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류영주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5일 "한국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경제 성장 모멘트(동인·동력)가 있고, 이것들이 정치적 이유와 분리돼있는 만큼 신인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계엄 사태 이후 한국 경제의 신인도에 대한 질문에 "다른 주요국처럼 경제 펀더멘털 문제나 재정 등 관련 정책 방향 차이로 정부가 붕괴한다거나 하는 경우와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순수하게 정치적 이유에 따라 계엄이 일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계엄 사태 이후 환율 전망에 대해선 "계엄 사태가 당연히 부정적 뉴스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410원으로 약간 오른 상태지만, 새 쇼크(충격)가 없다면 천천히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번 사태가 경제 전망이나 금리 인하 등 통화 정책에 미칠 영향에 관해선 "선제적 금리 인하는 경제 전망이 바뀌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새로운 정보가 없기 때문에 경제 전망을 바꿀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내년 2월 경제전망을 할 때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그 전망에 맞춰서 금리 경로를 바꾸게 될 것"이라며 "미국 신정부 경제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수출 모멘텀이 주요국과의 경쟁 관계 속에서 어떤 영향을 받을지 등 중장기적 요인이 오히려 전망을 바꾸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칠 것"고 말했다.
탄핵 정국이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끝날지 길게 갈지 불확실성이 있다.과거 경험으로 미루어 (탄핵 정국이) 길게 가더라도 정치적인 프로세스와 경제적인 프로세스가 분리될 수 있다"며 영향이 크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데이터를 보면 중장기 영향이 크게 없을 수 있다"며 "단기적 영향이 이번보다 작았고, 장기적인 영향은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번 계엄 사태에 대한 해외의 충격이 더 큰 것 같다"면서 "국내에선 국내 정치 상황을 계속 봐 왔기 때문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이라도 하는데, 해외에선 정말 쇼크가 온 것이라 제 전화기, 이메일로 정말 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질문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