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편안한 적토마'가 현실로…매직 '아이오닉 6 N' 라이드

자동차

    '편안한 적토마'가 현실로…매직 '아이오닉 6 N' 라이드

    [아이오닉 6 N 시승기]
    현대차 최초의 고성능 전기 세단
    '출범 10주년' 현대 N 기술 집약체
    제로백 3.2초…650마력 '부스트' 기능
    괴물 성능인데 편안한 승차감…이중 매력
    버튼 하나에 내연기관차로 모드 전환
    카랑카랑 배기음에 변속충격까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N. 현대자동차 제공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N. 현대자동차 제공
    차 창밖 풍경이 좌우로 급류를 탄 듯 스쳐 지나가도, 이 전기차는 운전자에게 묘한 편안함을 느끼게 해 비현실적이다. N로고가 박힌 스티어링 휠의 동그란 버튼을 누르면 마치 내연기관 슈퍼카처럼 으르렁대며 변속 질주한다. 빨간 버튼마저 누르면 영화 '분노의 질주'가 현실에서 펼쳐진다. 감탄의 연속이었던 이 차, 현대차 최초의 고성능 전기세단 '아이오닉 6 N'이다.
     
    23일 충청남도 태안군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아이오닉 6 N을 만났다. 이 차는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의 출범 10주년 기념작이기도 하다. 매끈한 돌고래를 닮은 유선형의 차체, 견고한 20인치 단조 휠에 씌워진 275mm 광폭 타이어와 붉은 빛의 브레이크 캘리퍼, 대형 리어 윙까지. 영락없는 '달리기 머신'의 형상을 마주한 뒤 난코스 설명과 "멀미약이 필요할 수 있다"는 안내까지 들으니 다소 긴장됐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N. 박성완 기자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N. 박성완 기자
    하지만 아이오닉 6 N이 운전자를 긴장시키기보다, 오히려 과감하게 만드는 차라는 걸 알아채기까지는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우선 일반도로에서 주행모드를 노멀로 설정하고 차를 몰아보니 움직임은 과격하지 않고,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딱딱하기보다 탄탄한 스포츠 버킷 시트로는 노면의 진동이 미세하게만 전달됐다. 이중접합유리 덕분에 풍절음조차 거의 들리지 않아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도 뛰어났다.
     
    아이오닉 6 N은 이처럼 일상 주행에서 굳이 고성능을 과시하지 않지만, 스티어링 휠에 달린 동그란 버튼들로 그 본능을 쉽게 깨울 수 있다. 왼쪽 하단 버튼으로 N모드를 활성화하고 가속페달(엑셀)을 밟으니 작은 힘에도 차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쏜살같이 뻗어나갔다.

    우측 하단의 N e-쉬프트 버튼까지 누르면 이 차는 그르렁대는 내연기관차로 성격을 완전히 바꾼다. 8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특성을 모사한 가상 변속 시스템을 적용한 결과다. 여기에 맞물린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 기능은 변속 타이밍에 정확히 맞춘 카랑카랑한 엔진 회전음과 배기음을 구현한다. 다운 쉬프트가 이뤄질 때 팝콘이 터지는 듯한 배기음까지 난다. 뿐만 아니라 변속 충격까지 몸으로 고스란히 전달돼 체감상 실제 내연기관 슈퍼카를 타는 듯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N 스티어링 휠. 박성완 기자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N 스티어링 휠. 박성완 기자
    이런 야생마적 기질을 드러낼 때에도 부드럽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한다는 건 아이오닉 6 N이 가진 또 다른 이중 매력이다. 특히 코너링 성능은 발군이다. 급회전 구간에서도 차량과 운전자의 자세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회전 중심을 낮춰 설계된 새로운 서스펜션에 실시간 자세 유지를 돕는 댐퍼가 장착돼 코너링 머신이 완성됐다.
     
    아이오닉 6 N에 대한 감을 잡으면 운전자는 더욱 과감해진다. '급회전 구간에선 천천히, 넓게 돌아야 한다'는 평소의 운전 습관을 망각한 채 센터 내 원형의 코스를 순식간에 통과했고, 액션 영화에서나 보던 '리버스 턴'도 어렵지 않게 성공시켰다. 전문가에게 운전대를 넘기고 조수석에서 드리프트를 체험하니 마른 도로가 미끄럼틀 같이 느껴졌다.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 기능을 활용하면 차량의 드리프트 보조 수준까지 세부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아이오닉 6 N이 650마력의 최고 출력을 끌어내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2초에 불과하다. 포르쉐 911, 람보르기니 우라칸 등 유수의 슈퍼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직선으로 뻗은 텅 빈 트랙에서 N모드를 활성화한 뒤, 브레이크와 엑셀을 모두 끝까지 밟았다가 브레이크를 떼면 희미했던 목표 지점이 어느새 눈앞에 와 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N 내장. 박성완 기자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N 내장. 박성완 기자
    주행 상황에서 이 같은 런치 컨트롤 과정 없이 최대치의 힘을 즉각 끌어내고 싶다면 스티어링 휠 상단의 빨간색 'N 그린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10초 동안 분노의 질주 속 하이라이트 장면의 주인공이 돼 볼 수 있다. 이 차에는 심지어 '트랙 매니저' 기능까지 있어 주행 트랙에서의 최고 기록과 평균 배터리 사용량 등 관련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아이오닉 6 N에는 합산 최고 출력 448kW(609마력), 최대 토크 740Nm(75.5kgf·m)를 발휘하는 전·후륜 모터가 탑재됐으며, 부스트 사용 시 합산 최고 출력 478kW(650마력), 최대 토크 770Nm(78.5kgf·m)로 성능이 극대화 된다. 공차중량은 2175kg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얹혀진 리튬 이온 배터리의 용량은 84.0kWh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도심·고속도로 복합 기준 387km다.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갖춰 350kW급 충전기 기준 10%에서 80%까지 18분이면 충전된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N 후면부. 박성완 기자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N 후면부. 박성완 기자
    각종 코스에서의 주행이 4시간 동안 거의 쉴 틈 없이 이뤄진 뒤 시승이 끝났을 때 멀미는 없었다. 다만 이 차의 다양한 기능들을 조합하면서 좀 더 오래 경험해 보고 싶다는 아쉬움은 짙었다. 현대차 박준우 N매니지먼트실장(상무)은 "고성능 N 브랜드의 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탐구하고, 갖고 놀 수 있는 차"라며 "N 브랜드 10주년에 태어난 아이오닉 6 N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형 세단인 아이오닉 6N은 전장 4935mm, 전고 1495mm, 전폭 1940mm로 4인 가족이 타기에 충분하다. 운전석부터 센터페시아로 이어지는 와이드 디스플레이로는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전방과 측면을 폭넓게 보호하는 6개의 에어백 시스템, 전방과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등 안전사양도 두루 갖췄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와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적용한 후, 보조금 반영 전 기준 7990만 원이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