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더불어민주당의 '1인1표제' 부결로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부산 친명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지역 배려와 대의원 제도 보완도 없이 추진된 당헌 개정의 절차적 문제를 재차 지적하며, 부산·영남 험지의 목소리를 중앙정치에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51208 = 정청래 1인1표 좌초…부산 친명계 유동철, 최고위원 보선 도전]"절차·설득 없이 강행"…1인1표 부결 여진 속 출마 공식화
유동철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부산시당위원장 부당 컷오프 이후 깊은 고심 끝에 당원들의 부름에 응답한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다.
그는 정청래 대표가 강행했던 1인1표제 추진 과정에 대해 다시 한 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유 위원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부산·영남 같은 험지에서 대의원 체계는 지역을 지탱하는 구조인데, 어떤 보완책도 없이 개정안을 밀어붙였다"며 "소수자·장애인·지역위원장 대표성 문제도 정리되지 않은 채 충분한 설득 절차 없이 추진됐다"고 밝혔다.
이는 1인1표제 부결의 핵심 원인이 '제도'가 아닌 '절차'였다는 PK 지역의 평가를 정면으로 반영한 것이다.
정청래 지도부가 중심이 된 1인1표제가 중앙위원회에서 좌초된 이후, PK 지역에서는 "지역 배려 실종이 부결의 본질"이라는 여론이 확산돼 왔다. 유 위원장은 이 흐름 속에서 첫 공식 대응에 나선 셈이다.
부산 친명계 혁신회의 첫 가시적 움직임…"중앙 진입 의지 분명"
부산 친명계는 외형상 하나의 흐름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수 계열의 느슨한 연합체다.
이 가운데 이번 사태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흐름은 이재명 대통령 지지 외곽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계열이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부산 수영위원장 최고위 도전 포스터. 더불어민주당 제공부산에서는 수영구 유동철 위원장을 중심으로 동래구 박성현 , 금정구 이재용, 연제구 이정식 위원장 등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번 출마 선언은 혁신회의계가 PK에서 전국 정치로 발언권을 확장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친명계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상황은 아니지만, 혁신회의계는 중앙 지도부에서의 지분 확보를 목표로 명확한 행동에 나선 것"이라며 "정청래 리더십 흔들림 속에 부산 친명계 내부 구도도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청래와 각 세운 인물…"이재명 정부 성공 위해 엇박자 끝내야"
유 위원장은 그간 정 대표와 각을 세우며 부산시당위원장 컷오프 과정의 편파성을 주장해 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당과 대통령실의 엇박자가 끝나야 한다"며 정청래 체제의 혼선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기본사회 정책자문을 맡았던 때처럼, 험지 부산에서 소수자 운동을 하며 거리에서 밤을 지새우던 때처럼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이제부터 진짜 당원주권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1월 11일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이미 친명 대 친청(친정청래) 구도 조짐이 뚜렷하다.
이건태 의원, 강득구 의원 등 친명계 출마 러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청래 대표 측근인 문정복·임오경 의원 등이 대항마로 거론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도부 재편이 당내 권력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번 유동철 출마 선언이 친명계를 중심으로 한 지역 정치 세력의 향후 재정비 흐름을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