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금융감독원이 코로나 재확산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 등을 이유로 시중 은행들에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요구했다. 대손준비금은 부실 여신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쌓아두는 자금을 의미한다.
금감원은 8일 은행들에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요구해, 총 8800억원 규모로 추가 적립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손준비금은 미래 손실 가능성에 대비한 예비자금으로, 대손충당금과 함께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구성하는 양대 축 중의 하나다.
은행권은 대출에 대한 자산건전성분류별 최저적립비율을 곱해 합산한 금액보다 회계 기준상 산출한 대손충당금이 작을 경우 부족분을 대손준비금으로 적립한다.
금감원은 지난 7일 전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4일 여신 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관련 논의를 한 뒤 실질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최근 코로나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현재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안심할 수 없다고 봤다. 또 최근 은행을 대상으로 21년도 결산검사를 실시한 결과, 은행별로 충당금 산출방법 차이가 크고 대내외 경제상황 감안시 손실 흡수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최근 재연장키로 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코로나 피해기업에 대한 각종 금융지원 조치가 추후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대비를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의 순전입액은 2020년 1조3천억원에서 지난해 1조8천억원으로 5천억원(34.6%) 확대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충격에도 은행이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예정"이라면서 "은행이 대손충당금 산출시 적용하는 미래전망정보 등에 팬데믹 상황,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 등이 충분히 반영되었는지 여부를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