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학생들과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세대가 청소경비 노동자 처우 개선에 책임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일부 연세대 학생들이 캠퍼스 내 청소·경비노동자의 집회로 학습권을 침해 받았다며 노조 측을 고소한 가운데 노조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표하는 학생들이 모여 학교 측을 규탄했다.
연세대 비정규직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등 약 30명의 연세대 학생들은 6일 연세대학교 백양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본부가 나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노동자의 요구를 묵살하고 학생에게 정의를 가르치지 않는 연세대학교를 규탄한다"며 "교육기관으로서 연세대의 책임을 촉구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이날 '연대하는 우리 모두 연세대의 얼굴이다', '학생들도 함께한다 노동 존중 실현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석했다. 조합원들은 학생들에게 투쟁 구호가 적힌 빨간색 조끼를 입혀주며 연대를 표현했다.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세대가 청소경비 노동자 처우 개선에 책임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시급 440원 인상 △정년퇴직자 인원 감축 및 구조조정 반대 △샤워실 설치를 요구하며 4월부터 집회를 이어왔다.
이에 연세대 학생들이 교내 청소·경비 노동자들을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이모(23)씨 등 연세대 재학생 3명은 청소노동자들의 집회 소음으로 학습권이 침해당했다며 집회를 주도한 김현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장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5월 형사 고소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 정신과 진료비 등 명목으로 약 640만원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도 제기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현옥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장은 "고소 건에 대해서 학생 미워하지 않는다. 학생인 만큼 공부를 해야하기 때문에 다 이해한다"며 "학교 측이 하루빨리 해결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인원 감축 후 충원이 안 돼 일하는 강도가 세졌다"며 "점심 집회를 4개월째 하고 있지만 바뀐 게 없다"고 덧붙였다.
학생들도 지지 발언에 나섰다. 해슬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연세대는 15년 동안 노동자들의 요구를 거절하고 학생들이 연대하는 모습을 모른 척하고 그저 투쟁 끝나기만을 수수방관하며 기다리고 있는 학교 측에 분노를 느낀다"며 "최근 고소 건은 모두 학교가 정의를 가르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세대 졸업생 출신인 류하경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노동자들을 고소한 학생은 3명이지만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표명한 지지 서명은 3천명을 넘었다"며 "연세대 구성원 다수는 노동자들을 지지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공동위는 재학생들을 상대로 청소·경비노동자들 집회에 연대하는 서명을 받았고 이날 11시 기준 3천여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