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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예비군 현대화 이상 무"…남원 과학화 軍 훈련장 가보니



전북

    [르포]"예비군 현대화 이상 무"…남원 과학화 軍 훈련장 가보니

    현역 군인 2035년엔 46만 5천명까지 줄어
    軍 "정예화된 전투 예비군 절실"
    실전같은 훈련에 예비군 '방긋'
    "더 바랄게 없을 만큼 좋아졌요"

    시가지 전투 체험 사진. 기자는 분대장을 맡아 맹활약을 펼쳤다. 김대한 기자시가지 전투 체험 사진. 기자는 분대장을 맡아 맹활약을 펼쳤다. 김대한 기자
    "실전 그 이상이지 말입니다."

    새롭게 탈바꿈한 남원 과학화 예비군훈련장을 찾았다. 과거 후배들이 외치던 "선배님 제발 총 좀 들고다니시지 말입니다"와 같은 목소리를 찾을 수 없었다.

    예비군은 현대화된 최신 장비와 시설에서 모두 능률적으로 전투에 참여했다. VR 영상모의사격‧시가지교전훈련을 통한 개인별 성적표는 예비군을 발로 뛰게 하기 충분했다.

    "5kii 1death"…훈련을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

    먼저 기자는 시가지교전훈련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투 시간은 총 5분이며 모두에게 100발의 기회가 주어진다.

    전투 전 마일즈 장비가 장착된 방탄 헬멧과 전투 조끼를 입는다. 전투에 사용되는 총은 마일즈 장비가 장착된 M16이며, 모두 레이저로 사격한다.

    레이저를 통한 전투로 페인트 총에 페인트 묻히기가 싫어 훈련을 거부하던 과거 예비군과 달리 모두 진지하게 전투에 임했다.

    이후 청군과 황군으로 각각 7명씩 팀을 꾸린 후 '워(WAR)게임'이 진행된다. 본 전투에 앞서 우리 팀은 분대장 조와 부분대장 조를 나눠 인원을 배치했다.

    저격수는 2층 건물에 배치하도록 사전 합의하고 분대장 조는 우회 전진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현실 속 시가지 전투를 방불케 했다.

    실제 게임이 진행되자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연막이 터지며 시야를 가렸다. 기자는 2층에서 1층을 지나가는 목표물을 발견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사망‧중상‧경상으로 나눠진 중앙 전광판에 곧장 사망 1 숫자가 표기됐다. 전광판에 올라가는 숫자를 보며 전투에 대한 몰입감은 한 층 높아졌다.

    4분이 지날 때쯤 기자는 손목에 총상을 입었는데, 전광판에 이 역시 경상 숫자로 표기됐다. 총을 맞은 위치인 손목에 그대로 진동이 울리기까지 하며 실전 그 이상의 전투가 펼쳐졌다.

    전투 이후에 본인의 '성적표' 또한 공개된다. 기자는 5킬 달성으로 승리 기여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모든 예비군에게 제공되는 '성적표'는 조기 퇴소를 원하는 예비군 의욕을 고취시키기에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지 전투 중 황군의 진격 모습. 김대한 기자시가지 전투 중 황군의 진격 모습. 김대한 기자

    "사계절 언제나 실전처럼"…VR사격도 있다

    시가지 전투가 끝이 아니다. 멀티스크린과 모의 사격대, 시뮬레이터 제어반으로 구성된 VR 영상모의사격장도 갖췄다.

    착용자의 위치를 인식하는 공간인식 방탄모와 적에 의한 피격을 인식하는 전자감응 전투 조끼를 먼 착용한다.

    3면 멀티스크린을 활용 사격하는 영상모의사격장은 도심지 전투와 차단선 점령 등 시나리오별 실전적 사격 훈련이 가능하다.

    기자가 체험한 곳은 남원의 한 마을. 시뮬레이션 기법을 적용해 개인 사격훈련(과거 실탄 표적 사격과 유사)과 전투 현장을 체험하는 두 가지가 진행된다.

    민간인과 적군이 시뮬레이션에 등장한다. 실제 은‧엄폐를 위해 앉으면 방탄에 달린 마일즈 장비에 의해 앉아서 볼 수 있는 광경만 펼쳐진다.

    적군을 쏘기 위해 직접 일어나야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등 훈련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예비군 훈련에 함께 참여한 김용진(29) 씨는 "바뀐 예비군 훈련장에 더 바랄 게 없다"며 "실전과 같은 전투 환경을 제공하는 현장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7사로에서 대기 중인 예비군 모습. 김대한 기자7사로에서 대기 중인 예비군 모습. 김대한 기자

    줄어드는 현역 장병…"예비군 정예화 절실해"

    지난해 국방부가 발표한 '2040 국방인력운영체계 설계 방향'을 보면 군 병력은 지난해 51만 명이었다.

    이 숫자가 2035년엔 46만5천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줄어드는 출산율을 감안하면 장기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이런 가운데 군은 예비군 훈련장을 현대화하고 과학화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예비군의 실력 향상을 끌어내 군 인력 누수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코로나19로 중단‧축소되었던 예비군훈련이 4년 만에 정상 시행되고 있다.

    전북지역 예비군훈련을 책임지고 있는 35사단은 지난 6일부터 12월 중순까지 훈련 대상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예비군훈련을 진행한다.

    전북지역에 과학화 훈련체계를 갖춘 예비군훈련장은 남원과 정읍 예비군훈련장으로 지난 2021년 12월 공사가 완료되어 과학화된 훈련체계와 장비 시스템이 구축됐다.

    과학화 예비군 훈련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장소에서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않고 다양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 악화 상황에서도 사격 훈련이 가능한 현대화된 실내사격장은 예비군 정예화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안전 문제가 자주 제기된 만큼 과학화 예비군 훈련장은 칸막이와 도비탄(장애물에 닿아 이탈하는 총알)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모두 자동화됐다.

    스마트 예비군훈련 관리 시스템도 올해 4월 중에 갖춰질 예정이다. 예비군훈련 입소부터 퇴소까지 전 과정을 키오스크 등으로 훈련 과정 간 불필요한 대기 등을 최소화하고, 훈련 성과를 더욱 높일 예정이다.

    유창욱 남원 예비군훈련대장은 "지역 안보를 책임지는 예비군들을 위해 실전적이고 체계화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훈련을 차질 없이 준비해 왔다"며 "과학화된 실전적인 훈련으로 전투형 예비군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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