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인터뷰]"사전투표 봉투 속에 남의 기표 용지가…엉망진창"

선거

    [인터뷰]"사전투표 봉투 속에 남의 기표 용지가…엉망진창"

    확진자와 비확진자 줄 엉켜, 한참 후 안내
    이미 기표된 수거용 봉투 나눠주기도…
    신분증 확인부터 항의, 시간도 오래 소요
    현장 신뢰도 없어, 경찰에 신고하기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혜승 (확진자 투표 문제 제보자)

    여기서 별의별 사고가 많았는데, 사례들이 많이 접수가 됐는데 한 분을 좀 만나보겠습니다. 이분은 확진자들한테 기표 후에 그 용지 넣으라고 봉투를 하나씩 줬어요. 우편봉투 같은 거요. 그런데 그 봉투 안에 이미 기표된 다른 용지가 들어있었던 겁니다. 이런 사례가 지금 서울하고 부산에서 나왔는데 그중 서울 사례의 주인공을 직접 지금부터 연결해 보죠. 부부가 모두 확진자여서 투표를 하러 갔다고 해요.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이혜승>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남편과 함께 확진자 투표하러 가신 거죠?

    ◆ 이혜승>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도착했을 때 분위기라고 할까요? 상황은 어땠습니까?

    ◆ 이혜승> 일단 저희가 딱 오후 5시에 바로 집을 나왔기 때문에 거의 5분 안에 도착을 했는데요. 그때도 아직 기표소도 다 세워지지 않았었고 그리고 확진자 줄이 어디인지가 분명하게 안내가 되지를 않고 있어서 그 당시에 제가 한 10번째 정도로 줄을 섰는데 그 줄 뒤에 이어서 비확진자분들도 막 줄을 서시고 확진자 분들이 그냥 비확진자 줄에도 가시고 이런 식으로 혼선이 좀 많았던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비확진자 분들이 왜 확진자 줄에 서요? 잘 모르고 안내가 안 돼서요?

    ◆ 이혜승> 그냥 줄이 서 있으니까 그쪽이 투표하는 줄인 줄 알고 그냥 서셨는데 한참 후 10분 후에야 관계자분들이 나와서 비확진자는 다른 줄이다, 이렇게 안내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여기까지는 이제 우왕좌왕이나 불편함의 문제라면 결정적인 문제는 기표 후에 투표용지를 담는 봉투를 주는 과정에서 벌어졌다면서요? 이거 자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5일 부산 해운대구 한 사전투표소 측이 준비한 확진자·격리자용 투표용지 종이박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5일 부산 해운대구 한 사전투표소 측이 준비한 확진자·격리자용 투표용지 종이박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혜승> 일단 저는 관외 투표였고요. 남편은 관내 투표였는데. 관외 투표는 따로 봉투를 줬었어요. 사전에요. 그래서 저는 들어가서 기표를 먼저 하고 나와서 남편이 하는 걸 옆에서 보고 있었는데 일단 처음에 봉투를 안 줬고요. 그래서 종이에 기표를 해서 접고 나와서 '이걸 그럼 어디다 두냐?'라고 물어봤더니 자기 옆에 있는 봉투를 집어서 '여기다 넣으세요'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안에 이미 다른 사람 게 있는 거예요.

    ◇ 김현정> 잠깐만요. '여기다가 그 용지 담으세요. 그러면 저희가 그 봉투 가지고서 투표함에 넣어드리겠습니다'잖아요. 원래는. 그렇죠?

    ◆ 이혜승>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봉투를 줘서 주길래 거기에 투표용지 담으려고 벌려보니까 거기에 이미 다른 사람이 찍은 투표용지가 들어있었다고요?

    ◆ 이혜승> 맞아요. 그래서 '여기 다른 사람 거 있지 않냐?'라고 그랬더니 그 현장에 딱 2명이 있었거든요. 그러더니 봉투 주셨던 분이 옆에 있는 직원한테 '이거 뭐냐, 이거 새 거라고 하지 않았냐?' 이런 식으로 말이 오고 가더라고요.

    ◇ 김현정> '이거 새 거라고 하지 않았어? 왜 여기에 뭐가 들어있어.' 우왕좌왕하면서 그걸 그러다 끝났어요?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됐어요?

    ◆ 이혜승> 네, 그래서 거기 계시던 분이 '새 건줄 알았는데?' 하고 그냥 이분도 다른 분에게 그냥 주고서 '그럼 여기다 넣으세요.' 이러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이미 기표된 거 들어 있던 그 봉투는 어떻게 됐어요?

    ◆ 이혜승> 그러게요. 그 현장에서 저도 확인을 못 했네요.

    ◇ 김현정> '그러면 이거 새 거 이거 드릴게요' 이러고 끝난 거예요?

    ◆ 이혜승> 네.

    ◇ 김현정> 항의 안 해 보셨습니까?

    ◆ 이혜승> 그래서 초반에 처음 신분증 확인할 때부터도 사실 항의가 좀 많았었는데요. 그 기표 과정에 들어갔던 게 거의 오후 6시가 넘어가서였거든요. 그래서 이미 지연된 것에 대해서도 좀 혼란이 있었는데요. 딱 그걸 보자마자 '지금 그럼 이걸 어디다 넣냐?'라고 했더니 자기한테 달라고 하더라고요. 관외자 투표도 관내자 투표도요. 그래서 '그럼 지금 누가 이거를 보고 있냐? 내가 당신한테 이걸 줬다는 거랑 당신이 이걸 잘 가져갈 수 있다는 걸 지금 누가 보고 있느냐?'라고 했는데 현장에 딱 두 명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사무원이 두 분 있었습니까?

    ◆ 이혜승> 네. 그래서 저는 건물 안으로는 못 들어가니까 입구에서 '참관인은 어디 계시냐? 이쪽에는 참관인이 안 계시냐?' 심지어 직접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안에 계시던 분들 밖을 멀뚱멀뚱 보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그 순간에 저희 앞에서 투표하셨던 분이 이미 경찰에 신고를 하셨더라고요.

    ◇ 김현정> 이 상황을 보고요?

    ◆ 이혜승> 네, 맞아요.

    ◇ 김현정> 그래서 경찰이 왔어요?

    ◆ 이혜승> 네. 경찰도 오시고.

    ◇ 김현정> 경찰은 뭐라고 하던가요? 그 상황을 다 보고 뭐라고 하셨습니까?

    ◆ 이혜승> 이제 그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신고를 했는지를 이제 다 조사를 하셨는데. 앞에 계시던 분들이랑 저를 포함해서 '일단 우리가 지금 이 사람한테 이걸 주는 게 맞는 건지' 그 당시에는 너무 혼란스러워서 이게 맞는 건지를 여쭤 봤고요. 그리고 지금 이 현장에 참관인이 없는 걸로 보이는데 참관인은 어디에 있냐? 이걸 제일 먼저 물어봤거든요.

    ◇ 김현정> 왜 각 당에서 나온 참관인들이 반드시 붙어 있게 돼 있었는데 거기에는 선관위 사무원밖에 없었다는 얘기죠? 그래서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요?

    ◆ 이혜승> 어디있냐 물었더니 그 분들한테 경찰분들이 같이 가서 물었더니 그냥 이렇게 직접 주는 것, 그러니까 투표함말고 사람한테 주는 것은 선거관리지침이다라고 하셨고요. 이걸 관리하시는 분은 지금 위에 있다. 거기에는 비확진자 선거가 5층에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다 지금 5층에 있다' 이 말만 반복을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지금 다른 사람이 자기 기표해서 넣은 봉투가 제대로 투표함에 안 들어간 걸 확인하신 거잖아요.

    ◆ 이혜승> 그렇죠. 바닥에 있었던 거죠.

    ◇ 김현정> 그러면 내 것도 제대로 투표함에 안 들어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분명히 느끼셨을 텐데.

    ◆ 이혜승> 네. 맞아요.

    ◇ 김현정> 이게 투표함에 들어가는지를 내가 확인을 못 하고. 심지어 참관인도 없고. 내 표사라지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그때 든 생각은.

    ◆ 이혜승> 사실 그 불안감이 가장 컸고요. 그래서 물어봤어요. 지금 내 눈 앞에서 투표함에 들어가는 걸 내가 못 봤는데 이걸 어떻게 믿을 수 있냐. 그래서 사실 그 당시 투표용지를 나눠주는 과정도 굉장히 혼란이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그 현장 자체를 믿을 수가 없는 거예요. 일단은.


    ◇ 김현정> 많이 황당하고 분노하셨을 것 같습니다.

    ◆ 이혜승>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혜승>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에서 황당한 사례를 겪은 확진자세요. 실명을 공개해도 된다고 하시네요. 이혜승 씨, 만나봤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