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쌍방울그룹과 경기도의 '대북 연결고리' 역할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민간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모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안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안 회장은 공익법인인 아태협을 운영하면서 경기도 보조금과 쌍방울 기부금 등을 받아 이 중 13억원을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쌍방울 계열사 주식에 투자하는 등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북한에 밀가루와 묘목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경기도로부터 보조금을 타냈지만, 8억원 상당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천만원가량으로는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現 SBW생명과학)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현금 2천만원을 인출해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건넨 것으로도 알려졌다.
안 회장은 쌍방울과 경기도로부터 지원받은 예산 중 약 50만 달러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중국으로 가져간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돈이 대북사업의 대가로 북한 고위층에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그는 검찰 수사에 대비해 아태협에서 사용하던 PC 하드디스크 17개를 바꾸는 등 증거를 은닉한 혐의도 있다. 여기에는 밀가루 지원금, 경기도 교류협력기금,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논의한 사실 등 주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그는 돈을 보내는 대가로 북한으로부터는 국가에 신고되지 않은 그림을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안 회장은 지난 9월 관세청에 신고되지 않은 그림을 소지하고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단속되기도 했다.
검찰은 안 회장이 공익단체를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보조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대북사업권을 목적으로 북한에 외화를 밀반출 하는 등 각종 불법을 저질렀다고 결론내렸다.
최근에는 2019년 당시 대북송금에 관여한 쌍방울 중국법인 직원도 조사했다. 이 직원은 쌍방울 방모 부회장과 함께 쌍방울 자금 150만 달러가 북한으로 넘어가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쌍방울 임직원들이 중국 선양에 도착해 공항에서 달러를 전달하면, 방 부회장과 A씨 등이 다시 북한 관계자들에게 돈을 넘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