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공시대상 기업의 총수일가들은 권한과 이익을 누리면서도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미등기임원에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 19 등의 영향으로 전자투표제를 통한 소수주주의 의결권 행사 주식수도 크게 증가했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총수 있는 54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소속회사 2100개에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한 경우는 총 176건이며, 그 중 96건(54.5%)이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또는 사각지대 회사에 재직한 경우로 나타났다.
전체 분석대상 회사 중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재직 회사 비율은 5.7%에 불과하나,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중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재직 회사 비율은 15.5%에 달한다.
이 가운데 총수 본인의 미등기임원 겸직 수는 중흥건설(11개), 유진(6개), 씨제이(5개), 하이트진로(5개), 장금상선(4개)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등기 임원은 법인 등기부등본에 등록되어있지 않고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임원을 말하는데, 명예회장·회장·사장·대표 등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며 업무를 집행하는 자이다.
결국 총수일가는 지분율이 높은 회사에 재직하면서 권한과 이익은 누리면서도 책임은 회피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시대상 기업집단 상장사(274개) 중 집중·서면·전자투표제를 하나라도 도입한 회사는 지난해 147개사에서 216개사(78.8%)로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자투표제의 경우 도입 회사 비율이나 실시 회사 비율 모두 전년 대비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입의 경우 지난해 49.6%에서 올해 75.2%, 실시의 경우 지난해 48.1%에서 올해 73.4%로 늘었다.
전자투표제를 통한 소수주주의 의결권 행사 주식수는 전년(약 6700만 주)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준(약 1억 2700만 주)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등에 따라 비대면 방식의 주주총회 개최가 활발해진 점, 개인 주식투자자의 비율이 높아진 점 등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공정경제3법 개정에 따라 시행된 감사위원 선출과 관련해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274개) 중 올해 감사위원 선출 수요가 발생한 153개사(49개 집단)는 모두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에 부합하게 감사위원을 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위원회 설치의 경우도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274개)들은 관련 법상 최소 기준을 크게 상회하여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설치하였을 뿐 아니라, 위원회 유형별로 볼 때도 전년 대비 설치회사 수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ESG 경영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274개) 중 47개사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