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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기부 파타고니아 성공 비결? 가치 공감한 소비자"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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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4조 기부 파타고니아 성공 비결? 가치 공감한 소비자" [한판승부]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김종대 인하대 교수(지속가능경영연구소 ESG 센터장)

    이본 쉬나드, 자본주의의 미래다. 명분과 실리 다 얻어
    파타고니아 성장 비결은 이본 쉬나드의 가치에 공감한 소비자
    삼성 RE100 선언, 늦은 감 있어
    기후변화는 우리 기업에 위기 아닌 엄청난 기회

    ▶ 알립니다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죠. 등산 갈 때 입는 파타고니아의 창업주인 이본 슈나드 회장 일가가 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지분을 환경단체와 비영리단체에 넘겼습니다. 기부했다는 얘기인데. 전 세계적으로 충격. 신선한 충격을 준 뉴스여서 많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본 슈나드 회장, 어떤 인물인지 이 파타고니아라는 회사는 어떤 회사길래 이런 결정이 가능했을지. 이 기부의 의미는 무엇일지 또 관련 전문가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지속가능경영연구소의 소장이세요. 인하대학교 김종대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김종대> 반갑습니다.

    ◇ 박재홍> 교수님 마이크를 중간으로. 우리 진 작가님과 김 소장님과 인사 나눠주시고요.

    ◆ 진중권> 안녕하세요.

    ◆ 김성회> 안녕하세요.

    ◆ 김종대>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은 연구소가 지속가능경영연구소, 그러니까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해서 연구를 하는 곳이군요.

    ◆ 김종대> 그렇습니다.

    ◇ 박재홍> 요즘 가장 핫한 주제.

    ◆ 김종대> 오랫동안 핫했죠, 사실은. 요즘 ESG라는 이름으로 많이 부르고 있죠, 사람들이. 같은 맥락입니다.

    ◇ 박재홍> 요즘 굉장히 역할이 많아지신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파타고니아의 이 기부 관련해서도 교수님이 많이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일단은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은 기업으로 일단 정평이 나 있기는 합니다. 광고문구 때문에 매우 유명해요. "Don't buy this jacket unless you need' 필요 없으면 사지 마세요, 이 잠바. 어떻게 기업이 가능합니까?

    ◆ 김종대> 이건 어떤 마케팅 전략이라기보다는 그냥 평소에 가지고 있는 신념과 철학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회장님의?

    ◆ 김종대> 그렇죠.

    ◆ 진중권> 그동안에 회사에서 환경보호나 생태를 위해서 많은 일들을 해 왔나 보죠?

    ◆ 김종대> 많이 했죠. 1973년에 설립됐는데 설립 목적 자체가 환경보호를 위한 것이다라고 선언을 하고 시작했으니까요. 모든 경영이 거기에 맞춰져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는 거죠.

    ◇ 박재홍> 대단한 기업이네요.

    ◆ 김종대> 좀 독특하기도 하고 대단한 기업이죠.

    ◇ 박재홍> 이렇게 아예 환경보호를 위해서 기업의 모든 자산을 매각, 기부하겠다, 이런 기업 자체도 없었잖아요, 사실.

    ◆ 김종대> 없죠. 독특하기도 한데요. 왜냐하면 단순히 그걸 기부로 본다면 미국 사회가 기부가 보편화돼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도 꽤 많거든요. 그런데 이 경우의 기부는 기부가 초점이 아니다, 이렇게 보셔야 될 것 같아요.

    ◇ 박재홍> 뭐가 초점입니까?

    ◆ 김종대> 제가 설명을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설명해 주세요.

    ◆ 김종대> 우선 이분이 83세세요.

    ◇ 박재홍> 회장님이, 이본 슈나드 회장님.

    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회장. 파타고니아 홈페이지 캡쳐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회장. 파타고니아 홈페이지 캡쳐
    ◆ 김종대> 벌써 2년 전에 경영직을 떠났죠, 현직에서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후계구도가 필요한 겁니다. 후계구도가 필요한데 예를 들면 상장시키고 주식을 소유한다든지 M&A로 매각하고 그 돈을 가지고 다른 일을 한다 이런 여러 가지 구도가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같으면 당연히 그런 방법을 택했겠죠.

    ◆ 진중권> 검찰에 나오고.

    ◆ 김종대> 결국 세금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겠죠. 그런데 이분은 용납이 안 되는 겁니다. 왜 안 되느냐 하면 어차피 자기는 이 돈을 자기 가족들이 쓸 생각이 없었고. 그다음에 이걸 다른 방식으로 넘겨주면 자기가 50년 동안 지켜온 철학이 유지가 되지 않을 거다, 이게 걱정이 되는 거죠.

    ◇ 박재홍> 종교 이상이네요.

    ◆ 김성회> 회사가 상장회사가 아니라 가족들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 김종대> 그렇습니다. 가족이 100% 가지고 있는데 그걸 이번에 100% 다 비영리단체와 신탁한 겁니다.

    ◆ 김성회> 상장을 안 한 것도 이유가 있었던 거네요.

    ◆ 김종대> 상장의 필요성을 못 느꼈대요, 경영상. 그다음에 상장을 하게 되면 어떤 효과가 있느냐면 주주들이.

    ◇ 박재홍> 이익을 극대화?

    ◆ 김종대> 바로 그렇습니다. 단기 극대화 압력이 굉장히 심하거든요.

    ◇ 박재홍> 주주총회해서 배임으로 고소하죠. 나는 주주 이익이 극대화해야 되는데 당신 마음대로 이걸 지구 환경을 생각해?

    ◆ 김성회> 그런데 상장을 안 하면서도 이렇게 많은 매출을 올리고 투자를 받지 않고도 본인이 일궈놓은 걸 가지고도 회사가 돌아갔다는 건 사실 대단한 경우지 않습니까?

    ◆ 진중권> 굉장히 희한하네요. 사회주의적 재벌이잖아요.

    ◆ 김종대> 그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요. 제가 좀 설명을 드리겠지만.

    ◇ 박재홍> 설명해 주세요.

    ◆ 김종대> 정반대입니다. 이분은 오히려 자본주의의 미래라고 봐도 됩니다.

    ◇ 박재홍> 자본주의 미래.

    ◆ 김종대> 왜냐하면 사실은 이분 얘기할 때 사람들이 자꾸 환경만 얘기를 하는데요. 이분이 위대한 점은 환경주의자나 기부를… 이게 아니에요. 모든 경영이 자연주의 경영에 맞춰져 있는데 경제적으로 어마어마한 성공을 해냈다는 거예요. 대단한 분입니다. 지금 매출은 2조 원 되고요. 매년 연간 1400억 정도 되는데요. 그걸 다 넘긴 거죠. 가족들은 그걸 다 동의를 해 줬고.

    ◇ 박재홍> 자녀가 둘이잖아요.

    ◆ 김종대> 자녀가 둘이고 부인이 있는데 전부 다 넘겼죠.

    ◇ 박재홍> 아버님이 되게 무서우신 분인가 봐요. 반대를. 우리나라 같으면 벌써 소송 나오고. 죄송한 얘기지만.

    ◆ 김종대> 이분의 스타일을 볼 때 사실 이분이 성공한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종업원들과의 가치공유거든요. 종업원들이 이본 슈나드 생각하고 거의 같을 거예요.

    ◇ 박재홍> 그러기 쉽지 않은데.

    ◆ 김종대> 그것처럼 제 추측컨대 가족을 모르지만 가족들도 완전히 아버님의 뜻을 그대로 공유하지 않았을까.

    ◇ 박재홍> 한번 만나 뵙고 싶다.

    ◆ 김성회> 이번에 기부를 통해서 세금도 상속세도 자기들이 다 내기도 하지만.

    ◆ 김종대> 250억 이건 그냥 증여세 같은 느낌이고 이걸 신탁에 비영리에 넘겼기 때문에 세금이 적었죠. 그렇지 않았더라면 한 절반 정도로 세금을 냈을 거라고 합니다.

    ◇ 박재홍> 2조.

    ◆ 김종대> 2조 정도를, 그런데 그게 목적은 아니었고요.

    ◆ 김성회> 제 얘기는 사재는 있는 거잖아요. 자기 돈이 있는 거고 회사 지분 전체를 넘긴 상태고.

    ◆ 김종대> 주식 100%로 보시면 됩니다.

    ◆ 진중권> 그러면 앞으로 지분이라는 게 이익 배당이 되지 않습니까? 그걸 사회에 환원하는 건가요?

    ◆ 김종대> 아닙니다. 비영리 단체에 그대로 배당이 돌아가고요. 그리고 그 비영리단체가 그 돈을 이본 슈나드가 원하는 대로 쓰는 그런 구도입니다.

    ◇ 박재홍> 맡긴 비영리단체나 환경단체가 굉장히 신뢰할 수 있는 곳이라고 본인이.


    ◆ 김종대> 그럼요. 왜냐하면 이분은 1985년부터인가 매출액의 1%를 무조건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지구세. 자기가 만든 개념이죠. Earth Tax라고 만들어냈죠. 전 세계 환경단체하고는 너무나 네트워킹이 잘 되어 있는 거죠. 서로 신뢰가…

    ◇ 박재홍> 이분이 굉장히 재미있는 게 우리나라랑 연관이 있어요. 이분이 군대를 대한민국에서 주한미군 출신이에요.

    ◆ 김종대> 맞습니다, 카투사를 했습니다.

    ◇ 박재홍> 북한산 등반하시면서 회사에 대한 생각도 하셨던 거군요, 그러니까?

    ◆ 김종대> 여기에 있는 동안 거의 낙이 인수봉 등산하는 거였답니다.

    ◇ 박재홍> 인수봉. 자랑스럽네요.

    ◆ 김종대> 그러면서 사람들이 개척하지 않은 등산로를 몇 개 개척해서 이름이 슈나드 코스가 있습니다.

    ◇ 박재홍> A, B코스 두 개가 있다고.

    ◆ 김종대> 있습니다. 대단한 분이죠. 우리하고 인연이 많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러다가 이 회사를 어떻게 만드신 거예요?

    ◆ 김종대> 본래 이분이 그냥 개인적으로 14살 때 알바를 했는데, 캘리포니아에서. 뭘 했느냐면 매 사냥 있잖아요. 매 사냥하는 클럽에서 알바를 하면서 등반을 한 거죠. 절벽 오르내리고 하는 일들이 필요하니까.

    ◆ 진중권> 매를 이용한 사냥이죠?

    ◆ 김종대> 매를 이용한 사냥 있잖아요. 그 클럽에 자기는 알바를 뛰었는데 그럴 필요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등반하고 하면서 여기에 빠져 버린 거예요, 등반, 자연에 빠져서 등반과 자연을 위해서 자기는 평생을 살겠다 이렇게 그때 마음을 먹고 그다음부터는 자기가 등반장비 있잖아요. 이런 걸 만들기 시작한 거예요. 환경 친화적인 방법으로. 친구들한테도 만들어주고. 이러다가 73년에 이걸 내가 비즈니스를 해도 되겠다, 시작을 한 거죠. 아주 작은 규모로, 개인이.

    ◇ 박재홍> 아주 작은 규모로 하다가 이제 전 세계적인 기업이 된 거네요.

    ◆ 김종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경영수단도 대단하신 분이에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이분이 처음 73년도에 기업을 만드시고 기업경영 철학을 이분이 만드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어떻게 스스로 만드신 거예요?

    ◆ 김종대> 그럼요. 그건 타고났다고 봐야죠. 타고난 어떤 신앙 같은 거라고.

    ◇ 박재홍> 타고난 신앙 같은 거. 그러면 기업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세요. 기업 경영, 아까 사회적 기업 뭐죠?

    ◆ 김종대> 그건 아니고요. 그게 까 오히려 반대라고 말씀을 드린 이유를 제가 설명을 드리면 이제 지속가능 경영이나 이런 분야에서 가장 우리가 찾으려고 하는 모델이 뭐냐 하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내고 이해관계자들을 다 니즈를 충족시켜주는데도 돈을 많이 버는 기업. 이게 우리 기업의 미래라고 보는 겁니다. 말하자면 이해관계자들을 충족시키고 사회 기부를 하는데 기업이 망해. 그건 우리 모델이 될 수 없잖아요. 반대도 우리의 모델이 안 되는 거죠, 반대도. 그런데 이 2개를 동시에 달성하는 걸 우리 경영학에서는 전략적 윈윈 이렇게 표현하잖아요. 그런 사례들이 많거든요. 파타고니아뿐만 아니라. 예를 들면 유니레버 같은 기업도 그런 데 속하고 꽤 많거든요. 그런 기업이 많아지고 많아질수록 우리 지금 자본주의가 사실 문제가 좀 있잖아요. 소득불평등이나 환경파괴나 이런 걸 동시에 해내게 되는 우리 미래, 희망이 오히려 이런 모델이다. 말하자면 이본 슈나드가 환경을 신앙처럼 생각하는데 돈은 별로 못 벌었어. 이러면 사실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없죠. 그런데 돈을 많이 벌었거든요.

    ◇ 박재홍> 철학도 좋고.

    ◆ 김종대> 철학도 좋고 경영 수단도 좋고. 그러니까 다른 기업. 예를 들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걸 할 수만 있으면 따라했으면 좋겠는데 능력이 그렇게 모자랄 수가 있고 아니면 또 그런 철학을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죠.


    ◆ 진중권> 어떻게 보면 사실은 이렇게 커지려면 사실 우리는 그렇게 배웠지 않습니까? 자본주의의 미덕이라는 게 흔히 악덕으로 얘기했던 소유욕이라는 걸 긍정한 것이다라고 했는데 내가 이렇게 많은 돈을 벌어서 내가 가질 것도 아니고 물려줄 것도 아니고 결국 사회에 환원할 건데 뭐 이렇게 열심히 일해라고 한다면 오히려 모티베이션(동기부여)이 없어서 발전을 못할 것 같지 않냐.

    ◆ 김종대> 그러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쪽 일을 하고 미국에서 제가 공부를 하고 할 때 제가 느낀 점이 뭐냐 하면 우리나라 사회와는 조금 다른 게 있다, 미국이. 그게 아마 저는 제 생각에는 거기에 기독교 정신, 신교도 정신에서 뿌리를 두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사실을 하는데요. 제가 보니까 이 사람들은 일단 사회가 우선이구나 우리보다. 생활에 그게 스며들어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자기 재산을 10조, 5조, 20조 이렇게 내놓는 건 우리는 참 정말 대단한 일이다라고 하지만 그 사람한테는 체화돼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자기가 돈 벌어서 자식들한테 물려줄 것도 아닌데 무슨 모티베이션으로 그렇게 열심히 하나. 그런데 그 사회를 위해서 자기가 뭔가 기여한다는 게 그 사람들한테는 보람이고 동기부여이다.

    ◇ 박재홍> 경영을 잘 했다라는 말씀이잖아요. 그러면 제품을 파는 회사 아닙니까? 우리 소비자들은 굉장히 냉정하지 않습니까? 또 매력적이지 않으면 상품을 안 살 거 아니에요. 그러면 이 회사에서 만들었던 상품의 어떤 부분이 매력적이었습니까? 기업경영 방식은 굉장히 훌륭한데.

    ◆ 김종대> 지금 이제 정말 핵심 포인트, 결론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본 슈나드 같은 경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긍극적으로 어디에서 찾아야 되느냐? 소비자한테 찾아야 되는 거거든요. 제가 파타고니아 옷을 좀 가지고 있는데 제가 한번 이렇게 매장도 다녀보고 하거든요. 싸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옷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서 엄청 예쁘냐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에서 시작했으니까 글로벌하게 크고 있지만 그 미국 소비자들이 그런 걸 알고 사주는 소비자 층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왜 사주냐면 바로 이본 슈나드가 사회에 기여하고 그런 자연주의 경영철학을 갖고 있는 걸 인정해 주고 공유해 주는 소비자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좀 비싸요. 비싼데 그냥 보기보다는 좀 비싸더라고요. 제가 옷을 이렇게 여러 가지 제품을 봤는데. 그래도 사준다는 거죠. 왜냐하면 당신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우리도 다 공유하고 싶다, 이해한다. 그리고 그게 참 바람직하다라고 생각한다는 소비자가 있거든요, 소비자가. 그래서 성공했다. 이게 저는 제일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번 제가 생각을 해 봤거든요. 우리나라에 그런 경영학 용어로는 리치라든지 세그먼트라든지 이런 표현을 쓰거든요. 그런 소비자 그룹이 있을까, 우리나라에. 그러니까 이본 슈나드를 알아주고 사주는 이런 소비자가 있을까. 있으면 우리가 성공하는 건데요. 소비자는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본 슈나드 같은 위대한 경영자는 우리나라에 있을 수 있고 제품 혁신도 있고 마케팅 전략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안 사주면 성립되지 않는 모델이거든요. 우리나라에 그럼 당장 그게 가능할까. 저는 아직은 멀었다. 우리 소비자들이 아직 덜 준비가 돼 있을 거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진중권> 철학의 문제인데 결국은. 소비 철학이고 인생철학이기도 하고 너무나 다른 것 같아요.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내가 대지분을 갖고 있다라면 이것 자체가 사회적 권력이고 그다음에 동시에 이게 어떨 때는 정치적 권력이고 그 권력 그 지위를 넘겨주는 약간 신분적인 의식이 강한 것 같은, 그쪽에서는. 그리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그렇잖아요. 자본주의적으로 좋은 물건을 싸게 사는 거지 거기다가 내가 비싸게 산다라는 것 지불해야 된다는 것에 아직 익숙하지가 않은 것. 그런데 최근에 그런 여론조사를 보니까 그런 게 있더라고요. 탄소세라든지 이런 것에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다라는 층도 상당히 늘었다고 하는데.

    ◆ 김종대> 그러니까 두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소비자가 우선 그런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건 틀림없고요. 속도의 문제인데요. 틀림없고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소비세 낼 의향이 있느냐, 탄소세. 또는 비싸도 환경 친화적인. 설문조사에서는 대부분 80, 90%가 예스라고 합니다. 개도국도 마찬가지입니다.

    ◇ 박재홍> 설문에도 그렇게 얘기하고.

    ◆ 김종대> 행동은 그렇게 안 한다는 거 우리 조사에서 다 밝혀져 있는데요. 점점 더 그런 소비층이 늘어난다는 것은 틀림없거든요. 희망을 가지는데 우리나라에 그런 소비자 로하스 소비자, 그린 소비자, 이런 지속가능한 소비자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아직까지 있습니다. 사실 저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런데 있다 없다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기업이 그런 소비자를 타깃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서 성장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규모까지는 아직 우리나라가.

    ◆ 김성회> 우리나라가 그런 점에서 시도해 보는 게 생협 같은 거 아니겠습니까? 조금 비싼 물건이지만 친환경적이고 유기농이고 좋은 물건을 회비를 내고 직접 사먹는다.

    ◆ 김종대> 맞습니다. 생협도 그렇고요. 아니면 사회적 기업이 만든 제품도 그럴 수 있는데 그런 것은 사실은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그런 대기업이 운영하는 거랑 약간 성격이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공동체. 서로 이런 느낌이 크거든요. 이건 보편화된 우리 경제의 모델이 되기가 어렵고요. 그러니까 영향력이 엄청 큰 대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이 이런 모형을 갖고 가줘야 되는데 이게 쉽지가 않거든요.

    ◇ 박재홍> 이 회사 제품을 보면 이제 암벽등반에 쓰는 재료 같은 걸 보면 암벽의 홈 사이에 끼워서 암벽에 망치를 안 쓰고 훼손을 줄일 수 있는 알류미늄 초크 이런 것들을 만들어서 환경과 같이 갈 수 있는 이런 걸 호소를 해서 소비자들에게 어필이 많이 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헌옷 수선. 옷 있으면 사지 말라고 얘기하니까 이 옷 사는 것 자체가 이 제품 쓰는 것 자체가 뭔가 가치를 산다. 환경을 보호한다, 이런 의식을 미국 소비자들이 갖게 된 겁니까?

    ◆ 김종대> 그런 소비자들이 많다는 거죠. 이분이 처음에 선언한 게 뭐냐 하면 소위 컨슈머리즘이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소비주의죠. 뭐냐 하면 1950년대, 60년대는 전 세계 경제가 부흥을 일으킬 때 아닙니까? 그때는 사람들이 환경이나 사회적 이슈에는 별 관심이 없고 이런 식으로 성장하면 마치 물질적으로 성장해서 유토피아가 될 것처럼 생각하는 시대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때는 이 컨슈머리즘이라는 게 굉장히 득세를 했을 때죠. 많이 만들고 많이 쓰고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냐 이런 느낌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가장 하지 말아야 될 내가 반대하는 건 컨슈머리즘이다. 그러니까 싸게 만들어서 막 쓰는 이런 경제시스템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지구가 지속될 수 없다. 그래서 그걸 하기 위해서 이 사람은 평생 노력을 해 왔고 그렇게 해서 나온 산물이 '돈 바이 디스 자킷'입니다. 필요 없는 거 왜 자꾸 사니.

    ◇ 박재홍> 필요 없으면 사지 마라.

    ◆ 김종대> 아무리 싸다도 해서 자꾸 사지 마, 이런 개념인 거죠.

    ◆ 김성회> 일본에서 강의를 하는 더글라스라는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나는데 캘리포니아 중산층처럼 전 세계 인구가 살려고 하면 지구가 7개 필요하다.

    ◆ 김종대> 그 개념입니다. 용량이 모자라는 거죠. 지구가 우리를 지탱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을. 그런데 그걸 이 사람이 앞서서 내가 실천하겠다 이렇게.

    ◇ 박재홍> 그러니까 미국 사회는 굉장히 풍요롭잖아요. 그러니까 아끼고 절약한다는 개념이 없어요. 보면 음식물쓰레기 전혀 수거 안 하고 바로 갈아서 하수구에 내려 보내버려요. 그런 사회 속에서 그러니까 이런 환경적 가치를 제품에 넣다 보니까 어떤 미국사회자도 좀 움직였다 이렇게 봐야 됩니까, 그러면?

    ◆ 김종대> 그러니까 미국이 사실은 일반적으로 그렇고요. 항상 에어컨 켜놓고 문 열어놓고 이런 식이니까요. 그런데 워낙 큰 시장이니까 그중에 이 환경주의에 동조하는 지속가능한 소비자 마켓 세그먼트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해야 되겠죠.

    ◆ 김성회> 제가 미국에 살던 동네에 바로 옆동네가 아주 부자동네인데 아내랑 산책 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가면 벤츠나 이런 고급차가 있으면 꼭 옆에 프리오스가 한 대씩. 그러니까 얘기를 하면서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를 해서 나는 부자지만 항상 친환경적인 소비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런 정신들이 미국은 있더라고요.

    ◆ 김종대> 약간 뭐라 그러죠. 자기 심리적 만족감을 얻기 위한 소비행태. 그런 게 요즘 전기차로 대표된다 그러더라고요, 테슬라로. 그런데 이제 사실은 그 사람들이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소비를 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거죠.

    ◇ 박재홍> 그러면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도 굉장히 많이 있을 거 아닙니까? 파타고니아 생산 방식이나 판매 방식이라든지 어떤 차이가 있었을 까요?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었을까요? 타 기업과 아웃도어 브랜드 경쟁업체가 있을 거 아닙니까?

    ◆ 김종대> 있죠.

    ◇ 박재홍> 그럼 파타고니아만의 철학이 반영을 돼서 판매방식이라든지 생산방식에 있어서 차이점이 있었던 건 어떤 게 있을까요?

    ◆ 김종대>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소비자들한테 어떤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냐면 그러니까 제품 생산과정이나 유통이나 아니면 서플라이 체인 매니지먼트라고 하잖아요. 조달 받는 원재료나 이런 것들. 이런 것들에 있어서 우리가 환경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다음에 환경 말고 다른 사회적 이슈도 사실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입니다. 환경에 다 묻혀서 그렇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종업원의 가치를 최우위에 두고 있다. 이 두 가지를 지속적으로 소비자들한테 각인을 시키는 거죠. 그럼 소비자들은 여기 제품을 사면 기분이 좋거나 죄책감이 없는 거죠. 환경을 망가뜨리지, 최소한 덜 망가뜨린다. 그다음에 내가 사주면 직원이 한 1000명 넘거든요. 한 1000명 넘는 그 종업원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 박재홍> 어떤 차별화된 대우가 있습니까? 구글 직원들은 보면 구글 사내 식당 너무 좋거든요. 나갈 필요가 없고 그럼 이 파타고니아 직원들은 어떤 차별적인 게 있습니까?

    ◆ 김종대> 그러니까 파타고니아 직원에 들어올 때부터 교육 훈련을 할 때까지 이런 과정을 거쳐서. 그러니까 물론 기본적으로 그냥 명분만 좋은 것이 아니라 사실은 패키지가 굉장히 좋은 거죠. 종업원들한테 굉장히 많은 혜택을 주는 거죠. 그리고 종업원은 어떤 우리가 사회적 이슈로 생각할 수 있는 예를 들면 유리천장 문제, 남녀 차별 문제, 인종문제 이런 걸 정말 피부로 전혀 그런 문제가 없는 걸 느끼도록 만들어주니까. 리텐션이라고 그러죠. 종업원들이 이직을 안 하는 거예요. 그런데 기업으로서는 이직을 안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종업원들 회전률이 높으면 비용이 어마어하하게 들어가요. 교육해야죠, 또 스킬이 올라갈 때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리거든요. 왜냐하면 예를 들어 아마존은 회전률이 150% 되거든요, 연간. 나름대로 어떤 철학, 경영방식이겠죠. 비용이 어마어마한데 이 기업은 사람들이 들어가면 정말 내가 이 기업의 주인이고 이 세상을 내가 구하는구나. 그리고 물론 패키지도 좋고요. 급여나 복지도 좋고. 그래서 이게 충성을 하게 되고요. 그다음에 내 회사니까 이노베이션, 자기들이 혁신적인 사고를 제안을 내놓고. 이게 이제 선순환이 되어서 종업원들도 행복하고 기업도 돈을 많이 벌고 이게 만들어진 겁니다.

    ◆ 진중권> 최근 삼성에서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100%를 달성하겠다 이런 RE100을 선언했는데 앞으로는 환경을 무시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어려워지는 건가요?

    ◆ 김종대> 그건 이제 말하기가 식상할 정도로 이제는 너무 뻔한 얘기고요. 삼성 RE100도 좀 사실은 일찍할 수도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RE100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찍 하지 않는 기업을 사실 탓할 수가 없는 것이 우리나라 제도적 환경이 RE100 하기에는 지극히 어렵습니다. 생산 여건도 그렇고요. 한전을 중심으로 하는 유통 중심도 그렇고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런데 안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삼성도 물론 그런 측면이 있을 텐데 선진국 기업들 바이어들이 압력을 넣거든요. 안 하면 안 되도록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그건 할 수밖에 없고요. 그리고 어차피 RE100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고 지금 기후변화나 환경 문제를 소홀히 하면 위험에 빠진다 이런 건 그건 학교 아이들도 다 알 정도로 뻔한 얘기인 거고요. 오히려 저는 기업들하고 얘기를 할 때 강조하는 것이 탄소배출을 줄여서 위험을 줄이는 것은 이건 다 그냥 기본이 되어버고 그건 누구나 다 아는 기본이고 오히려 우리나라 기업과 같이 이렇게 역동적인 기업들, 능력이 혁신적인 기업들은 이게 어마어마한 기회입니다. 우리가 그걸 어디서 보느냐면 전기차하고 전기차 배터리 같은 데서 보거든요. 우리나라 사실 거의 최고 수준에 가 있잖아요, 둘 다 짧은 시간에. 다른 나라들은 앞서 있거든요. 이게 바로 뭐냐 하면 기후변화를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거든요. 우리나라한테는 엄청난 기회가 온다고 봐야 됩니다. 예를 들면 포스코 같은 경우에도 지금 포스코는 탄소배출을 워낙 많이 하니까 그렇게 큰 위험이거든요. 그걸 이제 수소화 재처리라는 걸 가지고 혁신적으로 줄이려고 하는데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걸려요. 그런데 저는 포스코가 그렇게 해서 기업 가치를 높이고 기후변화를 활용하는 것보다는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거예요. 소재. 그러니까 예를 들면 철도 물론 소재입니다마는 그거 말고 수소. 소재잖아요. 그다음에 리튬 그러니까 배터리 소재 같은 거. 이런 데 지금 굉장히 많은 포트폴리오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거든요. 저는 그런 경우. 그러니까 포스코를 생각할 때 기후변화만 가장 빨리 위협에 닥칠 기업이다라고 생각이 들 수 있는 그런 기업이었는데 오히려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거죠.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포스코가 소재 기업으로 엄청나게 성공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전부 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거다 이렇게 믿고 있는 거죠.

    ◇ 박재홍>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어떤 소재를 만드는 그런 회사로.

    ◆ 김종대> 실제로 그렇게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우리한테는 좋은 기회다. 기업들한테 그렇게 얘기하지만 기업들은 죽겠다고 얘기하죠.

    ◇ 박재홍> 그렇죠. 이게.


    ◆ 김종대> 죽겠다고 얘기하죠.

    ◇ 박재홍> 더 빨리 더 많이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도 우리 교수님이 하실 일이 아직 굉장히 많으실 것 같습니다. 특강이나 논문을 통해서 한국 기업 환경이 많이 바뀔 수 있기를. 또 파타고니아와 같은 그런 멋진 기업이 대한민국에도 많이 나와서 자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분 인하대학교 지속가능연구소의 김종대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김종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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