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연합뉴스'12·3 내란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내란 등 혐의로 체포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을 14일 소환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오전부터 이 전 사령관을 내란 및 직권남용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은 전날 밤 이 전 사령관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군 시설에 구금했다.
이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함께 계엄군을 지휘·통솔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 전 사령관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 수방사령부 산하 부대 소속 병력을 200명 넘게 투입했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과의 인터뷰에서 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 자정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윤 대통령이 국회 상황을 물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체포한 이 전 사령관을 상대로 계엄령 선포 후 국회 등 주요 시설에 군이 진입한 상황과 윤 대통령의 직접 관여 여부 등을 캐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이날 검찰 특수본은 구속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소환했다. 다만 김 전 장관 측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정당한 통치 권한 행사라고 주장하면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지난 11일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사임한 뒤 새로운 변호인단을 선임했다. 변호인단은 전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를 '내란'이라고 주장하고, 수사·재판하려는 시도 자체가 바로 국헌을 문란하도록 하는 내란"이라고 했다.
검찰은 안무성 9공수여단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육군특수전사령부 산하 부대인 9공수여단은 내란 사태 당시 국회에 투입됐다. 앞서 국방부는 안 여단장이 병력을 출동시킨 사실을 확인한 뒤 출국금지 조처한 바 있다.
검찰은 전날 내란 등 혐의로 여 전 방첩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 영장에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이 전 사령관, 곽 전 사령관 등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여 전 사령관은 입장문을 내고 "군인으로서, 지휘관으로서 명령을 따랐다. 저의 판단, 행위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받아들여 법적 책임을 온전히 지겠다"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비상계엄 TF(팀장 이대환 수사3부장검사)는 권영환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을 전날 소환했다. 공수처는 계엄령 선포 이후 군인들이 작전에 투입된 경위 등을 권 과장을 상대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