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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변이'라던 BA.2.75, 왜 재유행에 영향 못 미쳤을까



보건/의료

    '괴물 변이'라던 BA.2.75, 왜 재유행에 영향 못 미쳤을까

    높은 전파력, 면역 회피 가능성에 '쌍끌이 유행' 우려 나왔지만
    분석 결과 BA.5 압도할 수준 아냐…"당장 유행 이끌지 않을 듯"
    BA.2 유행 후 확산한 BA.5처럼 나중에 커질 가능성 배제 못 해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전파 속도와 면역 회피력이 기존 변이보다 높다는 이유에서 이른바 '켄타우로스 변이'는 이름까지 붙었던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75가 예상과 달리 현재 국내 유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양새다.

    초기 예측만큼 현재 유행하는 BA.5를 압도할 만큼 전파력 또는 면역회피 정도가 높아지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BA.5 유행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은 채 잔존한다면 뒤늦게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유전체 분석 결과 검출된 BA.2.75는 누적 24건이다.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한 후 검출된 사례가 21건, 국내 지역감염이 3건이다. 지난 한 주 동안만 BA.5가 2020건 가량 검출된 것과 비교하면 별다른 유의미한 점유 비중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4일 BA.2.75의 국내 첫 유입이 확인됐을 때만 해도 이 변이가 당시 국내에서 빠르게 점유 비중을 늘려가던 BA.5에 가세해 유행을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가뜩이나 전파력이 빠른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 BA.2에서 파생된 데다 체내에 더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는 스파이크 유전자 변이도 BA.2보다 8개 더 많은 36개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BA.2.75가 처음 보고된 인도에서는 점유율이 일주일 새 7.9%에서 51.35%로 폭증한 사례도 있어 국내는 BA.5와 BA.275의 '쌍끌이 유행'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초기 우려와 달리 별다른 위세를 떨치지 못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전문가들은 우선 현재 유행하는 BA.5를 압도하거나 함께 유행할 정도의 바이러스적 특성을 갖지 못한 점을 꼽는다. 정보가 부족했을 때 전파력이 더 빠르게 진화하는 바이러스의 특성에 기초해 나왔던 BA.2.75에 대한 초기 예측만큼 전파력이나 면역 회피력이 높지는 않다는 것이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초기의 예측이 나중에 데이터를 통해 증명이 되는 것인데 데이터로는 BA.2.75가 BA.5보다 특별히 더 우위가 있지는 않아 보인다"며 "즉 BA.5보다 전파 능력에 있어 우위가 있거나 면역 회피를 더 강력하게 해야 대체가 이뤄지는데 그럴 수준의 면역회피력이나 전파력이 아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BA.2.75 가 BA.5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전파력이나 면역회피능력이 뛰어나야 하는데 구조적으로 우려했던 것과 달리 최근 연구에서 BA.2.75의 면역회피능력이 BA.5 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결과도 있다"며 "때문에 이미 우세종이 된 BA.5를 누르고 BA.2.75가 당장 우세종이 되어 유행을 이끌기는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BA.2.75가 당분간 BA.5를 누르거나 혹은 함께 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낮아지며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번 재유행 정점 구간에서 신규 확진자 규모를 30만명에서 하향해 20만명 안팎으로 조정한 상태다.    

    그렇다면 BA.2.75는 유행 구간마다 사라졌던 다른 변이처럼 영향력을 잃고 없어지게 될까? 전문가들은 BA.5가 주도하는 유행이 지나가고 영향력이 줄어들 경우 그 틈을 타 유행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본다.

    가령 지금 유행하는 BA.5 또한, 지난 5월 초순에 유입된 후 당시 우세종이었던 BA.2 유행 하에서 비교적 잠잠하다 6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확장한 바 있다. 이처럼 BA.2.75도 BA.5의 감염에 따른 면역이 감소되는 시점에 확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변이가 4주 정도 검출이 안 된다면 전파가 끊겼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은 안 없어지는 상태에서 BA.5 유행이 뜸해질 때까지 남아있으면 유행의 규모는 짐작이 어렵지만 새롭게 유행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탁 교수 또한, "BA.5와 BA.2 그리고 BA.2.75 는 서로 상당 부분 다른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다른 변이에 감염되도 이에 대한 면역회피를 서로 할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BA.5에 의한 유행이 지나가고 면역이 감소하는 시기에 BA.2.75 가 유행을 주도할 개연성이 아주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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