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점을 ‘연내’로 분명히 제시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1일 한은 창립 기념사에서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하반기 이후 역점 사항"이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 정상화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다.
경기회복세 지속, 급격하게 불어나는 가계부채 등으로 인해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 총재는 "최근 자산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뚜렷해지고 가계부채도 여전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이 누적되고 있는데, 통화정책을 여기에 유의해서 조정할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책무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지만 금융 불균형에 대한 대응도 소홀히 하면 반드시 시간을 두고 중기적으로 경기와 물가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주열 총재는 특히 "(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한두 번 올린다고 해도 통화정책은 완화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가 이번에 금리인상 시점을 구체적으로 ‘연내’라고 못박아 설명하면서 구체적으로 언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금융시장에서는 오는 10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4분기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에서도 대체로 올해 4분기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소폭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총재는 아울러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는데 완화적 통화정책이 바뀌면 엇박자가 아니냐"는 질문에 "통화·재정정책의 조화적 운영이 반드시 똑같은 방향, 비슷한 강도로 운영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회복세가 뚜렷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저금리 장기화의 부작용을 제거하고, 재정정책은 취약부문에 지원을 집중하는 것은 상호보완적인 바람직한 정책 조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