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용수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원)
이번에는 벌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벌통 안에서 겨울을 지내는 꿀벌들. 이제 봄을 맞아서 활발히 움직여야 되는데 최근에 이 녀석들이 흔적도 없이 떼로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국의 양봉 농가에서 꿀벌들이 집단으로 실종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건지 그리고 꿀벌의 실종이 인류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는 도대체 왜 나오는 건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 국립농업과학원 최용수 연구원과 함께 짚어보죠. 최 연구관님 안녕하세요.
◆ 최용수> 네, 안녕하십니까? 최용수입니다.
◇ 김현정> 전국 곳곳에서 양봉농가의 꿀벌들이 떼로 사라지고 있다. 얼마나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인가요?
◆ 최용수> 정확하게는 저희들이 울동 폐사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데요. 양봉 협회에서 조사한 바로는 전체 벌 수 중에 한 18% 정도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18% 정도가 실종이 된다고요?
◆ 최용수> 그 벌통 자체가 폐사를 한 거죠. 월동, 겨울 중에요.
◇ 김현정> 그래요. 아니, 꿀벌들이 이렇게 폐사, 사라지는 이유가 뭔가요?
◆ 최용수> 지금 저희들이 원인 분석을 한 결과를 보면 기후변화하고 그다음 꿀벌 해충, 이런 것들이 같이 연결돼 있는 현상입니다.
◇ 김현정> 사실은 제가 1년 전쯤에 서울대 연구팀이 연구한 내용을 가지고 한번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어요. 뭐였냐면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 심각해질수록 꿀벌들이 꽃을 찾아서 날아가지를 못한다, 길을 잃는다. 얘네들이 저희가 그 연구자를 인터뷰 했던 적이 있거든요. 그때는 일종의 가설 같은 거였는데 지금은 그러면 그게 현실화됐다, 이런 얘기인 건가요?
◆ 최용수> 이 경우는 그거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물론.
◇ 김현정> 또 다른 얘기인가요?
◆ 최용수> 미세먼지나 이런 것들이 벌이 활발하게 활동할 때 작용을 할 수는 있습니다. 벌의 호흡기를 막아서 일부 일벌들이 죽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제 이번 같은 경우는 봄부터 시작된 기상 변화, 이상 기상. 이런 것들하고 그다음 여름, 가을철에 대발생한 꿀벌 응애라는 기생 해충에 의한 피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난해의 꿀벌들이 길을 잃었던 것은 그거는 미세먼지 때문에 꿀벌들이 태양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한다고 그러죠. 그렇게 해서 얘네들이 꽃을 제대로 찾아 날아가지 못했다는 이유고. 이번에는 기상이변 때문에, 이 기상 문제 때문에 아예 죽어버리는 현상인거군요.
◆ 최용수> 정확하게는 시작은 작년, 재작년 한 2년간 2월, 3월, 4월 이 시기에 굉장히 고온이었거든요. 고온이다 보니까 봄꽃들은 조기에 개화를 해버리고 개화 기간은 짧아지고 거기에다가 5월, 6월 달에 꿀을 많이 생산해야 되는 시기인데 또 5월, 6월 달에는 강우, 강풍, 저온으로 벌들이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제대로 활동 못 하니까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했어요. 꿀은 꿀벌한테는 가장 우수한 영양제이자 어떤 범위에서 봤을 때는 가장 좋은 약에 속합니다. 그런데 꿀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 면역체계가 약해지고 점점 벌은 약해지고 병이나 해충이 발생하면 그거를 거기에 대한 특별한 대응을 못하는 거죠. 그렇게 하다가 응해가 많이 발생을 했고 그 응해 발생한 이후에 농가분들이 약재 처리를 했는데 방제하기 위한 약재들이 전부 다 살충제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걸 장기간 방제가 제대로 안 되니까 장기간 사용하게 되고 사용한 약재에 의해서 꿀벌도 발육이 더디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제 또 꿀벌 응애가 기존 약재에 대한 내성을 가지면서 방제가 잘 안 됐던 거고 그런데 결정적으로 9월, 10월 달에 응애도 방제해야 되고 발육도 많이 해야 되는데 9월, 10월달에도 저온 현상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이제 나이가 든 오래된 늙은 벌들이 많이 벌통에 있는 상태에서 월동을 들어가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제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도 봄철은 따뜻했습니다. 그렇게 따뜻하면 벌들이 밖으로 나와버리거든요. 나와서 자기네 자식들 이 벌들의 수명이 다 돼서 들어가지 못하는, 다시 벌통으로 들어가지 못하니 월동 중에 폐사한 그런 것이 전체 원인과 결과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난해 서울대 연구팀이 꿀벌들 꽃 못 찾아간다 이거나 이번에 이 집단 폐사나 다 크게 보자면 환경 문제인 거네요.
◆ 최용수> 환경이 시발점을 만들었죠.
◇ 김현정> 그런 거네요. 꿀벌들이 이렇게 사라지는 게 그리고 꽃을 찾지 못하고 날아가지 못하는 게 우리 인류의 생존 문제와도 연결된다, 이거는 왜 그렇습니까?
◆ 최용수> 일찍이 인류학자들 또는 미국이 주축이 돼서 꿀벌이 멸종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많이 발표를 했습니다.
◇ 김현정> 꿀벌이 멸종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이대로 가면.
◆ 최용수> 가설을 가지고 멸종이 됐을 때.
◇ 김현정> 가설을 가지고.
◆ 최용수> 시나리오를 구상을 했었죠. 첫 번째로 꿀벌이 전 세계의 식량 자원의 70%를 수정을 해서 결실을 맺게 하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최용수> 그래서 그런 결실을 맺지 못하게 된다면 결국 인류도 그 식량 부족으로 생존할 수 없다. 이게 가설이자 실제로 만약에 꿀벌이 다 멸종을 해버리면 당연하게 일어날 수 있는 사실입니다. 특히 한 1년 정도 꿀벌이 멸종하고 1년 정도 지나면 사회적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라고 보는 게 빈익빈 부익부가 극대화된다.
◇ 김현정> 세계 100대 작물이라고 하는 그 100대 작물 중에 71%는 다 꿀벌이 수정을 해 준다는 거잖아요.
◆ 최용수> 네.
◇ 김현정> 꿀벌이 없으면 얘네들이 과실을, 곡물을 다 생산할 수 없다는 건데 꿀벌이 사라지고 1년만 지나도 난리가 난다는 거예요? 지구가.
◆ 최용수> 그렇죠. 인공적으로 수정을 하더라도 그럼 식량 가격이 굉장히 상승하게 될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겠죠.
◆ 최용수> 그렇게 되면 돈 있는 사람이 식량을 선점하게 되고 없는 사람은 결국 식량 확보를 못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게 빈익빈 부익부 같은 사회적 문제로까지 야기를 하고 그게 3년, 4년 반복되면 결국 인류 생존에 위협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보는 거죠.
◇ 김현정> 그 가설 어디서 쭉 적어놓은 걸 제가 본 적이 있는데 꿀벌이 멸종하고 나서 한참이 지나면 인류가 한 해 142만 명씩, 142만 명씩 아사할 수 있다. 못 먹어서 죽을 수 있다, 이 정도 연구까지 있더라고요. 그러면 교수님 꿀벌 말고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곤충은 없어요?
◆ 최용수> 지금은 자연 상태에서 화분 매개하는 효과가 가장 좋은 건 꿀벌이 화분 매개를 가장 많이 하는 거고요. 또 실제 이런 기후변화, 기상변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다른 생명체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꿀벌의 문제는 다른 수정용, 화분 매개용 벌 또는 곤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봐집니다.
◇ 김현정> 꿀벌이 위험하다. 꿀벌이 길을 못 찾는다. 폐사한다, 이 뉴스가 작년부터 유독 지금 많이 들린다는 거 여러분 귀 기울이셔야 하고요. 이게 꿀벌이 이렇게 위태로우면 꿀 못 먹는 정도 아니야? 이 정도로 생각하시면 안 된다는 거 이거 기억하셔야 되고요. 결국 근원을 찾아가자 보면 다 이게 우리의 환경 문제, 지구 온난화 문제와 닿아있다는 것까지 깨닫게 되네요.
◆ 최용수>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게 코로나 우리가 한 2년쯤 겪게 되니까 사실 코로나도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인간이 지구환경 파괴하고 그래서 살 곳이 없어진 야생동물들이 사람에게로 오고 야생동물한테만 돌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온 게 코로나 아니것 같습니까? 박사님.
◆ 최용수> 네.
◇ 김현정> 그러면서 정말 이게 환경문제라는 게 이제 우리 생존의 문제라는 생각이 한 2년간 팍팍 들기 시작했거든요. 꿀벌을 봐도 그러네요.
◆ 최용수> 꿀벌은 사실은 환경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환경이 안 좋아지면 그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 자체도 피해를 본다고 생각을 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실제 방금 말씀하신대로 꿀만 못 먹는 게 아니라 우리 인류 생존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치는 작은 곤충이 꿀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크게 보자면 환경보호해야 되고 지구온난화 막아야 되고 여기서부터 우리가 풀어야 될 문제인데 당장 좀 꿀벌 멸종을 막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뭘까요?
◆ 최용수> 저희들이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고 또 지속적으로 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들 연구 결과를 빨리 농가분들한테 보급을 해야 될 것 같고요. 공식적으로는 농가분들이 벌을 잘 키우고 하셔야지 환경까지 같이 지키게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은 그 농가분들이 소득도 생기고 벌도 잘 키울 수 있게끔 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고 일반 국민들께서는 그런 양봉 농가 분들이 정말 중요한 일을 하시는구나 이렇게 생각 하고 많이 좋은 마음으로 바라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네. 요새 환경 얘기 참 많이 하게 돼요. 얼마 전에 코로나, 최재천 교수님하고 코로나 얘기할 때도 그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겠습니다. 그게 결국 우리가 사는 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요. 박사님 오늘 고맙습니다.
◆ 최용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립농업과학원 최용수 연구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