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5·18 당시 발포명령을 거부하고 시민을 보호한 고(故) 안병하 치안감 추모식에 참석한 유가족과 내외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 명령을 거부하고 시민을 보호했다는 이유로 불법 구금, 고문을 당한 뒤 사의를 표명한 고 안병하 치안감에 대한 면직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경찰옴부즈만은 안 치안감에 대해 내려진 1980년 6월 2일자 의원면직처분을 취소하고 미지급 급여를 지급하라고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고인은 1980년 당시 전라남도경찰국장(경무관)으로, '시민을 향해서 총을 겨눌 수 없다'며 신군부 지시를 거부했다가 5월 26일 직위 해제됐다. 이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불법 구금돼 조사받고 6월 2일 의원면직된 후 석방됐지만, 고문 후유증으로 1988년 10월 10일 숨졌다.
유족은 지난해 6월 고인이 사직 의사를 표시한 일이 고문 등 강압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의원면직 처분을 취소해 명예를 회복시켜 주고 그에 따른 미지급 급여를 지급해 달라는 고충민원을 국민권익위에 제기했다.
경찰옴부즈만은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5.18 보상심의위원회,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의 관련기록 등을 토대로 고인이 고문 등 강압에 의해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행정기본법에 따라 고인에 대한 의원면직 처분을 취소하는 일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고인은 5.18 민주유공자, 국가유공자(순직군경)로 등록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경찰청은 지난 2017년 고인을 1호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치안감으로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고인은 상부의 강경진압 지시에도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인권보호에 앞장선 분이다"며 "늦게나마 고인의 명예가 회복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