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포제련소. 연합뉴스낙동강 최상류에서 발암물질인 카드뮴을 수년간 불법 배출한 ㈜영풍 석포제련소에 281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관련 조사에서 카드뮴 농도는 공장 내 지하수에서 기준치(0.01㎎/L) 대비 최대 33만 2650배, 낙동강 복류수와 지표수에서 기준치(0.005㎎/L) 대비 각각 최대 15만 4728배, 최대 120배를 초과해 측정됐다.
공장 시설에서 토양과 지하수로, 낙동강으로 카드뮴의 유출 경로도 조사를 통해 드러났지만, 영풍 석포제련소의 오염 토양 30만 7087㎥(공장 하부 오염 토양 제외) 정화 실적은 6년간 3.8%에 그친 실정이다.
2018년 카드뮴 검출로 이듬해 첫 조사…공장 내 지하수선 기준치 33만 배까지
환경부 제공환경부는 23일 아연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카드뮴이 함유된 공정액을 방치해 토양, 지하수 등을 통해 낙동강에 카드뮴이 유출되도록 한 영풍 석포제련소(경북 봉화군 석포면 소재)에 대해 지난 22일 280억 5384만여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2019년 11월 27일부터 시행된 개정 환경범죄단속법에 따른 첫 과징금 부과 사례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12월부터 4개월간 연속으로 영풍 석포제련소 인근 국가수질측정망(하류 5㎞, 10㎞)에서는 하천 수질 기준(0.005㎎/L)을 최대 2배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됐다.
이에 환경부 소속 대구지방환경청은 2019년 4월 14일부터 이틀간 영풍 석포제련소 제1·2공장 인근의 낙동강 수질을 측정했고, 이 일대에서 하천수질을 최대 4578배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22.888㎎/L)됐다.
환경부 중앙환경단속반의 같은 해 4월 17~19일 특별 단속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공업용수 등의 목적으로 무허가 지하수 관정 52개를 운영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 중 30개 관정에서 지하수 생활용수 기준(0.01㎎/L)을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
대구지방환경청이 2019년 11월부터 영풍 석포제련소로부터 매월 자체 조사·분석한 하천수·지하수 현황 보고를 받아 분석한 결과, 공장 내부에서 유출된 카드뮴은 공장 바닥을 통해 토양과 지하수, 나아가 낙동강을 오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카드뮴 농도는 △공장 내 지하수에서는 지하수 생활용수기준 대비 최대 33만 2650배인 3326.5㎎/L △낙동강 복류수(하천 바닥에 스며들어 흐르는 물)에서는 하천수질기준 대비 최대 15만 4728배인 773.64㎎/L △낙동강 지표수에서는 하천수질기준(0.005㎎/L) 대비 최대 120배인 0.602㎎/L에 이르기도 했다.
환경부 제공환경부는 카드뮴 오염 원인과 낙동강 유출 여부에 대해 2019년 8월 말부터 약 1년간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등을 통해 조사 연구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공장 내부 지하수 관측정에 형광물질을 주입한 뒤 약 2일 만에 공장 외부에서 최고 농도가 나타나, 누출된 카드뮴이 빠르면 2일 만에 낙동강까지 유출된다는 사실 △지하수 유출량, 카드뮴 오염도 조사 등을 통해, 카드뮴의 낙동강 유출량이 약 22㎏/일(연 약 8030㎏)에 달한다는 점을 확인·산정했다고 밝혔다.
낙동강 용수 사용은 괜찮나…6년간 오염 토양 정화는 3.8%에 그쳐
환경부 제공카드뮴이 수년간 유출된 낙동강의 용수 사용 적정 여부를 두고 환경부는 "관련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올해 4월 14일 낙동강 복류수 하천수 수질 조사에서도 10개 지점 중 8개에서 카드뮴이 하천수질기준을 초과(최대 4.750㎎/L, 기준 대비 950배)한 것을 확인한 환경부는 과징금 부과 절차를 진행했다.
환경부는 "과징금 부과를 위한 올해 8~9월 2차례 현장조사 결과 영풍 석포제련소는 평상시 낡은 공장시설에서 카드뮴 공정액이 바닥에 떨어지거나 흘러넘치게 하는 등 관련 시설을 부적정하게 운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제1·2공장은 40㎜/일 이상, 제3공장은 33㎜/일 이상 비가 내릴 경우 관리 소홀로 사업장 바닥에 누출된 각종 원료물질, 카드뮴을 함유한 폐기물, 공장시설에서 누출된 카드뮴 공정액이 빗물과 함께 섞여 별도의 우수관로 등을 통해 낙동강으로 유출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어 "영풍 석포제련소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카드뮴 유출을 중단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노력 없이, 단순히 유출 카드뮴 일부만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일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봉화군의 토양정화명령 행정처분(2015년 4월 13일~2023년 6월 30일)에 대해 6년간 오염 토양 30만 7087㎥(공장 하부 오염 토양 제외) 중 3.8%(1만 1674㎥)만 정화한 데 그친 사례가 대표적이란 설명이다.
환경부는 이에 영풍 석포제련소에 부당이익 환수와 징벌적 처분의 성격으로 약 281억 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결정했다.
앞서 영풍 석포제련소는 조업정지 20일 행정처분을 두고 경북도와 행정처분 취소 소송과 가처분 신청 등을 치른 끝에 결국 지난 8일부터 10일간 조업정지를 치러내기도 했다.
환경부 김종윤 환경조사담당관은 "과징금 부과 이후에도 낙동강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을 위해 영풍 석포제련소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의 낙동강 불법 배출을 지속할 경우, 제2차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풍 석포제련소에는 토양정화명령(봉화군), 지하수오염정화명령(대구청)이 내려진 상탠데, 이러한 정화가 계속해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국은 유예해둔 정화비용 부과도 단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