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담합 여부를 조사하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청와대와 사전 협의를 했다는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청와대가 공정위에 대응 방식을 사실상 지시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12일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2009년 11월 12일 공정위 내부 문건에 따르면, 청와대는 전날 있었던 당시 정호열 공정위원장의 국회 답변 내용을 문제 삼았다.
대정부질의에 대한 응답 중 "대체로 보면 담합과 관련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는 언급이다.
공정위 문건의 표현을 빌면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은 ''담합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은 4대강에 관한 것이 아니라 턴키 일반에 관한 사항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그 방향으로 일관되게 대응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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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의 지침으로, 이에 따라 공정위는 즉각 그 취지를 그대로 받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김기식 의원은 "4대강 1차 턴키 담합조사에 대한 청와대 압력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가 청와대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것"이라면서 "국정기획수석실이 어떤 형식으로 누구를 통해 위의 내용을 공정위에 지시했는지, 누가 문서작성과 보도자료 배포를 지시했는지 청와대와 공정위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BestNocut_R]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일반적인 턴키 공사의 담합 정황이 포착됐다는 정호열 전 위원장의 발언이 잘못 알려져 이 문제를 청와대와 의논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정위와 청와대의 4대강 담합 조사 사전 협의 정황은 끊이지 않고 있어 의혹은 갈수록 짙어지는 모습이다.
앞서 11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공정위 간부의 지시에 의해 조사 보고서 중 ''청와대와의 사전 협의 필요''라는 표현이 담긴 사실이 확인됐으며, 공정위가 청와대 송부용 조사 보고서를 별도로 작성한 사실도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