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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뷰]김대중·오부치는 호평, 6·15 선언은 찬밥…尹의 선택적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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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한반도 리뷰]김대중·오부치는 호평, 6·15 선언은 찬밥…尹의 선택적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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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첫 남북정상회담 22주년, 한반도는 오히려 위기…막다른 극한대결
    같은 DJ의 유산인데 대북정책은 배제…정치적 이중잣대로 해석
    제주기지 놓고 盧 존경하면서도 '균형외교'에는 가타부타 말 없어

    NSC 상임위 임석한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NSC 상임위 임석한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남과 북의 정상이 처음으로 손을 맞잡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약속한 6.15 공동선언 22주년을 맞았지만 한반도 정세는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21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북핵수석 및 외교차관 회담에 이어 국방, 외교장관 회담을 잇달아 개최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강도도 계속 높아져 13일 외교장관 회담에선 북한 도발에 대응한 장단기 군사대비태세 조정과 중국‧러시아를 포함한 관련 단체 등에 대한 제재가 언급됐다.
     
    양국은 앞서 11일 국방장관 회담에선 미군 전략자산 적시 전개 등을 논의했다. 뿐만 아니라 한미일 미사일 경보훈련 등까지 합의하면서 3각 안보협력의 디딤돌을 놓았다.
     
    이는 북한의 도발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지만 막다른 극한대결이 불러올 극단적 결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한미는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코로나19 방역협력 등 인도적 지원을 제안하며 출로를 열어놓긴 했지만 북한이 응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조건 없는 대화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1년 넘게 거론됐지만 북한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 사안이다.
     
    방역협력의 경우는 북한이 코로나 사태를 스스로 공개하며 대화의 가능성이 잠시 엿보였지만 금세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그 원인 중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직전 터져나온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임박설을 빼놓을 수 없다.
     
    한미정상회담 성사가 중요했던 우리 정부는 '플랜B' 등을 언급하며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이는 방역협력을 고리 삼아 대화의 불씨를 살릴 수도 있었던 기회를 날려버렸다.
     
    결국 7차 핵실험까지 예상되는 강대강 대결이 지속되는 가운데 분단사의 신기원을 열었던 6.15 선언 22주년마저 빛이 바래게 됐다. 이날 기념행사 역시 정부 측 참석자의 급이나 메시지 등에서 별 기대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같은 DJ의 유산인데 대북정책은 배제…정치적 이중잣대로 해석


     
    사실상 찬밥 신세가 된 6.15 선언은 윤석열 정부에 의해 한일관계의 모범답안으로 제시된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정반대 처지이다.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는 "과거를 직시하면서 한일관계 미래상을 포괄적으로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을 발전적 계승"한다고 밝혔다.
     
    이 선언은 1998년 당시 김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함께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다. 일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 측 사과 표명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일 양국이 그나마 가장 화평했던 시기로서 정권의 이념‧철학과 상관없이 지향점으로 삼아야 할 목표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문제는 이 선언을 가능하게 한 24년 전의 일본과 지금의 일본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당시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1993년)와 식민지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밝힌 무라야마 담화(1995년) 등을 통해 이웃국가들에 대한 전향적 접근을 시도했다.
     
    반면 2000년대 이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아베 신조 총리 등의 집권기를 거치며 일본은 급격히 우경화됐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는 사실상 번복되거나 진정성을 잃어버렸다.
     
    심지어 한국의 문재인 정부 시기에 들어서는 2018년 초계기 사건과 2019년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공격적 태도마저 드러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죽창가' 논란 등으로 감정적 대응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일본 강경보수 세력의 그릇된 인식에 문제가 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 의원은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일본 측 인사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뒤에서 조종해 징용공 판결을 만들고, 그것으로 한일갈등을 유발해 국내 정치에 이용한다고 오해를 하고 있더라"며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제주해군기지 놓고 盧 존경하면서도 '균형외교'에는 가타부타 말 없어

    제주해군기지. 해군 제공제주해군기지. 해군 제공
    똑같은 김대중 정부의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는 추앙하고 하나는 배제하는 행태는 정치적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물론 과거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을 통째로 수용해야 할 이유는 없고 얼마든지 비판적인 취사선택이 가능하다.
     
    그러나 김대중-오부치 선언이나 6.15 선언 모두 까다로운 상대와의 전략적 화해라는 공통점을 깔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홍걸 의원(무소속)은 "(현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무조건 부정하려다보니 6.15 얘기를 지금 하기가 싫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계기를 이용해서라도 어떻게든 정세를 관리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적 과거 해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도 드러난다.
     
    윤 대통령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을 놓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존경을 표하면서도 정작 고인의 신념이었던 '균형외교'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평가가 없다.
     
    이는 윤 대통령이 북한 방사포 발사 당일에 영화 관람을 했다가 과거 당선인 시절의 발언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과도 무관치 않다. 편의주의적 상황 인식으로는 결국 내로남불식 자기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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