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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이자폭탄 VS 고물가 고착화…깊어지는 한은의 고민



금융/증시

    가계부채 이자폭탄 VS 고물가 고착화…깊어지는 한은의 고민

    핵심요약

    美 연준 두 달 연속 정책금리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한미 금리 역전 현실화…추경호 "시장 예상에 부합, 영향 제한적"
    美 공격적 금리인상 지속…한미 금리차 더 벌어질 수도
    금통위도 빠른 속도로 금리 올리면 1800조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
    속도조절하면 물가잡기 실기…한은의 고민

    연합뉴스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이 27일(현지시간)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커지게 됐다.

    지난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나 올렸지만(빅스텝), 물가상승세가 좀처럼 꺽이지 않는 데다, 한미 금리차 역전까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당시 한은의 빅스텝은 사상 처음이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4월, 5월에 이어 6차례에 걸쳐 11개월 사이 1.75%포인트나 올라 연 2.25%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미 연준이 이날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면서 미국 정책금리는 연 2.25%~2.50%로 금리 상단이 우리나라보다 0.25%포인트 높아지는 한미 금리차 역전이 시작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서 촉발된 공격적인 긴축 정책으로 달러 강세가 더욱 도드라지면서 국내에 있는 외국인 투자금이 일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면서 "연준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금 유출 우려와 관련해는 "과거 세 차례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있었지만,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오히려 순유입을 유지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는 9월에도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미 금리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다.

    올해 한은 금통위는 8월과 10월 11월 3차례 예정돼 있는데 한은이 남은 금통위에서 한미 금리 격차 해소를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올릴 지는 미지수다.

    1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연동된 이자폭탄이 소비위축과 경기침체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8월부터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 상단은 이미 12년 만에 6%를 넘어섰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6%대까지 치솟았고, 은행들이 주담대 지표로 삼는 신규 코픽스(COFIX) 상승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폭이 거세지면서 시중 대출 금리 역시 가파르게 올라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물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 투자)로 무리하게 내집 마련과 주식, 가상화폐 등을 산 2030 세대까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하지만 한미 금리 역전 해소 말고도 국내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한은 역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압박을 받게 됐다.

    한은이 전날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이 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향후 1년 동안의 미래 물가상승률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6월 3.9%로 10년여 만에 최고치였는데, 한 달 사이에 0.8%포인트 오르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0.8%포인트라는 상승폭 역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인데, 그만큼 물가상승 압박이 더 거세지고 있다는 뜻이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오히려 커지면서 물가상승을 재차 압박하는 모양새다.

    결국 한은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금리 인상에 소극적일 경우 고물가가 더욱 고착화되면서 저소득층이 더 큰 곤경에 빠져 회복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또다른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금통위 직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는 이 상황은 경기와 관련 없이 물가 먼저 잡아야 하기 때문에 물가 우선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물가 잡기에 방점을 찍기도 했다.

    결국 한은이 고물가와 한미금리 역전을 막기 위해 당장 다음 달 금통위부터 다시 한 번 '빅스텝'에 나서는 등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지, 아니면 이자폭탄과 소비위축으로 촉발되는 경기침체를 우려해 속도조절에 나설지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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