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참사 책임 尹 퇴진" 촛불 들자 "지켜라" 맞불…주말 날선 대립



사건/사고

    "참사 책임 尹 퇴진" 촛불 들자 "지켜라" 맞불…주말 날선 대립

    토요일 주말 서울 도심에서 불붙은 '촛불'과 '맞불'
    촛불행동 "참사는 정부 책임", 신자유연대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
    삼각지역 인근에서는 서로를 향해 구호 외치며 대립각

    19일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양형욱 기자19일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양형욱 기자
    토요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 집회'와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맞불 집회'가 연달아 열리면서 민심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 진보 성향 단체인 촛불전환행동(촛불행동)은 핼러윈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규탄하며 '윤석열 퇴진'을 외쳤고, 보수 성향 단체인 신자유연대는 야권에서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윤석열 수호'에 나섰다. 이날 오후 8시쯤 대통령 집무실로 향하는 길목인 삼각지역 인근에서 '촛불 집회' 측과 '맞불 집회' 측은 구호전을 벌이기도 했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7번 출구 앞 도로에서 '윤석열 퇴진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을 열었다. 주최 측 추산으로 약 25만 명이 거리에 나섰다.
     
    촛불행동 측은 "핼러윈 참사 당일 국가재난안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정부를 규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패딩, 모자 등을 착용하고 아스팔트 위에 앉아 "윤석열은 퇴진하라", "더이상은 못참겠다"며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의 손엔 LED 촛불과 '퇴진이 추모다'가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시청역 7번 출구 앞엔 LED 촛불을 구입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현장 안내소에선 촛불행동 측이 피켓을 나눠주고 '퇴진 촉구 백만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현장에서는 참사에 대한 정부 측의 무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처음으로 '촛불 집회'에 참석한 최연탁(60)씨는 "정권이 바뀌었으면 윤석열이 잘해야 되는데 진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나왔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이태원 참사였다"라고 집회 참여 이유를 밝혔다.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강도 높은 비판도 쏟아졌다. 아들과 딸을 데리고 집회에 참석한 이소라(34)씨는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려면 여기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너무 많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퇴진)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말할 필요도 없이 너무 무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모(58)씨 역시 "당연히 민주주의를 파괴한 사람은 퇴진해야 한다"며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헌법을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촛불전환행동 주최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19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촛불전환행동 주최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집회 무대에선 시민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연단에 오른 신기선씨는 "국민 생명 존중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한 권력을 회수한다"며 현 정부 퇴진을 요구했다.
     
    이보다 앞선 오후 3시쯤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에선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서 주최한 '제2차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가 열렸다. 중고등학교 학생을 비롯해 50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손깃발과 피켓을 들고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등을 비판하고 나섰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측은 '윤석열차 논란', '일제고사 부활' 등 학생들을 향한 정부의 태도와 교육 정책을 비판했다. 최준호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윤석열차 논란'을 두고 "중고등학생들이 그린 그림 하나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정치적 탄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오후 5시쯤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10번 출구 앞에서는 보수 성향 단체 신자유연대가 '촛불 집회'를 규탄하는 '맞불 집회'를 개최했다.
     
    19일 오후 6시쯤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인근에서 '촛불전환행동'을 규탄하는 신자유연대 주최 집회가 열린 모습이다. 양형욱 기자19일 오후 6시쯤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인근에서 '촛불전환행동'을 규탄하는 신자유연대 주최 집회가 열린 모습이다. 양형욱 기자
    집회 전부터 시민들은 빨간 천막에서 '별 봉'과 피켓을 받고 도로 위 마련된 의자 위에 착석했다. 집회 장소 주변엔 '윤석열 잘한다', '이재명 구속' 등이 적힌 현수막들이 걸려 있었다.
     
    집회가 시작되자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는 "촛불들은 약 3만 명 정도가 대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힘차게 촛불들을 꺼버리자"고 외쳤다. 집회 참여자들은 호응하며 촛불행동 측이 삼각지역에 도착했을 때를 대비해 '이재명 구속', '윤석열 잘한다' 등 구호 제창을 예행 연습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선 여러 연사들이 무대에 올라 자유 발언을 했다.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며 과격한 발언이 나오는 한편, "대통령 잘하고 계십니다" 등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연단에 선 대한민국호국연합 윤창중 대표는 "(촛불행동 측이) 윤석열 퇴진 음모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런 작태와 음모에 대해 국민 정서는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선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촛불행동 측을 규탄하는 성토들이 이어졌다. 최금탁(69)씨는 "(윤석열 퇴진은) 정당성이 아무것도 없다"며 "촛불행동 측이 주장하는 바가 맞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이유를 설명하려면 끝도 없다"고 말했다.
     
    전동 휠체어를 끌고 집회에 참석한 김대현(66)씨는 "젊은 친구들 돌아가신 것을 빙자해서 정치권이 개입해서 정치로 활용하는 게 너무 화딱지가 난다"며 "어린 중학생 고등학생들을 선동해서 1년도 안 된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하니 이 나라가 암담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을 향한 응원도 나왔다. 한소규(58)씨는 "나라를 위해서 봉사하고 업적을 남기고 계시다"며 "예전과 같이 평화롭고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모(84)씨는 "조그만 잘못이 있다고 해서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하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며 "윤석열 대통령이 들어왔지만 정부 각 부처에는 좌파들이 아직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이틀 사이에 나라가 바로 세워지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8시쯤 촛불전환행동 측과 신자유연대 측이 서로를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형욱 기자19일 오후 8시쯤 촛불전환행동 측과 신자유연대 측이 서로를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형욱 기자
    이날 오후 8시쯤 촛불행동 측과 신자유연대 측은 대통령 집무실을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쳐 구호전을 벌였다. 신자유연대 측은 촛불행동 측이 인근으로 접근하자 일렬로 서서 '문재인 구속', '이재명 구속'을 외쳤다.
     
    이에 촛불행동 측은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을 외치며 맞대응을 펼쳤다.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신자유연대 측은 구호를 멈추지 않았고, 촛불행동 측은 삼각지역을 지나 행진을 이어갔다.
     
    촛불행동 측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삼각지역 인근 도로가 일부 통제됐고, 교통경찰 등 인력이 배치돼 집회 상황 관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세종대로 등 집회 장소에는 서울청 교통기동대 235명과 중부서·종로서 등 일선서 교통경찰 91명 등 총 326명이 배치됐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선 자유통일당이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제2의 촛불 탄핵을 외치고 있다", "촛불난동 박살내자"라며 촛불행동 측을 두고 날선 발언들을 외쳤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