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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립합창단 지휘자 선발평가 '잡음'…공정성 시비도



영동

    속초시립합창단 지휘자 선발평가 '잡음'…공정성 시비도

    서류 접수와 심사 과정 '부실' 지적
    속초시, 심사위원 "평가 문제 없어"

    유선희 기자

     

    강원 속초시가 모집한 시립합창단 예능단원 공고의 평가절차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에 서류 접수와 심사 과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까닭이다. 공정하게 심사할 수 있었는지 의문까지 나왔다.

    속초시는 지난달 14일 '2021년 속초시립합창단 단원 모집 공고'를 냈다. 1~2차 전형으로 진행된 모집으로, 비상임 예능단원인 지휘자와 반주자 각 1명을 모집했다. 지휘자는 서류와 면접, 반주자는 실기와 면접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 15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여기서 지휘자 모집과 관련해 잡음이 나왔다.

    지원자들에게 요구한 서류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취재진이 공고문을 입수해 살펴봤다. 실전 능력과 해당 직무 수행 적합도를 증명하기 위해 시립합창단 운영계획서나 지휘 영상 CD 등을 요구하는 타 지자체 공고문과 달리, 속초에서 요구한 서류는 없었다. 경력증명서나 수상경력증명서를 요구했는데, 이 역시도 '기타' 사항으로 해당자만 제출하면 됐다.

    2021년 속초시립합창단 단원 모집 공고. 속초시 제공

     

    2차 전형에서 실기 능력을 평가할 수 있었을까. 2차에서도 실기를 심사할 장치는 없었다. 면접으로만 진행됐기 때문이다. 2차 전형으로 당일 전형위원이 지정한 곡을 직접 지휘하기도 하는 일부 타 지자체와도 역시 차이를 보였다. 실전에서 단원들을 통솔하고 지휘해야 하는 직군 특성상 서류와 면접으로만 심사를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제기된 배경이다.

    이와 함께 지원자들을 그대로 2차 전형으로 넘겨 면접을 진행한 데 대한 의문도 나온다. 속초시립합창단 지휘자 모집에서 1차는 30명이 지원했고, 2차에서 1명이 불참 의사를 밝혀 29명이 면접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지휘자들은 "2차에서 대거 면접을 보는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보통 적으면 3명, 많으면 5명이 최종 면접을 본다"고 의아함을 내비쳤다.

    해당 모집공고에 응시한 한 지원자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속초시에서 요구하는 서류도 없어 제가 알아서 지휘 영상을 포함해 관련 경력을 입증할 만한 서류들을 제출했는데, 2차에서 회사원처럼 지원동기를 묻고 어떤 곡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등 질문 수준도 너무 떨어졌다"며 "최종합격한 분보다 학력과 경력에서 우수한 응시자들이 떨어진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문제제기했다.

    이어 "속초에서 터를 잡겠다는 부푼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속상한 마음으로, 저보다 우수한 분들이 떨어진 것이 더 의아하다"며 "응시자격과 업무 적합도를 따져 지원자들을 거르지 않고 모두 면접을 보게 한 것은, 조건에 부합하지 않은 지원자에게 유리할 수 있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집과정에서 심사위원에 대한 정보까지 나돌았다"며 공정한 평가에 재차 의문을 제기했다.

    2021년 속초시립합창단 단원 모집 공고에서 이의제기를 할 수 없음을 알리는 문구. 속초시 제공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위원은 "지휘 실력을 보기 위해 보통 서류에서 영상을 심사하든지, 2차에서 리허설 방식으로 실기를 치르기도 하는데 이번 모집에서는 둘 다 해당하지 않아 면접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맞다"며 "다만 제 경우는 경험이 많다 보니 지원자들의 활동경력을 알고 있어 대략적인 판단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속초시가 예상했던 인원보다 지원자들이 많이 몰리면서 한꺼번에 2차로 넘겨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고, 최종 때 처음 서류를 검토하고 면접을 진행했다"며 "최종합격자와 공연을 함께 한 적은 있지만, 친분에 의한 합격은 절대 아니고 심사도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좋은 지휘자가 와서 단원들과 분란이 없도록 할 분을 선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의제기를 공식적으로 할 수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속초시는 해당 공고문을 내면서 "평가와 관련한 해석은 속초시 견해에 따라야 하며, 모든 응시자는 전형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 때문에 지원자들 사이에서 지자체가 권위를 앞세워 발언권을 '통제'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당 전형을 진행한 속초시 관계자는 "1차에서 예상과 달리 인원이 많이 몰리기도 했고, 검토해보니 지원자들 모두 자격요건이 돼 모두 최종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영상 등을 따로 요구하지 않아도 업무 관련 증빙서류로 충분히 심사할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의제기를 하지 못하도록 명시한 데 대해서는 "이전 공고문을 참고해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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