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아름다운 순간 : 월간 우·아코스모스토리 속 우주의 아름다운 순간을 모아 전해드리는 '월간 우·아'입니다. 인류는 오랜 시간 우주를 탐구하면서 다양한 발견을 했습니다. 망원경으로 포착한 광활한 우주공간 속 놀라운 결과물을 모아 소개합니다.
지상 기반 가시광선 및 적외선 천문망원경(왼쪽)에서 촬영한 나선 성운 이미지는 행성 성운의 전체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른쪽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NIRCam(오른쪽)에서 촬영한 이미지. ESO, VISTA, NASA, ESA, CSA, STScI, J.에머슨(J. Emerson, ESO)1. 물병자리 나선 성운 -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우주의 눈동자'
'신의 눈(Eye of God)' 또는 '사우론의 눈(Eye of Sauron)'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나선 성운(Helix Nebula, NGC 7293). 1800년대 초 발견된 이래 약 200년간 수많은 지상·우주 망원경이 이 성운을 촬영해왔는데요. 최근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역대 가장 선명한 이미지를 선보였습니다.
지구에서 약 650광년 떨어진 물병자리(Aquarius)에 위치한 나선 성운은 대표적인 행성상 성운입니다. 행성상 성운이란 태양과 비슷한 별이 생애 마지막 단계에서 바깥 껍질을 벗어던지며 형성되는 가스 구조물을 말합니다. 즉, 이 몽환적인 눈동자 모양의 성운은 별의 장엄한 최후를 보여주는 셈이 됩니다.
나선 성운(Helix Nebula)을 허블 우주망원경, 스피처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물 비교 자료. NASA, ESA, CSA, STScI, 알리사 파간(Alyssa Pagan, STScI)제임스웹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관측한 이 이미지에서는 혜성처럼 긴 꼬리를 가진 기둥 구조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이 기둥들은 팽창하는 가스 껍질의 안쪽 가장자리를 따라서 쭉 늘어서 있습니다. 죽어가는 별의 강렬한 항성풍이 더 차갑고 느린 가스 껍질과 충돌하면서, 마치 물속에 기름을 밀어 넣을 때처럼 밀도 차이로 인해 이러한 독특한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이미지 속 색상은 가스의 온도와 화학 성분을 반영해 표현됐습니다. 푸른빛은 백색왜성의 강한 자외선에 의해 에너지를 받은 가장 뜨거운 가스를 나타내고 바깥으로 갈수록 노란색 영역에서는 수소 원자가 결합해 분자를 이루고, 가장자리의 붉은 색 영역은 가스가 희박해지고 먼지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가장 차가운 영역입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촬영한 나선 성운(Helix Nebula)의 일부. 혜성처럼 꼬리가 달린 기둥 구조와 뜨거운 가스에서 차가운 가스로의 전환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NASA, ESA, CSA, STScI; 이미지 프로세싱: 알리사 파간(Alyssa Pagan, STScI)성운의 한가운데에는 죽어가는 별의 핵인 백색왜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임스웹 이미지의 화각 바깥에 위치해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이 백색왜성의 강렬한 복사 에너지가 주변 가스를 밝히며 복잡한 분자가 먼지 구름 속에서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이 물질들은 미래에 새로운 별과 행성을 만드는 원재료가 됩니다. 태양도 먼 미래에는 이 천체처럼 비슷한 최후를 맞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상호작용 중인 왜소은하 NGC 4490과 NGC 4485. ESA, NASA, CSA, A. 아다모(스톡홀름 대학교), G. 보르톨리니2. 왜소은하의 댄싱타임 - 사냥개자리에서 펼쳐진 은하들의 왈츠
우주에서도 춤을 추는 존재가 있을까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사냥개자리(Canes Venatici) 방향으로 약 240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한 쌍의 왜소은하가 서로를 끌어당기며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NGC 4490과 NGC 4485로 명명된 이 두 은하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왜소은하 중 지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천체입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은하 속 별 하나하나까지 구분해서 볼 수 있을 만큼 디테일한 관측이 가능합니다. 왜소은하는 우리은하(Milky Way)보다 질량이 작고, 가스가 풍부하며, 별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의 함량이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과학자들은 왜 이 왜소은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초기 우주의 은하들이 현재의 왜소은하와 비슷한 특성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입니다. 왜소은하끼리 합쳐지는 과정을 관측하면, 수십억 년 전 우주 초기의 은하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진화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두 은하는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가까이 다가가면서 가스를 교환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별들이 활발히 태어나고 있습니다. 마치 두 댄서가 서로를 감싸 안으며 새로운 동작을 만들어내듯, 은하의 상호작용은 우주 진화의 핵심 과정 중 하나입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광시야 카메라 3(WFC3)으로 촬영한 달걀 성운(CRL 2688). 죽어가는 별에서 분출된 먼지와 가스가 빛과 그림자의 극적인 향연을 연출하고 있다. NASA, ESA, 브루스 발릭(Bruce Balick, 워싱턴대학교)3. 죽어가는 별이 펼치는 빛의 향연 - 달걀 성운의 신비로운 빛과 그림자
백조자리(Cygnus) 방향 약 1천 광년 거리에는 '달걀 성운(Egg Nebula)'이라 불리는 신비로운 천체가 있습니다. 최근 허블 우주망원경은 이 성운의 역대 가장 선명한 모습을 관측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달걀 성운(CRL 2688)은 발견된 것 중 가장 젊고, 가장 가까운 전행성상 성운(pre-planetary nebula, =원시 행성상 성운)입니다. 전행성상 성운이란 별이 행성상 성운으로 진화하기 직전의 과도기적 단계를 말합니다. 앞서 소개한 나선 성운은 별의 죽음이 상당히 진행된 '행성상 성운'이라면, 달걀 성운은 이제 막 죽어가기 시작한 별이 만든 '전행성상 성운'인 셈입니다.
이 성운의 중심에는 죽어가는 별이 있지만, 두꺼운 먼지 원반에 가려져 직접 관측하기에는 어렵습니다. 마치 '노른자'가 불투명한 '흰자' 속에 감싸인 달걀처럼 보인다고 해서 '달걀 성운'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빛의 쌍둥이 기둥(twin beams)입니다. 중심 별의 빛이 먼지 원반의 양쪽 극 방향으로 빠져나오면서, 빠르게 움직이는 극 방향 돌출부를 비추고 그 뒤로 동심원 모양의 호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대칭적인 패턴은 초신성 폭발 같은 격렬한 폭발과는 다르게, 별의 탄소가 풍부한 핵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분출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1997년 허블 우주 망원경의 광시야 및 행성 카메라 2(WFPC2)로 관측한 달걀 성운의 모습(왼쪽)과 허블의 근적외선 카메라 및 다중 물체 분광기(NICMOS)로 관측한 달걀 성운의 모습. NASA, NICMOS 기기 팀 ; 로저스 톰슨, 마르시아 리에케, 글렌 슈나이더, 딘 하인즈(애리조나 대학교), 라그벤드라 사하이(제트 추진 연구소)허블 우주망원경은 1997년, 2003년, 2012년에도 달걀 성운을 관측한 바 있습니다. 광시야 카메라 3(WFC3)으로 촬영한 최신 이미지는 과거 관측과 비교해 성운의 미세한 구조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 해줍니다. 35년 넘게 우주를 관측해온 허블만이 할 수 있는 '시간 여행'인 셈입니다.
이처럼 죽어가는 별들은 자신의 물질을 우주로 되돌려보내며 미래의 별과 행성을 위한 씨앗을 뿌립니다. 우리 태양계를 구성하는 지구와 다른 암석 행성들도 약 45억 년 전 이런 과정을 거친 별의 먼지에서 태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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