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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굴지의 설계업체 도화엔지니어링 우수저류시설 설계 오류 적발

광주

    국내 굴지의 설계업체 도화엔지니어링 우수저류시설 설계 오류 적발

    도화엔지니어링, 광산구 우수저류시설 설계했다가 설계 오류로 감사에 적발
    북구 우수저류시설 설계도 맡아…북구청 도화 측의 감사 적발 사실 파악 못 해
    북구청 "우수저류시설 설계·공사 과정 철저히 관리·감독할 것"

    광주 광산구 우산지구 우수저류시설 공사현장. 광산구청 제공광주 광산구 우산지구 우수저류시설 공사현장. 광산구청 제공
    국내 굴지의 설계업체가 1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광주 광산구 우산지구 우수저류시설에 공사 장비 진출입이 불가능하도록 설계했다가 감사에 적발된 가운데 해당 설계업체가 광주 북구 우수저류시설 공사 설계도 맡은 것으로 드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지난주 이미 광주시 감사위원회가 관계자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도 북구청은 이 같은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1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설계업체 도화엔지니어링은 공사가 중단된 광산구 우산지구 우수저류시설 설계와 함께 광주 북구 북구청 인근에 조성 예정인 우수저류시설 설계업체로도 선정됐다.

    우수저류시설은 배수 용량을 넘는 비가 오면 배수가 되지 못하고 저지대로 몰리는 빗물을 일정 시간 모아 두었다가 비가 그치면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우수저류시설은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도시홍수가 발생했을 때 저지대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재시설로 알려져 있다.

    앞서 광산구는 우산지구에 146억 원을 들여 약 1만 톤 용량의 우수저류시설을 조성하기로 계획했으며 북구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 공모에 선정돼 총사업비 624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 2022년 문흥동성당 일원에 121억 원, 지난해 북구청사거리 일원에 192억 원, 올해 신안교 일원 사업비 311억 원을 확보해 투입할 예정이다.

    북구청은 지난해 4월 해당 업체와 북구청사거리 일원 우수저류시설 설계 계약을 맺은 뒤 현재 지반 조사와 측량 등 기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도화엔지니어링이 설계한 광산구 우수저류시설에서 공사 장비 진·출입이 불가능한 중대한 설계 오류로 공사 중단은 물론 감사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같은 회사가 동일한 우수저류시설의 설계를 맡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북구청이 최근까지 해당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북구청 관계자는 "광산구 우수저류시설 설계와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상황은 알았지만 같은 업체인지는 몰랐고 처분이 결정돼 내려지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도화엔지니어링은 현장 여건이 달라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는 입장이다.

    도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광주 북구 우수저류시설 사업은 다른 팀에서 맡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장 여건도 다르고 현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신경 써서 설계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광주시 감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심의위원이 설계 과정에 대해 적절하게 조치됐다고 인정한 부분도 있어 이를 해명했지만 감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감사 결과를 완전히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공사 자재의 거치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것에 대해 한정된 부지 여건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며 "구조물을 설치하기 위해 공간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는 시공업체가 먼저 설계업체에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계업체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시공업체에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의견을 표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재심의 과정에서 공사 구간 주변 완충녹지 부지를 활용해 자재를 쌓고 거치하는 방안을 설계보고서에 수록했다"고 주장했지만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자재를 쌓을 공간에 대한 계획은 있지만 거치 공간 내용은 없었다"며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광주 북구청. 북구청 제공광주 북구청. 북구청 제공
    이와 관련 북구청 측은 광산구에서 설계 오류 문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4월 도화엔지니어링과 계약이 이뤄져 설계업체 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사업시행능력평가를 토대로 해당 업체를 선정했다"며 "아직 설계가 끝나지 않은 단계인 만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에 더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관리·감독이 보다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주대 송창영 교수는 "우수저류시설과 같은 재난 시설물은 설계대로 시공이 가능한지 관리·감독이 더 꼼꼼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잘못을 했을 때 벌칙조항이나 제재가 제대로 적용되도록 행정처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5일 광산구청에 도화 엔지니어링을 '거치 공간 미확보' 사유로 벌점 부과와 고발 조치 등 행정조치 할 것을 통보했다. 광주시는 대형 자재를 쌓아둘 공간이나 거치에 필요한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도화엔지니어링이 행정안전부가 요구한 해당 검토 결과를 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아 공사가 중단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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