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른쪽 부터), 이준석, 주호영 후보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할당제'를 두고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주호영 후보가 충돌했다.
이 후보는 31일 진행된 당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청년과 여성 할당제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고, 나 후보와 주 후보는 할당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주호영 후보에게 "할당제로 호남 출신 여성을 우대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주 후보는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나경원 후보를 향해서도 "나 후보는 지방선거에서 청년과 여성 할당제를 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대한민국은 지방선거 후보자를 공천할 때 한 명은 여성으로 하게 돼 있다"며 "추가로 청년을 배치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나 후보는 "할당제 없이 청년이 쉽게 (정치에) 진입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른쪽 부터), 이준석, 주호영, 조경태, 홍문표 후보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자 이 후보는 "그러면 열심히 그곳에서 정치하기 위해서 준비해 온 당원은 청년이 그곳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배제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나 후보는 다시 "저는 청년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25세 피선거권 제한 폐지'를 제안했다"며 "할당제가 무엇인가? 청년을 그냥 놔뒀을 때 공정한 경쟁에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은가"라고 반박했고, 이에 이 후보는 "청년을 넣겠다고 그 자리에서 열심히 준비한 사람을 마지막에 내치는 것은 공정한가"라고 말했다.
여성과 청년에 대한 할당제를 두고 후보자 간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나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트럼피즘(트럼프주의)' 같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분열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끊임없이 여성과 남성을 가르고, 세대를 나누고, 최근 한 달간 있었던 젠더 갈등도 일종의 분열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중권 교수는 '이 후보는 트럼피즘과 비슷하다'는 표현까지 썼다"며 "트럼프는 백인 하층 노동자의 분노를 이민자 혐오로 치환했는데, (이 후보는) 지금 할당제를 무조건 부정하고 있고 그 해법으로 여성 할당제 폐지를 가져오는 것도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