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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기관단총' 사업 어떡하나? 재추진 둘러싼 딜레마[안보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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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특전사 기관단총' 사업 어떡하나? 재추진 둘러싼 딜레마[안보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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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튼튼한 안보가 평화를 뒷받침합니다. 밤낮없이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치열한 현장(熱戰)의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列傳) 보도하겠습니다.

    방산비리로 중단된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체계개발 사업의 딜레마
    체계개발 다시 하자니 오래 걸리고, 구매로 빨리 하자니 비리 전력 업체 참여 가능
    "사업 중단 원인 제공한 업체가 다시 참여하는 것은 공정치 못하다" 지적 제기돼
    해당 업체는 업체대로 처벌 이미 받았고, 감점도 적용받고 있다는 입장
    어느 쪽을 고르더라도, 여론과 두 업체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 없어
    일선에선 "업체간 경쟁 관심없고, 빨리 좋은 총 만들어달라" 또 다른 이야기

    K1A 기관단총을 든 특전사 대원. 국방부 제공K1A 기관단총을 든 특전사 대원. 국방부 제공
    육군 특수전사령부 등 우리 군 특수부대가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는, 40년쯤 된 K1A 기관단총을 교체하는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1형(체계개발) 사업이 내년 상반기 중 재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업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방위사업청은 검토를 거쳐 이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본래 이 사업은 2016년 합동참모본부에서 중기소요로 결정돼 선행연구 등을 거쳐 2020년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기업 A사를 선정한 상태였지만, 이 업체가 관련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관련자들이 줄줄이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사업 자체가 중단됐다.

    지난해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던 CBS노컷뉴스는 취재를 통해 2021년 12월 개발계약이 해제된 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 사업의 향방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군사기밀 유출로 중단된 기관단총 개발 사업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사업은 크게 2개로 나뉜다. 1형은 체계개발, 즉 업체와 방위사업청이 함께 총기를 개발하는 사업이고 2형은 구매, 즉 국내 업체가 개발한 총기를 그대로 사오는 사업이다. 이 기사의 주된 쟁점은 1만 5천 정 정도를 도입하는 사업인 1형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020년 6월 A사를 1형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그해 11월 정식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이 회사 임원으로부터 군사기밀 유출 관련 신고를 받고, 같은 해 7월 회사를 압수수색해 다수의 군사기밀을 찾아냈다.

    수사 결과, 이 회사 대표 김모씨 등은 육군 중령 출신이자 영업 담당 이사인 송모씨로부터 5.56mm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5.56mm 차기 경기관총(K15), 신형 7.62mm 기관총(K16), 12.7mm 저격소총 사업 등과 관련된 군사기밀을 제공받았으며, 그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업체에 취업시켜 준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는 합참이 진행하는 합참회의 결과, 사업추진기본전략(안), 전력소요서 등 군 내부 문서들이며 어떤 성능을 가진 총기를 요구하는지를 정리한 작전요구성능(ROC) 등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총기는 많은 나라에서 민간에도 판매되기 때문에 그 성능 자체만으로는 중요한 비밀이라고 하기 힘들다. 하지만 군에서 무기체계를 도입할 때는 단순히 성능만을 따지지 않고 어떤 성능을 가진 무기가 왜 필요한지 부대 편성과 작전·전술적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그러한 내용의 민감성 때문에 이 문서들은 모두 군사기밀로 취급된다.

    방위사업청은 2021년 10월 A사에 대해 부정당업자 제재를 의결해 1년 동안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는데, A사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서울행정법원에 이를 취소해 달라고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올해 4월 방위사업청의 입찰 참여 금지 1년 결정을 6개월로 변경했고, 6월 3일 이 결정이 확정돼 그 다음날부터 12월 3일까지 6개월 동안 제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A사는 앞으로 3년 동안 체계개발이든 구매든 사업에 참여할 때 감점을 받게 됐다. 소수점 단위로 승패가 갈리는 방위산업계 경쟁에서는 치명타를 입은 셈이다.

    다시 개발하자니 오래 걸리고, 구매는 빠르게 전력화 가능하긴 한데…

    김형준 기자김형준 기자
    국내에서 총기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업체는 2군데뿐이다. 수십년 전 국방부 조병창에서 시작해 K1A와 K2 등을 개발, 우리 군에 지금까지 납품해 왔던 B사 그리고 몇 년 전 떠오르기 시작한 A사다. 당연히 둘은 경쟁 관계다.

    B사는 2019년 첫 입찰공고가 나왔던, 1천정 정도만을 도입하는 2형(구매) 사업에서도 A사와 대결했다. 하지만 2차 입찰 시험평가에서 두 회사 모두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그러던 와중 A사 임원들이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되면서 2021년 7월 4차 재공고에서는 B사 총기만이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 올 겨울까지 시험평가가 진행 중이다.

    이와 달리 기밀유출 사건의 여파로 2021년 12월 30일 A사와의 계약이 해제된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1형 사업은 내년 상반기 즈음에 다시 재개될 예정으로, 기존처럼 체계개발 방식일지 구매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런데 A사의 부정당업자 제재는 올해 12월이면 끝나므로, 그 이후에 사업이 재개된다면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감점도 적용된다.

    방위사업청은 현재 1형 사업에서 기존 체계개발 방식을 그대로 고수할지, 2형 사업처럼 구매 방식으로 전환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둘 모두 일장일단이 있는데,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딜레마가 생기기 때문이다.

    만약 1형 사업을 재개할 때 체계개발로 진행하게 될 경우, A사는 중소기업 가점을 받게 되지만 감점도 상당 수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경쟁에서 불리하다. 이렇게 되면 승자는 B사로 사실상 정해져 있다.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그러잖아도 기밀유출 사건의 여파로 1년 이상 늦어진 사업인데, 체계개발은 기존 기술을 바탕으로 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방사청과 업체가 총기를 개발해야 한다. 일단 업체를 다시 선정해야 하고, 2~3년 정도 체계개발까지 거치면 빨라도 2026~27년쯤에야 전력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매 방식을 택한다면 어떨까? 이 경우 이미 완성된 기성품 총기를 구매하는 방식인 만큼 시간이 덜 걸린다. 1년 가량 시험평가를 거쳐 이미 완성된 두 회사 총기 가운데 더 우수한 쪽을 선정하고, 생산을 시작해 전력화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구매 방식으로 진행하더라도 A사는 감점을 적용받긴 하는데, 그 정도가 체계개발보다는 덜하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진행될 경우, 빠르면 2024~25년쯤부터 전력화가 가능할 수 있다.

    방산비리 전력 업체가 다시 참여하는 일, 공정할까? 방사청의 딜레마

    김형준 기자김형준 기자
    문제는 '공정성'이다. 기관단총 개발 사업이 지금까지 표류하고 있는 이유가 군사기밀 유출 사건 때문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A사가 다시 사업에 참여하는 일이 옳은지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많다.

    A사 측은 업체 대표가 구속기소됐다가 유죄 판결(집행유예)을 받는 등 호된 대가를 치렀고, 현재도 부정당업자 제재와 사업 참여시 감점 등을 적용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앞으로 사업에서 둘 중 어떤 업체가 선정되더라도 이를 분할생산, 즉 같은 국방규격하에 두 업체가 나눠서 생산을 하면 두 업체 모두 선의의 경쟁 속에 먹고살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방사청은 방사청대로 A사에게 법으로 가능한 최대한의 제재를 부여했다는 입장인데, 여기엔 맹점이 하나 있다. 2017년 6월 개정된 방위사업법 시행령 70조에 따르면, 방위사업과 관련된 특정정보의 제공을 요구하거나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5년까지 제재가 가능하다. 그런데 A사 부정당업자 제재의 근거가 된 군사기밀 유출이 진행된 시기의 방위사업법 시행령은 제재의 최대 한도를 1년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A사의 군사기밀 유출이 2020년까지 이어졌기에 2017년 6월 개정 방위사업법 시행령을 적용해 제재를 더 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하는데,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방위사업법 시행령에 적힌 처벌 조항은 원칙적으로 대표나 임원이 청렴서약서를 위반했을 때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위사업청은 "2020년 해당 업체의 기관단총 관련 기밀누설은 해당 사업의 청렴서약서 제출 이전에 발생한 행위여서 제재가 불가능하다"며 "같은 해에 일반적인 다른 방위사업 관련 비밀을 수집한 건으로도 (더 길게) 제재를 하려 했는데, 이를 저지른 자가 임원이 아니라 직원이며, 행심위가 이 사업(기관단총)과 관련이 있는 정보 유출로만 제재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한다. 쉽게 설명하면, 시기와 세부 내용이 현행법의 허점과 절묘하게 얽힌 탓에 장기간의 제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렇더라도 경쟁사인 B사에선 A사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인해 불공정 경쟁으로 피해를 입어, 해당 업체가 다시 참여할 수도 있는 쪽(구매)에 부정적인 기류다. 설사 1형 사업을 구매로 진행하더라도, 이미 진행되고 있는 2형 사업의 물량을 확대하는 쪽으로 추진 방향을 변경하면 충분히 해당 물량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1형과 2형 사업에서 요구되는 ROC는 세부 내용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알려졌다. 둘 모두 미군에서 M16이라는 이름으로 채용된 AR-15 계열의 파생형이고, 사용탄과 작동 방식 등이 같기 때문에 일부러 크게 다르게 만들기도 어렵다.

    일반에 공개돼 있는 두 사업의 ROC 차이는 1형이 열상조준경, 2형이 소음기를 요구한다는 점 정도인데 이는 총기 자체보다는 부가장비에 더 가깝다. 때문에 1형 사업을 구매로 진행하려면 차라리 2형 사업을 확대하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도 타당한 점이 있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 보면, 방사청이 내년 상반기에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사업을 빨리 진행하면서 두 업체와 여론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공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아예 없다. 바로 이 점이 딜레마다.

    일선에선 또다른 반응 "어디든 관계없으니 좋은 총 도입해서 제발 좀 바꿔달라"

    지난해 '미라클 작전' 당시 K1A 기관단총을 휴대하고 있는 공군 공정통제사(CCT)들. 일선에선 이와 같이 K1A에 부가장비 장착용 레일을 달고 개머리판도 바꾸는 등 이런저런 개수를 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고육지책일 뿐 총 자체가 낡았기 때문에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공군 제공지난해 '미라클 작전' 당시 K1A 기관단총을 휴대하고 있는 공군 공정통제사(CCT)들. 일선에선 이와 같이 K1A에 부가장비 장착용 레일을 달고 개머리판도 바꾸는 등 이런저런 개수를 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고육지책일 뿐 총 자체가 낡았기 때문에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공군 제공
    한편 취재진과 접촉한 복수의 전현직 특수부대원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또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일선에선 업체 사이 경쟁이나 불화에 관심이 없다"며 "실제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특수부대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두 업체든 다른 (외국) 업체 물건이든 좋은 총을 얼른 도입해서 K1A를 대체하는 일이다"고 전했다.

    이들의 말마따나, 유사시 적지 한가운데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특수부대원들에게는 어느 회사 제품이든 목숨을 맡길 수 있는 좋은 총을 지급받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이들은 2017년쯤 합동참모본부가 외국산 총기를 들여오는 방향도 검토했지만 정작 2019년 처음 나온 2형 사업 공고에서는 국산으로 바뀐 일에도 불만이 많다. 임무 특성상 1초 이내 찰나에 생사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 이미 실전에서 검증된 총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방위사업청의 입장에서 법을 지키면서 공정한 경쟁을 추진하고, 동시에 국내 방위산업이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으며, 사업 진행에 딜레마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만 우리 군의 고질적인 문제인, 일선에서의 의견이 사업을 추진하는 이들에게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은 당국자들이 다시금 되새겨 볼 만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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