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이용훈 총장이 25일 대학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반웅규 기자 "울산은 제조산업에서 첨단 스마트 산업도시로 전환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지역과 동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드는 데 UNIST의 모든 연구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이용훈 총장은 25일 울산 미디어데이 행사를 갖고, 지난 14년 간의 대학 성과와 지역 동반 성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UNIST 개원 기념일인 9월 28일을 앞두고 마련됐다.
◆ 고속 성장 비결, 선진화된 제도…체계적 교원 육성이 총장은 UNIST의 고속 성장을 소개하며 체계적으로 교원을 육성하는 등 선진화된 제도를 강조했다.
실제 UNIST는 지난 7월 발표한 THE 신흥대학평가 국내 1위,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말 발표된 세계 상위 1% 연구자 수(HCR)에서는 서울대학교를 제치고 국내 1위를 차지했다.
UNIST는 10명, 서울대는 8명의 HCR(Highly Cited Researchers: 논문 피인용 횟수가 많은 연구자)을 배출했다.
이른 바, 엄격한 인사제도와 연구지원시스템을 통해 배출된 우수 연구자들이 UNIST의 발전을 이끈다는 것.
UNIST는 해외 석학 4명을 비롯한 8명의 추천을 받아야만 정년보장 심사 기회를 부여한다. 자연스런 경쟁구도 속에서 우수 연구자를 발돋움시키겠다는 거다.
25일 UNIST 110동 2층 해동홀에서 울산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반웅규 기자 이 총장은 "지난 2022년 선정된 UNIST HCR중 2명을 제외한 8명이 내부적으로 육성된 인재들이다. 잠재력이 높은 교원을 채용하고 이들의 발전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선진 시스템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선진 연구지원시스템 중심에는 UNIST 연구지원본부가 있다. 연구지원본부는 개교와 동시에 출범한 공용연구센터.
현재까지 약 300종의 장비 구축을 위해 75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장비 전담 운영 인력만 49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총장은 개교 초기에 이러한 대규모 설비투자를 할 수 있게 재원을 마련해준 울산시에도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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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향하는 UNIST 창업기업, 교원 기업 71개UNIST 교원 창업기업은 전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김건호 교수가 창업한 리센스메디컬.
이 회사는 개발한 안구 냉각마취 기기가 美FDA '드 노보(de Novo)' 승인 절차 막바지에 있다.
드 노보는 신기술에 적용되는 패스트랙 FDA 인허가제로, 국내 기업이 드 노보 적합 판정을 받을 것은 리센스메디컬이 최초다.
UNIST는 김 교수 사례와 같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교원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창업 휴직, 교원 맞춤형 실험실 창업 교육과 같은 다양한 제도적 지원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창업 휴직제도에 따라 창업활동에서 나선 교원은 최대 6년간 신분을 보장받으면서 오롯이 기업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
이 같은 지원제도의 효과는 높은 교원 창업 기업 생존율로 나타나고 있다.
UNIST 교원 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은 79.2%다. 이는 국내 평균인 29.2%의 약 2.7배다.
9월 현재까지 UNIST가 배출한 교원 창업기업은 71개. 전체 전임 교원의 약 20%가 창업에 뛰어 든 셈이다.
연구진이 나노소자공정실 내 옐로우룸(yellow room)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UNIST 제공UNIST 1호 교원창업기업인 '클리노믹스'는 게놈 기반의 정밀의료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박종화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가 창업한 클리노믹스는 2020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리튬이차전지 연구 권위자인 조재필 교수의 '에스엠랩'은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 금액만 2400억 원이 넘었다.
에스엠랩은 대용량 배터리 양극재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UNIST는 UC샌디에이고, 스위스 바젤대학 등 해외 유수 대학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현지 법인 설립과 FDA 인허가, 기술 시장 컨설팅 등 다양한 협력과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총장은 "UNIST에서 시작한 기업들이 수도권의 인프라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글로벌 진출할 수 있도록 전 세계적인 창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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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중심 대학의 '데스벨리'…신 사업 개척으로 돌파UNIST는 한 단계 더 성장 발전할 수 있을 지 중요한 기점에 서 있다. 이 총장은 당면한 과제로 '젊의 피 수혈'과 노후화된 장비 교체를 꼽았다.
개교 20년을 맞는 이공계 연구중심 대학들은 대학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스밸리를 거친다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교수 평균 연령의 노령화와 장비 노후로 정체기가 온다는 게 이 총장의 설명이다.
그는 AI(인공지능), 반도체, 탄소중립, 첨단바이오와 같은 연구 신사업 개척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연구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투자를 받고 재원을 마련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미 인공지능 대학원, 반도체특성화대학원 사업 유치 등을 통해 200억 원 규모의 사업비와 15명의 신임 교원 수를 확보했다.
이 총장은 무엇보다 울산권의 정체된 제조산업을 혁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단 AI기술로 전통제조업을 디지털화하고 반도체 연구로 역내 정밀화학 기업을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인공지능혁신파크이다.
지역 제조 산업의 인공 지능 기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2021년 설립됐다. 현재까지 재직자 교육, 공동 연구 등에 167개 기업이 참여했다.
UNIST 캠퍼스 전경. UNIST 제공또 첨단 바이오기술은 울산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한다. UNIST는 첨단 바이오 생태계 사슬의 핵심인 인력 양성에 공을 들이고자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했다.
9월부터 울산대의대와 함께하는 의공학 통합교육프로그램인 HST(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를 운영하고 있다.
UNIST는 탄소배출 시설이 밀집한 울산이 탄소중립 2050 시대를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도 집중한다.
신재생에너지, 탄소 저감 기술 등을 실증할 수 있는 탄소중립실증화연구센터가 2022년 설립됐다.
기술 연구와 실증, 사업화를 위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美 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와 같은 글로벌 산업계, 학계와도 협력하고 있다.
이 총장은 "울산을 제조산업 도시에서 첨단 스마트 산업도시로 전환할 수 있는 연구에 대학의 모든 역량을 모아 지역과 대학이 동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