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26일 "우크라이나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치인과 그 주변인이 보유한 암호화폐 지갑 주소와 관련된 정보 제공에 대해 상당한 보상을 지급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하기로 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 정치인들의 암호화폐 계정에 대해 '현상금'을 걸고 추적에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26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크라이나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치인과 그 주변인이 보유한 암호화폐 지갑 주소와 관련된 정보 제공에 대해 상당한 보상을 지급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현상금'은 우크라이나 정부 예산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답지한 기부금에서 충당될 예정이라고, 이 운동을 돕고 있는 아르템 아피안(Artem Afian) 우크라이나 변호사가 블룸버그에 말했다.
아피안 변호사는 현재까지 모금된 전체 액수는 공개하지 않은 채 주로 이더리움을 비롯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기부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고위 정치인들이 암호화폐를 받을 때 사용하는 지갑 주소를 특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500건이 넘는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피안 변호사는 2~3일 안에 러시아 정치인들의 지갑주소 목록을 공식 발표하고, 세계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주소들을 '악성(toxic)'으로 표시해 다른 이용자와 기업들이 거래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그는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 지갑 정보들을 암호화폐 분석회사 체인애널리시스(Chainalysis)에도 공유할 예정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관련 계정들이 경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를 이용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의 일환으로 일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화보유액에 대한 접근도 제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금융 시스템으로부터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고안된 이 국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인들이 자신의 재산을 옮기기 위해 암호화폐와 같은 대안을 찾아야 하는 압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지갑 주소 현상금은 정치인의 중요성에 따라 암호화폐로 지급될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우 첨단 기술을 의심하고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암호화폐를 거래하지 않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피안 변호사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