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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안에 금고를 열어야 한대!" 나문희 탐정 사무실을 찾는 사람들

생활경제

    "10분 안에 금고를 열어야 한대!" 나문희 탐정 사무실을 찾는 사람들

    1500여명 다녀간 CJ제일제당 햇반컵반 팝업스토어
    방탈출 게임 형식으로 꾸며 MZ세대 '공략'
    '피식대학' 이호창 가상 세계관 김갑생할머니김 실제 제작…판매되기도
    현실 속 들어온 가상 세계관…CU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편의점 열기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햇반컵반 팝업스토어. CJ제일제당 제공

     

    "햇반컵반 탐정 사무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퀴즈 5개를 모두 풀어 얻어낸 주소를 입력했다. 탐정 사무소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

    서울 성수동 벽돌색 건물 4층에 위치한 나문희 탐정 사무소.

    컵반 핵심 연구원 A씨를 사라지게 한 범인을 뛰어난 추리력으로 찾아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탐정 사무소 앞은 문제를 풀겠다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24일 오후 2시 탐정 사무소의 문이 열리자마자 손님들이 들이닥쳤다.

    현재 햇반 컵반 탐정사무소에 의뢰된 두 번째 사건은 '김회장의 금고를 찾아라'다.

    김 회장의 금고를 훔친 범인은 서재 곳곳에 단서를 남겨놓았다. 탐정 사무소를 방문한 고객은 제한시간 10분 내에 문제를 풀어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아내야 한다.

    햇반 컵반 팝업스토어 내부. 문제를 풀면 금고를 열 수 있는 단서가 나온다. 조헤령 기자

     

    삐! 알람 시계가 울리자 커플 '고객'이 분주히 문제를 맞추기 시작했다.

    "이 글자랑 이 글자랑 빼면 영어 단어가 만들어지는 거 아냐?"

    "어! 5분 남았다. 힌트 없어요?"

    추리의 추리를 거듭한 끝에 고객은 3분을 남겨놓고 김 회장의 금고 비밀번호를 얻는 데 성공했다.

    방탈출 카페처럼 꾸며진 나문희 탐정 사무소는 CJ제일제당이 햇반컵반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 7일 문을 연 팝업 스토어다. 홍보를 위해 만들었지만 '탐정'이라는 세계관과 탄탄한 스토리 덕에 SNS에 '방탈출 카페 못지 않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지난 7일 오픈 이후 25일까지 3300여명이 탐정 사무소를 방문했다. 하루 평균 약 170여명이 방문한 셈이다.

    팝업스토어 관계자는 "방탈출 동호회에서 단체로 오시기도 하고 지난 주말에는 천안에서 초등학생 아이를 데리고 문제를 풀고 가신 부모님도 있다"고 전했다.

    탐정 사무소라는 새로운 컨셉을 위해 기획과 준비에만 6개월이 걸렸다. 또 탐정 사무소에 어울리는 공간을 찾기 위해 서울 시내 골목 10군데 이상을 물색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팝업스토어를 방문하기 위해 파주에서 왔다는 박나영(28)씨는 "문제 푸는 걸 좋아하는데 방탈출 카페 느낌도 나고 세계관도 잘 꾸며놓아서 재밌었다"며 "덕분에 컵반 제품도 더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햅반 컵반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박영교(26)씨가 미션을 완수한 뒤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조혜령 기자

     

    이번 캠페인은 햇반컵반이 MZ세대 소비자에게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4월 CJ제일제당은 모델 나문희를 탐정으로 내세워 '명탐정 컵반즈'라는 가상 세계관의 추리 미션 콘텐츠를 오픈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비자가 명탐정 컵반즈 세계관에 빠져들어 직접 게임에 참여하여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을 전달하도록 구상했다"며 "세계관의 온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햇반컵반 브랜드와 친밀감을 높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상 세계관((Metaverse)과 현실 세계를 섞어 사용하는 믹스버스'(Mixverse)가 유통가 새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가상 세계관 콘셉트를 현실에 설정해 소비자들이 마치 '가상 세계관을 실제로 경험한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전략이다.

    지난 5월 11번가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B대면데이트에 등장하는 가상 인물 재벌 3세 이호창 본부장의 '김갑생할머니김'을 실제로 판매해 관심을 모았다.

    현실 세계가 가상 세계로 들어가는 사례도 있다. CU를 운여하는 BGF리테일은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를 서비스하는 네이버제트와 손잡고 가상현실 편의점을 오픈했다.

    BGF리테일 이건준 대표와 네이버제트 김대욱 대표는 오프라인 협약식을 생략하고, 각자 모습을 본 따 만든 아바타로 제페토 내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

    BGF리테일 이건준 대표의 아바타(좌측)와 네이버제트 김대욱 대표 아바타(우측)가 업무협약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BGF 리테일 제공

     

    CU는 다음달에 제페토 내 인기 맵 중 하나인 한강공원에 'CU 제페토한강공원점'을 오픈하고 유저들이 자주 방문하는 공간인 교실과 지하철에도 순차적으로 점포를 선보일 계획이다.

    BGF리테일 이건준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CU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꾸준하게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채널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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