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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곳' 없는 노동자들…"사업장 작아질수록 더 열악"



대전

    '쉴 곳' 없는 노동자들…"사업장 작아질수록 더 열악"

    민주노총 '산업단지 노동자 대상 휴게권 실태조사'
    20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 58.2% "휴게실 없어"
    필요도·활용도는 저임금·작은 사업장서 더 높게 나타나
    8월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20명 미만 사업장 제외
    민주노총 "모든 노동자 휴식권 보장할 수 있는 대책 필요"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등 단체들이 27일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등 단체들이 27일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
    산업단지 노동자들에게 일하다 '쉴 곳'이 있는지를 물었다. 많은 노동자들이 쉴 곳이 없다고 답했고, 작은 사업장은 더 열악한 양상을 보였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는 대전을 포함해 전국 13개 지역 산업단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27일까지 노동자들에게 휴게시설을 비롯한 실태에 대해 물었고, 모두 4021명의 응답이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오는 8월 18일부터 시행되는 사업주의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를 앞두고 진행됐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사업주는 근로자가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다만 상시근로자 20명 미만의 사업장의 경우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적용되지 않는다.
     
    조사 결과, 사업장의 규모가 작아질수록 휴게시설을 갖추지 못한 비율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00명 이상 사업장에서 휴게실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3.6%였는데, 20명 이상~50명 미만 사업장에서는 40.6%, 20명 미만 사업장에서는 58.2%가 휴게실이 없다고 답했다고 민주노총은 설명했다.
     
    반면 '휴게실이 있는 경우' 이를 매일 이용한다는 비중은 작은 사업장과 저임금 노동자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휴게실을 대신해 카페나 외부 공간 등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에게 휴게실은 쉴 곳이기도 했지만 도시락을 먹는 공간이기도, 커피 한 잔을 대신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동수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미조직전략조직국장은 "여러 가지 내용으로 봤을 때 휴게실의 필요도나 활용도 모두 저임금·작은 사업장 노동자에게 더 절실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여러 사업장의 '공동 휴게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게실이 없거나, 있어도 열악한 현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 휴게실이 생기면 이용하겠다는 의사('이용하겠다'+'가까우면 이용하겠다')는 전국 조사에서 86%, 대전에서도 85.4%로 집계됐다. 민주노총은 공동 휴게실 설치를 비롯해, 모든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율현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장은 "시행령에서 제외된 20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요구가 그 어느 사업장의 노동자들보다 컸다"며 "이번 시행령이 담고 있는 20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 또 휴게시설 설치와 관련된 애매하고 추상적인 기준들이 아닌 휴게시설 공간과 장소와 개수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들을 시행령에 담아 노동자들이 휴게권에 대한 자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제대로 된 휴식이, 결국은 안전한 노동으로도 연결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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