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접견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대표, 윤 대통령, 권성동 원내대표. 연합뉴스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 주도로 발족하는 의원모임인 '민들레'를 둘러싸고 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한 초재선 의원들이 모임의 주축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친윤계 세력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탓이다. 특히 10일 권성동 원내대표까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비치면서, 원조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과 권 원내대표 사이에도 모임을 둘러싼 이견이 노출된 모양새다.
국민의힘 '투톱'인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한 목소리로 '민들레'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권 원내대표는 KBS라디오에서 "당의 공식 당정협의체가 있는데 별도로 국민의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의원모임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발족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칫 잘못하면 계파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방해가 된다고 본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준석 대표 또한 기자들과 만나 "당정청 연계 기능을 담당하는 공조직은 구성돼 있는데, 그것에 해당하지 않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조직은 사조직"이라며 "연결기능을 누가 부여했냐"고 맹공을 폈다. 그는 "기능이 총리와 상의됐다면 야당 공격을 유발할 수 있고 상의되지 않은 건 해당 집단의 희망사항"이라며 "지난 대선 경선과 이후 과정에서도 그런 게(계파갈등) 당내 갈등의 씨앗이 되지 않았냐"고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하지만 장제원 의원은 해당 모임이 사조직이 아닌 '개방모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세력화에 대한 논란을 경계하고 있다. 장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저는 우리당 소속 의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순수 아침 개방형 의원모임에 한 명의 멤버로 참여의사를 밝혔을 뿐"이라며 "친윤 세력화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민들레'에 운영진으로 참여하는 이용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결코 특정인 중심으로 정치적 목적이나 세력 규합을 위해 구성되는 조직이 아니며, 그렇게 운영될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종 현안에 대해 대안을 모색하고, 민심을 수렴하는 것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정활동의 일환"이라며 "(민들레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적었다.
당지도부의 반대에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모임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 논란에 부담감을 느끼는 일부 의원들은 참여의사를 번복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모임에 운영진으로 참석하는 한 의원은 "조만간 '민들레' 참여 의원들과 원내대표가 만나 모임의 성격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 오해가 풀리면 무난히 발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