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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제대로 가야사 조명한다…가야정책포럼 열어



경남

    늦었지만 제대로 가야사 조명한다…가야정책포럼 열어

    정부 가야문화권 전담 조직·가야문화권 자치단체간 협의체 구축 등 제안
    가야사 조사·연구 지원 위한 법보완 필요

    합천 옥전 고분군(사적 제326호). 강과 낙동강을 이용한 내륙교통 중심지에 위치한 고분군으로 4~6세기 무렵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분 수는 1천여 기에 이른다. 경남도청 제공

     

    경상남도가 도정 중점 과제로서 연구·복원에 집중하고 있는 가야역사문화 정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1회 가야정책포럼'이 1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가야역사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가야사의 지속가능한 연구·발전 토대를 마련하고자 마련됐다.

    '가치를 잇는 가야역사문화 정책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학계, 연구기관, 문화기획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 11명이 참여해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우선 국토연구원 정우성 연구위원은 '최근의 초광역권 논의 동향과 가야문화권'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가야문화권 내 자치단체들의 협력 관계에 대해 말했다.

    우리나라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6곳이 가야문화권에 속하고, 이 중 경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고 있어 도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가야문화권 전담 조직 마련, 사업별 중앙부처와 광역·기초지자체가 다함께 참여하는 가야문화권 공동발전협의체 구축, 지방자치단체, 시도 연구원, 조사·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가야문화권 광역상생협력체 구상 등을 제안했다.

    국민대 김재홍 한국역사학과 교수는 '가야유적의 조사·연구 방향성 제언'에서 그동안 가야유적에 대한 주요 학술조사는 대부분 고분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에 편중돼 생활유적이나 생산유적에 대한 조사는 상대적으로 미진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가야의 부족한 문헌 사료를 보완하고, 가야문화의 해명에 집중한 까닭에 있다면서 발굴조사 범위가 고분에서 생활·생산유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가야정책포럼이 열렸다. 경남도청 제공

     

    그는 "가야는 소분지를 배경으로 하천을 따라 조성된 고립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개별 소국 사이를 연결하는 연결망이 발달했다"면서 "수계를 따라 개별 소국을 연결하는 문화의 확산, 남해의 도서와 연안을 연결하는 해양네트워크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 가야가 가진 통합성과 자율성을 염두하여 가야 소국의 구조를 정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동대 김형래 건학과 교수는 '가야유적의 복원·정비에 관한 제언'에서 잘못된 유적의 복원·정비 사업은 되돌릴 수 없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유적의 복원·정비는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적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일체화되고 주변과 전체의 조화 관계가 유지돼야 한다"며 "개별 사업이 아니라 가야문화권 전체의 틀 안에서 계획되고 추진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 그리고 광역·기초자치단체 간의 연계 협력과 함께 유적관리에 대한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 김영수 연구교수는 '가야유적의 보전·관리 및 활용의 현황과 과제' 발표에서 문화유산은 역사적 가치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존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적의 활용에 앞서 보호·관리를 위한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보완, 개선하는 일이 선행돼야 하며 시민의 참여와 시민단체의 협력을 통해 유산을 지키고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산 활용을 위해 교육·홍보 콘텐츠 개발, 통합정보서비스 기반 구축, 공유·체험 프로그램 운영, 문화유산 투어 기반 조성사업 등을 제안했다.

    가야정책포럼 운영위원회. 경남도청 제공

     

    공주대 홍보식 사학과 교수는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과 가야사 연구의 방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가야사의 전체적인 규명을 위해서는 조사·연구의 가치가 매우 중요하며 조사·연구와 정비의 유기적인 상관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적 정비를 위해서는 조사와 연구가 선행되고, 부분적인 발굴조사로는 구조와 성격 파악이 어려운 왕궁이나 항만·항구 등의 조사·연구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가야의 기항지와 해촌의 복원을 위해서는 1900년대 초에 제작된 지적도와 지형도, 항공사진 등이 필요한데,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법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가야에만 국한된 연구보다는 동아시아 사회에서 가야의 존재와 역할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연구 시야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도는 이날 나온 정책과제들을 중장기·단기과제 등으로 분류하고 예산과 중앙부처 협조 사항, 실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후속 계획을 수립한 후 다음 운영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3월 학계와 가야사 연구·조사기관, 문화기획자 등 14명의 전문가를 가야정책포럼 운영위원으로 위촉했다.

    김경수 지사는 "500년 이상 이어졌던 가야 역사를 발굴하고 복원해서 우리 고대사에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률 통과가 국회에서 늦어지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어렵게 내디디면서 가고 있다"며 "늦어진 만큼 발굴과 복원, 역사문화권 정비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경남이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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