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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수학·정보 'AI 교과서' 76종 선정…3개월 지연, 안착할까?

교육

    영어·수학·정보 'AI 교과서' 76종 선정…3개월 지연, 안착할까?

    핵심요약

    교육부 '검정심사 결과 및 AI 교과서 도입 로드맵' 발표
    국어·기술 과목 AI 교과서 도입 않기로…사회·과학, 1년 늦춰 2027년부터 도입
    AI 교과서 담당 교사 10만4천명 교육, 제대로 진행될까?
    종이 교과서·AI 교과서 출판사 제각각일 수도
    데이터 유출, 과몰입 등 해결 과제

    교육부 제공교육부 제공
    내년 3월부터 초·중·고교에서 사용될 영어·수학·정보 교과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이하 AI 교과서) 76종이 검정을 통과했다. 하지만 검정 결과 발표가 당초 일정보다 석 달이나 늦어져, 시행과정에서 적지 않은 혼란이 우려된다.
     
    교육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검정심사 결과와 AI 교과서 도입 이행안(로드맵)'을 발표했다.
     
    검정심사 결과, 접수된 총 21개 출원사 146종 가운데 12개 출원사에서 제작한 76종의 AI 교과서가 최종 합격했다. 초등 3~4학년 영어 14종, 초등 3~4학년 수학 12종, 중학교 영어 10종, 중학교 수학 4종, 중학 정보 2종, 고교 공통영어 20종, 고교 공통수학 12종, 고교 정보 2종 등이다.
     
    영어 과목 검정 심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학과 정보 과목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각각 담당했다.
     
    검정심사는 크게 내용심사와 기술심사로 나뉘어 진행됐다. 효과적인 맞춤 학습이 가능하도록 내용을 구성했는지, 기술적 완결성과 학습지원 기능이 적절하게 구현됐는지, 데이터와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는지가 주요 심사대상이었다.
     
    각 학교에서는 내년 2월 초까지 과목별 교과서 1종씩을 선정하게 된다.
     

    국어·기술 과목 AI 교과서 도입 않기로…사회·과학, 1년 늦춰 2027년부터 도입

    교육부는 다만 지난해 6월 발표한 'AI 교과서 추진방안'에 포함됐던 국어와 기술·가정(실과) 과목은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국어는 AI 교과서를 도입할 경우 문해력 저하, 쓰기와 같은 창작 활동과정에서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이 제기됐다. 기술·가정은 주로 프로젝트 수업으로 이뤄지는 과목 특성 상 AI 교과서 학습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교육부 제공교육부 제공
    사회, 과학 교과는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춰 2027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당초 'AI 교과서 추진방안'을 통해 도덕·음악·미술·체육을 제외하고 AI 교과서를 내년부터 2028년까지 연차적으로 국어, 사회, 역사, 과학, 기술·가정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차 도입 이후 3년 간 종이 교과서와 함께 사용하고, 학생 발달단계를 고려해 초등 1~2학년은 AI 교과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AI 교과서란?…과목의 특성에 맞는 AI 기술이 적용된 교과서

    AI교과서는 AI 튜터링 시스템(tutoring system),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확장현실(XR), 대화형 인공지능, 음성인식 등 교과의 특성에 맞는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교과서다.
     
    교육부는 AI는 데이터의 수집·분석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AI 교과서가 학생 개개인의 이해 수준이나 학습 현황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고, 교사는 이렇게 제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학습 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여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학생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로 배우고, 교사는 학생별 데이터를 토대로 창의적인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교과서 담당 교사 10만4천명 교육, 제대로 진행되고 있나?

    내년 3월에 AI 교과서 담당 교사는 초등 3~4학년 4만7천명, 중고등 5만7천명 등 총 10만4천명에 이른다.
     
    교육부는 올해 상반기에 디지털 기술 등 첨단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수업혁신 의지가 있는 교사 9천5백여명을 '교실혁명 선도교사'로 선발해 AI 교과서 프로토타입(시제품)을 활용해 연수를 시켰으며 12월에는 2천명을 추가로 연수시킬 방침이다.
     
    다만 AI 프로토타입은 교과서 출원사가 아닌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민간에 위탁해 개발했다.
     
    교육부는 또한 초중등 교원 15만명에 대한 일반 연수를 내년 2월까지 마칠 방침이다. 현재까지 교육을 이수한 교사는 5만3천명에 이른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교사는 최소 9만명 이상, 나머지는 중등 영어·수학·정보 교사가 AI 교과서 교육이 포함된 일반연수 대상"이라고 밝혔다.
     
    12월부터는 각 학교에 어떤 AI 교과서가 적합한지 선정할 수 있도록 연수를 지원하고, 교과서를 선정한 이후에는 '수업설계 실습' 연수를 통해 AI 교과서 활용 방안을 집중 연구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2025년 AI 교과서 적용 학년은 기기(디바이스)를 완비했다"며 "시도교육청과 함께 전국 학교의 디바이스와 네트워크를 올해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점검해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교사의 AI 교과서 수업을 직접 보조하고 디지털 기기 관리(기기 설정, 충전 등)를 전담하는 '디지털 튜터' 1200명을 학교에 배치할 예정이다.
     

    AI 교과서 검정 심사 3개월 지연…도입 초기 파행 우려

     교사들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교과서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AI 교과서 검정 심사가 석달이나 늦춰지는 바람에 도입 초기 적지 않은 파행이 우려된다.
     
    교육부는 당초 올해 8월에 AI 교과서 검정 심사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11월로 3개월이나 늦어졌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3~4학년에 적용되는데, 담임 배정이 주로 2월에 이뤄지기 때문에 준비 부족으로 수업 진행이 제대로 될지 우려된다.
     
    서울 모 공립초등학교 4학년 담임은 "AI 교과서의 실체나 실제로 어떻게 작동되는지 저도 잘 모른다. 일선 교사들도 이를 모르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맹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보통 담임 배치 결정은 2월에 이뤄져, 제가 내년에 몇 학년 담임을 맡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수에 참여한 교사 중에서 초등학교 3~4학년 담임을 임명하도록 학교에 요청을 하고 있고, 시도교육청에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이 교과서·AI 교과서 출판사 제각각일 수도

     전체 신청 AI 교과서 중 52%가 검정을 통과했지만 초등 수학의 경우 11개사 중 2곳만 합격할 만큼 합격률이 낮았다. 중학교 및 고교 정보 교과도 각각 13개사와 10개사가 출원사로 참여했지만 2곳씩만 합격했다.
     
    이처럼 초등 수학의 경우 많은 학교에서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발행한 종이교과서와 AI교과서를 사용해야 해, 교사들의 수업 준비는 물론 학생들의 수업에도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검정심사 결과, 접수된 총 21개 출원사 146종의 AI 교과서 중 12개 출원사에서 제작한 총 76종의 AI 교과서가 최종 합격했다.
     
    출원된 146종은 초등학교 영어 16종, 초등학교 수학 48종, 중학교 영어 10종, 중학교 수학 11종, 중학교 정보 13종, 고교 공통영어1과 공통영어 총 20종, 고교 공통수학 18종, 고교 정보 10종 등이다.
     

    데이터 유출, 과몰입 등 해결 과제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 유출이나 유해매체 접속, 과몰입과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교과서 개발업체가 AI 교과서로 수집한 학습 데이터를 통해 사교육 상품을 개발해 이윤을 얻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AI 교과서 단말기에 대해 유해매체를 차단하도록 설정할 방침이지만, 학생들의 인터넷 접속을 원천적으로 막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어린 시절 디지털기기에 과다 노출되고 종이 교과서를 보는 시간이 줄어들면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성장기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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