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지나 기자> 딥시크가 나오는 걸 보고 저런 게 있었어 변방에 있던 처음 듣는 내가 저런 대단한 걸 해낸단 말이야 이래서 놀랐던 거거든요.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 전병서 소장님> 우리가 미국의 생성형 AI만 관심을 갖고 봐서 그렇고 지금 딥시크 정도의 대형 생성형 AI 모델은 중국에 지금 13개가 있어요. 그 정도 레벨이 근데 그중에서 딥시크 같은 경우는 우리로 치면 여의도에 있는 조그마한 자산운용사가 만든 자회사가 만든 AI 모델이 이게 세계에서 1등 하는 오픈AI에 뒤통수를 쳤다는 거죠. 미국이 고성능 AI 칩을 공급하지 않다 보니까 방법이 없는 중국은 이게 칩이 아니라 사람의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로 이걸 업그레이드해봤더니 이게 됐더라는 거죠. 지금까지 돈으로 AI를 개발하던 모델에서 돈이 아니고 알고리즘 아이디어로도 이거 돈 그렇게 많이 안 들이고도 되네. 빅가이들한테는 우리가 헛돈 썼구나, 우리 모래지 하는 것에 대한 엄청난 자기 반성을 하나 가져오고 두 번째는 엄청난 딥시크 키즈를 만들 것 같아요. 딥시크가 나오고 모방한 파생 모델이 일주일새 2700개가 나왔어요. 전세계적으로.
명문대 졸업생이 마윈보다 못할 게 뭐야?
◇ 윤지나 기자> 일종의 딥시크 쇼크. 마윈이 전자상거래에서 히트를 하자 중국에 칭화대학, 북경대, 복단대, 교통대 같은 명문대학 나온 친구들이 우리 같으면 삼성전자 이런 데 취직하는 게 아니고 다 나와서 전자상거래 회사를 차려요. 창업을 해버려요.
◇ 전병서 소장님> 내가 마윈보다 못한 게 뭔데? 마윈은 중국에서 대학 순위로 보면 200등 정도의 학교 출신이고, 그것도 영어과 전공이고 IT도 아니었고, 무일푼으로 시작했죠.
◇ 윤지나 기자> 엔지니어 공학도들이 무시할 만한 스펙인가요?
◇ 전병서 소장님> 중국의 4대 명문대학 졸업생들이 내가 마윈보다 못한 게 뭐가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엄청난 마윈 키즈들이 등장하면서 중국의 전자상거래를 세계 1등으로 만들었죠. 딥시크라는 것도 미국 기업들이 흔들린다, 스푸트니크 쇼크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넌센스고요. 딥시크가 획기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이나 신기술을 만든 건 아니에요. 미국은 돈을 많이 들여서 고성능을 추구했는데, 중국은 돈을 절약하면서도 고성능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게 발명인 거죠. 제재의 역설.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AI 전쟁의 숨은 승자? 데이터 제국 중국의 무서운 성장
◇ 전병서 소장님> 중요한 것은 국가 전략이 어디로 가느냐, 정책이 어디로 향하느냐입니다. 10년 전에 중국은 리커창 총리가 '인터넷 플러스'라는 정책을 추진했어요.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연결하겠다는 계획이었죠. 그 결과로 중국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국가가 되었고, 모바일 핀테크도 세계 최강이 되었습니다. 리 총리가 새롭게 내놓은 정책이 바로 'AI 플러스'입니다. 인터넷 플러스에서 다음 단계로, 이제는 AI로 모든 것을 연결하겠다는 겁니다. AI 인프라 산업에 무지막지하게 투자를 하고 있어요.
◇ 윤지나 기자> AI를 훈련시키는 데 중요한 게 또 빅데이터인데.
◇ 전병서 소장님> 빅데이터는 대부분 스마트폰에서 나옵니다. 중국의 핸드폰 가입자는 17억 9천만 명입니다. 미국은 약 4억 대 수준이죠. 그러니까 매일 미국의 4배 정도 데이터가 쏟아지고, 이 데이터로 중국의 AI 모델은 계속 발전하고 있어요.
◇ 윤지나 기자> 정말 무섭네요. 단순히 양만 많은 게 아니라, 데이터 활용의 제약도 없겠죠?
◇ 전병서 소장님> 맞습니다. 우리는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특히 영상 정보나 안면 인식 정보를 엄격히 규제하지만, 전 세계 안면 인식 기업 1, 2, 3위가 모두 중국 기업입니다. 국가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업들은 그 데이터를 무한히 활용할 수 있어요. 그래서 세계 최강의 안면 인식 기술을 만들어냈죠. 알리바바의 직원들은 자판기에서 얼굴만 인식되면 자동으로 결제가 됩니다. 자판기가 안면 인식으로 자동으로 월급에서 차감해요.
◇ 윤지나 기자> 신기합니다. 그렇게 기술이 발전하는 것도 무섭지만, 결국 그걸 진화시키는 인재들의 힘도 크겠네요. 이번 CES에서 젠슨 황이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14대 중 6대가 중국 제품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니트리 로봇은 CEO가 35살입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수학, 컴퓨터 영재들이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딥시크도 경력 8년 이상 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팀이 만들었어요.
◇ 윤지나 기자> 아예 경력자를 안 뽑는다고 들었어요.
◇ 전병서 소장님> 맞습니다. 창의성으로 자원 부족을 극복한 거죠. CEO가 40세밖에 안 됐고, 1300여 명의 엔지니어들과 밤새 코딩을 하며 직접 디스커션에 참여한다고 해요.
◇ 윤지나 기자> 그런 명문대 공학도들이 대기업에 들어가지 않고 창업하는 환경은 정부의 IT 육성 정책 덕분일까요?
◇ 전병서 소장님> 맞습니다.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같은 기업들이 모두 맨손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1, 2, 3위를 다투는 기업이 됐어요. 그리고 중국 정부는 2010년부터 시작한 7대 전략 신흥산업 정책을 15년 동안 지속하고 있어요.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됩니다.
◇ 윤지나 기자> R&D 투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죠?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 전병서 소장님> 네, 첨단 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요. 돈과 인재, 그리고 인프라가 맞춰졌기 때문에 미국을 놀라게 할 기술이 나온 겁니다.
◇ 윤지나 기자> 게다가 중국 간부들 중 상당수가 기술 관료 출신이더라고요.
◇ 전병서 소장님> 맞습니다. 중국의 주석 5명 중 4명이 공대 출신입니다. 시진핑 주석도 공대생(칭화대 화학공학과)이었죠. 후진타오,장쩌민도요. 덩샤오핑은 공학도는 아니었지만 프랑스 유학시절 르노 자동차공장에서 엔지니어링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고요.
◇ 윤지나 기자> 그럼 기술 기반 국가 운영이 더 빠르고 정확할 수밖에 없겠네요.
◇ 전병서 소장님> 그렇죠. 중국은 문관들의 탁상공론 때문에 망했다는 역사적 반성이 있어요. 그래서 과학기술로 국가를 부흥시키려는 정책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습니다.
하이닉스 없으면 NVIDIA도 없다, 한국은 틈을 노려야
◇ 윤지나 기자> 절대적인 인적 자원량이 부족한 한국. 어떻게 하죠?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 전병서 소장님> 한국도 잘하고 있어요. 반도체 분야만 해도 우리가 잘하고 있죠. 세계적으로 HBM 칩의 90% 이상을 한국이 공급하고 있습니다. NVIDIA도 한국 하이닉스의 공급 없이는 칩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어요. MZ세대는 전통적인 산업보다 문화 콘텐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요.
◇ 윤지나 기자> 그런데 미국은 지금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킨다면서 우리가 잘하는 것까지 미국에 와서 만들어라 하고 있잖아요.
◇ 전병서 소장님> 미국은 하이테크 분야, 특히 반도체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거죠. 반도체 산업에만 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격차를 벌려야 합니다. 중국이 반도체에서 독립하면 미국은 큰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어요. 미국이 중국의 목을 조르는 덕분에 우리가 숨 쉴 틈을 얻었고,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무기인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건 정말 천운이에요.
◇ 윤지나 기자> 그럼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기회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 전병서 소장님> 우리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절대 강자입니다. 중국과 미국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위치에 있죠. 앞으로는 메모리와 GPU를 결합하는 기술이 핵심이 될 거예요. GPU 회사들도 메모리 통합을 추진 중이고, 우리는 메모리 위에 GPU를 붙이는 방법으로 기술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습니다.앞으로 GPU와 메모리를 결합하는 게 필수가 될 겁니다. 메모리와 GPU를 통합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낸다면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지킬 수 있죠.
◇ 윤지나 기자>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도 치열해질 것 같은데요. 장기적으로 중국이 이렇게 자원을 계속 공급한다면, 미국과의 격차는 줄어들지 않을까요 혹은 역전하거나요.
◇ 전병서 소장님> 반도체 기술이 받쳐주지 않으면 AI 발전도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딥시크가 획기적인 기술 발전을 이룬 것은 아니에요. 기존 기술을 공정 개선으로 효율화시킨 것뿐이죠. 하드웨어 기술이 따라가지 못하면 소프트웨어 발전도 무용지물이 되죠. 그래서 중국 정부 차원에서 기를 쓰고 자원을 쏟아붓고 있는 거고요.
◇ 윤지나 기자> 그래서 중국의 반도체 회사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거군요.
◇ 전병서 소장님> 지금이 바로 우리가 미국과 중국 모두를 앞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반도체 분야에서 확실한 우위를 유지해야 하고, 메모리 기술과 GPU 결합으로 격차를 벌려야 합니다.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