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부문화공원에 조성된 임종국 선생 조형물.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 제공친일문제 연구가인 고 임종국 선생의 천안 유택을 기념관으로 건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 선생은 대표적인 친일청산 선구자로 독립운동의 성지인 천안의 역사적 정통성을 확보하고 지역 주민의 쉼터로 유택을 활용하자는 의견이다.
친일청산을 위해 다양한 책을 저술한 1980년대 대부분을 천안에서 거주한 만큼 유택을 매입해 기념관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11일 천안시의회와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임 선생은 1929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1966년 '친일문학론'을 출간하며 친일청산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80년 충남 천안으로 자택을 옮겨 '정신대실록', '밤의 일제 침략사', '일제하의 사상탄압', '친일논설 선집', '일본군의 조선침략사 1, 2' 등을 출간했다.
특히 자신의 친일연구를 집대성한 '친일파 총서' 발간을 계획하고 집필하다 1989년 지병인 폐기종으로 별세했다. 완성하지 못한 '친일파총서'는 후학들이 뜻을 모아 민족문제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를 이어가 2009년 '친일인명사전'으로 출간됐다.
임 선생이 10년 동안 천안에 거주하면서 대표적 친일청산 활동을 해왔다는 점에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이를 기려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런 뜻을 모아 지난 2016년 11월 천안 신부문화공원에 임 선생의 조형물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임 선생이 거주했던 구성동 유택을 매입해 기념관으로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천안시의회에서 열린 '친일청산의 선구자, 임종국 기념관 건립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제안이 나왔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임종국 선생의 공적인 성과 99%는 천안에서 거주한 10년 동안 이뤄진 것"이라며 "이미 다른 지역에서 임종국 선생에 대한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천안이야말로 임종국 선생을 기념할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하는 만큼 천안시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태 시의원은 "임종국 선생이 천안과 인연이 깊은 만큼 기념관 건립이 시급하다"면서 "남아있는 유택을 잘 활용해서 주민들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기념공간으로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