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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화장실 추태…샤워에서 고기 손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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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공항 화장실 추태…샤워에서 고기 손질까지

    편집자 주

    한 해 16만대 이상의 비행기가 오가는 제주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가운데 하나입니다. 섬인 제주로서는 뭍과 연결해주는 주요 통로이고, 제주도민들에게는 버스터미널과 같은 존재입니다. 한해 2500만명의 관광객이 첫발을 내딛는 곳이자 다양한 기관과 업체, 직종이 어우러진 백화점과 같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제주국제공항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다단한 일을 하는 곳인지 '흥미로운 제주공항 이야기'를 연속 기획보도합니다. 여섯 번째 이야기, 여전히 3D 업종이지만 묵묵히 업무를 해내는 '제주공항 미화원'을 조명합니다.

    [흥미로운 제주공항 이야기⑥]제주공항 미화원
    150여명이 제주국제공항 청결 유지…여전한 직업 비하가 업무보다 더 힘들어
    화장실을 샤워장 또는 개수대처럼 이용에 흡연도 다반사, 미화원들과 갈등

    ▶ 글 싣는 순서
    ①"내가 누군줄 알아?" 제주공항 항공보안검색 요지경
    ②"내 얼굴이 신분증?" 대통령도 예외없는 항공보안검색
    ③스튜어디스, 항공승객 안전 지키는 '감정 노동자'
    ④"항공기 사고 3분내 도착, 제주공항 소방구조대가 맡는다"
    ⑤제주공항 구조·화재·구급 해결사 '소방구조대' 입니다
    ⑥제주공항 화장실 추태…샤워에서 고기 손질까지
    (계속)

    제주공항 미화원이 대합실 바닥을 청소중이다. 박정섭 기자제주공항 미화원이 대합실 바닥을 청소중이다. 박정섭 기자
    * 관광객에 비례하는 제주공항 쓰레기
    최근 5년간 제주공항 쓰레기 배출량을 보면 관광객 증감과 밀접한 관계를 보여줍니다. 1475만명이 찾았던 2017년은 1804톤, 1431만명이었던 2018년은 1901톤, 그리고 역대 최대 방문의 해였던 2019년 1528만명 때는 1804톤이 배출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첫 해 2020년은 제주방문 관광객이 1023만명으로 급감하면서 배출량도 1106톤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해 1155톤에 이어 올해는 9월까지 배출량이 936톤입니다. '안 오니 안(못) 버리는' 너무나도 단순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 도착 대합실과 출발 대합실, 쓰레기 양이 달라요
    제주공항은 1층이 도착 대합실, 3층은 출발 대합실입니다. 사실상 1층이나 3층이나 이용객수는 비슷하지만 쓰레기양은 전혀 다르다는 게 제주공항 환경미화원들의 공통된 이야기입니다.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관광객과 도민은 공항을 빠져나가기 바쁘지만 제주공항을 통해 나가는 경우 3층 출발 대합실은 대기시간 만큼이나 쓰레기양은 정비례합니다. 대부분 커피 등 음료를 담았던 일회용 컵이나 패스트푸드 봉지가 주류를 차지합니다.
     
    * 분리수거가 무시되는 제주공항 쓰레기통
    제주공항 대합실에는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 2가지로 쓰레기통이 비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분리수거가 지켜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마구잡이로 버려지다보니 분리수거가 이들 환경미화원의 또다른 수고로움과 번거로움을 동반하는데요. 쓰레기 더미속에서 페트병과 병, 일반쓰레기를 분리하는 작업이 매일 반복되고 있습니다. 생각없이 던진 쓰레기에 환경미화원의 고된 시간이 3~4배 더해 돌아옵니다.
     
    청소중인 제주공항 미화원.청소중인 제주공항 미화원.
    * 모욕감, 고된 업무보다 더 힘들어요
    미화원은 이전에 '청소부'라고 불렸었죠. 멸시하고 천대하는 뉘앙스를 바꿔보자는 의미를 담아 최근에는 '환경공무관'이란 명칭을 정착시키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별의식은 여전합니다. 우선 이들을 부르는 명칭부터 깔보려는 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거의 반말조에 "아줌마" "아저씨"가 일상화 돼 있습니다. 특히나 여성 미화원이 청소를 위해 남자화장실에 들어설 때는 무척이나 곤혹스럽습니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더해 시비를 거는 이용객들이 적잖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입니다. 대합실내 의자 사이를 치울 때도 비켜주지 않고 자리를 고수하시는 분들 때문에 신발을 피해 물걸레질 하는 것도 적잖은 고역입니다.
     
    * "이제는 정년이 보장된 정규직입니다"
    정규직화 바람을 타고 이들도 2020년부터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뀌었습니다. 용역회사에서 파견돼 1년 단위로 계약서를 쓰다가 이제는 65살까지 정년이 보장됩니다. 퇴직금이 정산되고 근속수당에 복지카드까지 나와 이전과는 복지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하네요. 근무 형태는 3조 2교대입니다. 한 조당 50명 가량 되는데 오전조는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오후조는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합니다.
     
    * 폭설에 하늘길 막혔던 2016년 겨울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2016년 1월23일 제주에 한파주의보와 대설·강풍특보속 폭설과 강풍에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25일 오후까지 사흘간 제주공항이 폐쇄되면서 오도가도 못한 8만여명의 관광객이 제주에 발이 묶였는데요. 문제는 숙소를 구하지 못하고 공항에서 노숙을 하게 된 3천여명의 체류객. 사흘간 공항에서 숙식한 결과물은 어마어마합니다. 이들이 내놓은 각종 쓰레기에서부터 반 샤워실이 된 화장실까지 처리하고 항상 새것처럼 치우느라 들인 노고가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제주공항에서 근무한 지 18년된 미화원 김모씨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절로 저었습니다. 반면 보람도 컸다는데요. 다음날 공항 이용객이 아무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3천여명 체류객의 '흔적'을 밤새워가며 치운 게 돌이켜보면 마법같은 일이었다고 하네요. 14년차 미화원 강모씨도 "당시는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다 보람이었다. 일속에 보람이 있었다"고 회상합니다.
     
    청소중인 제주공항 미화원. 박정섭 기자청소중인 제주공항 미화원. 박정섭 기자
    * "부탁드립니다. 공항 화장실에서 제발 이것만은 하지 말아주세요"
    일부 중국인들이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거나 애들을 씻기는 모습에 '공중도덕'을 강조해온 우리들로서는 혀를 찰 때가 많은데요. 제주공항 화장실에서 국내인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미화원들의 증언입니다. 여름철 화장실 세면대에서 발만 씻는 건 애교이고, 윗옷을 다 벗은 채 샤워까지 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합니다. 일부 낚시객들은 잡은 물고기를 손질하거나 물고기를 보관했던 아이스박스 얼음을 세면대에 그냥 버려 이걸 제거하느라 한바탕 난리법석이 인다는 군요. 모래가 잔뜩 묻은 서핑보드 역시 이곳에서 세척되면서 세면대가 모래에 막히거나 바닷가에서 방금 전까지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옷이나 수건을 보란 듯이 버리고 가는 경우도 적잖습니다. 공항 전 지역이 흡연금지구역인데도 화장실내 흡연으로 미화원들과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일상다반사입니다.
     
    * 보안검색 과정에서 나오는 기내 반입금지물품, 이렇게 처리됩니다
    라이터나 칼, 가위 등 기내반입 금지물품은 적발 되는대로 모두 압수됩니다. 올해만 제주공항에서 라이터 8만8천여개, 칼 1만3천여개, 가위 6천여개 등 11만6900여개가 적발됐습니다. 이전에는 모두 폐기됐지만 현재를 어촌계에 기부되는데요. 올해만 제주시 도두어촌계에 2만3천여개, 하도리 어촌계에 1만8천여개가 기부됐습니다. 기내반입 금지물품을 알아보려면 카카오톡 '물어보안' 또는 인터넷 '항공보안365'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공항에서 버려지는 우산, '가치우산'으로 다시 태어나요
    제주관광 뒤 제주공항에서 버려지는 우산, 지난 한해만 2750개나 됩니다. 분리수거 어려움 때문에 재활용없이 바로 폐기되면서 처리비용과 환경오염 문제를 가져왔는데요. '같이 쓰고, 다시 쓰는' 우산 공유서비스를 모색해온 한국공항 제주지역본부가 묘안을 냈습니다. 우산이 불필요한 공항 이용객은 3층 출발층 우산공유함에 기증하고, 갑작스레 우산이 필요한 이용객이 1층 도착층에서 사용하는 '가치 우산'이 태어난 배경입니다. 지난 6월5일 전국 공항 최초로 시범운영된 뒤 9월말까지 2500개가 수거된 뒤 2300개가 대여되는 등 자율적인 자원공유 문화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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