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SNS 캡처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대통령 해외순방시 수행 경제사절단을 폄하하는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 "답답하다"고 16일 토로했다.
박 회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남긴 장문의 게시글을 통해 "어느 대통령이든 사절단과 함께 팀으로 다니며 세일즈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처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현재 '한·스페인 경제협력위원장'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해 마드리드에 머무르고 있다.
박 회장은 SNS 글에서 "한국이 유럽국가들처럼 관광자원이 많지도 않은 데다가 천연자원도 빈약하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넓은 영토에 많은 인구가 있어서 내수시장으로 경제가 든든한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극복하기 어려운 여러 한계로 인해 '수출' 중심 구조를 구축한 우리나라 경제 특성상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이 중심이 돼 해외 각국에서 세일즈를 필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마드리드에서 경제사절단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박 회장은 "스페인 국왕 초청 왕궁만찬에 참여했는데 대통령과 수행단의 얼굴을 보니 고단해보인다"며 "만찬을 끝내고도 스페인 기업인들이 우리 대통령을 둘러싸고 이야기를 해서 겨우 끝이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이렇게 힘들게 다니는데 괜히 (대통령이) 기업인들 끌고 다니는 것처럼 폄하할 때는 참 마음이 늘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같이 한 역대 정부 모두가 그렇게 해서 오늘을 만든 것이고 역대 정부 모두 그때마다 같은 비아냥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시청 방문을 마치고 이동하며 교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경제사절단을 대동한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놓고 매번 끊이질 않고 제기되는 일각의 부정적 시각에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해외 비즈니스 외교를 두고 비판이 쏟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박 회장은 "순방을 통한 비즈니스 외교에 대통령과 같이 나서면 지지를 하든 안 하든, 정치철학이 같은지 다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헌법절차에 따라 국민 다수의 결정에 의해 선택된 대통령은 그 존재 자체로 성숙한 민주국가의 상징"이라며 "대통령을 모시고 다니며 당당했고 최선을 다해 도우려 애썼고, 그렇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 선진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 회장은 "반세기 조금 넘는 시간에 번영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오늘도 당당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2013년 8월 제21대 대한상의 회장직을 오른 이후 2018년 연임을 거쳐23대 회장까지 임기를 마치고 지난 3월 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