스가 아닙니다. 검사해 봤더니 그러한 특성이 나오지 않았어요. 정신진담검사와 문장완성검사 결과 정신적인 문제도 없었고요. 그런데 이런 참혹한 살인을 한 범죄자인데 도대체 왜 사이코패스가 아니냐고 의아해 할 수 있어요.

    ◇ 김현정> 보통은, 아니 어떻게 친누나를 25번 찔러? 이 정도면 사이코지, 이렇게 쉽게 말하거든요.

    ◆ 손수호> 그게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반대로 봐야 됩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그런 살인 범죄 저지를 수 있다는 거죠. 돈, 질투, 애정, 순간적인 분노 등등 여러 가지 배경에 의해서 계획적이든 우발적이든 살인은 벌어질 수 있어요.

    ◇ 김현정> 우리가 사이코라는 말 되게 쉽게 하잖아요. 저거 사이코패스지. 하지만 진짜 과학적으로 사이코패스라고 진단하는 건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이 있네요.

    ◆ 손수호> 그렇죠. 진단보다 판정이 더 정확한데요. 이렇게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도대체 왜 사이코패스가 아니냐고 의아해하기보다,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이런 범행 저지를 수 있다고 사고를 전환하는 게 더 합리적, 과학적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자, 세 번째 포인트.

    ◆ 손수호> 범인은 계속 불안했다.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강화 석모도”를 계속 검색했거든요.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거죠. 만약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계속 불안감 속에 살았을 겁니다. 다행히 검거했고 자백도 받아냈는데, 이제는 수사를 통해서 범행 동기와 배경 등을 보다 확실하게 밝혀내야 합니다.

    ◇ 김현정> 일명 석모도 살인 사건으로 불리지만, 듣고 보니 석모도에서 살인이 일어난 건 아니에요. 오늘 이 사건의 뒷이야기들 정리해 주셨어요. 손수호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 손수호>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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