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주식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한국거래소와 한국은행 등 12·3 내란사태가 초래한 경제 후폭풍의 현장을 10일 야당이 찾았다. 경제 상황 점검 차원이면서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당위를 쌓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 등 야3당 의원들은 이날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증시 안정을 위해선 정치적 불안정성 해소가 핵심이라는 시장의 진단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빠르게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 신영증권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현안에 대해 "G20 가운데 이런일은 제 기억으로 없다"면서 "3분기부터 경기가 하강 사이클에 진입하고 반도체 업황 둔화와 트럼프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을 감내할 경제적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계엄령 이후 코스피가 5.6%, 코스닥이 9.2% 하락했다"면서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전 세계 93개 증시 가운데 코스피가 92등, 코스닥이 93등으로 '꼴찌'"라고 말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가 1조 2천억원 순매도하며 '패닉'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가 시장을 방어할 수 있는 큰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 불확실성을 빨리 완화, 제거하는 것 외에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국내 증시가 급락한 상황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어제 코스닥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최저로 추락하고, 코스피도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무모한 계엄과 여당의 탄핵 반대 탓에 온 국민이 대가를 치른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을 찾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창용 총재를 만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총재도 큰 틀에서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도 "정치 상황과 별개로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와 여야가 협력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당분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며 "아직 안정세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에 소폭하락해 1430원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