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남본부 제공경남 창원의 두성산업이 화학물질 급성 중독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에게 연차 사용을 통보해 논란이다.
노동계는 사측의 잘못으로 인한 귀책사유를 노동자 개인에게 넘겨 임금을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로 부당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21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에 따르면 두성산업(200명근무)은 최근 화학물질 급성 중독 사고로 16명의 노동자가 치료를 받으며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이 사업장은 지난달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직업성 질병에 의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곳이다.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으로는 근로자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같은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같은 유해 요인의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 등 50인 이상 사업장에 중대재해산업으로 규정돼 처벌된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따라 지난 16일 이곳 사업장 발생 구간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현재 회사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는 중이다.
문제는 작업 중지 명령 직후 두성산업 사측이 치료하거나 대기 중인 이들 노동자에게 연차 사용을 통보했다는 점이다.
사측 문자에는 "오늘도 회사에서는 노동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고 현장 개선 공사를 하고 있다"며 "대기기간동안은 연차로 대체(연차없으신분들은 마이너스연차지급), 주휴수당(주차)도 정상 지급해 2월 급여 금액에 최대한 문제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성산업이 독성 화학 물질과 배기환구 설치 미흡 등으로 인해 발생한 중대재해를 개인에게 연차를 쓰도록 강제하는 건 근로기준법 위반(60조)이자 연차수당을 최대한 주지 않기 위해 개인 탓으로 넘기려는 꼼수라 노조는 지적한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노동자가 청구한 연차휴가 시기를 변경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관계자는 "연차 사용은 근로자가 필요에 따라 신청하는 것이므로 강제한다면 위법"이라며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고 노동자에게 연차 휴가를 강요하는 두성산업은 조사해 처벌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성산업 대표와 회사는 취재진이 수차례 연락을 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