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스펙관리, 1:1 대필은 수 백만원
- 자기소개서 자기가 쓰면 이상할 정도
- 경력 부풀리기, 허위사실 기재도 만연
- 졸속시행 예견된 재앙, 이대론 안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참교육학부모회 장은숙 회장, 민주통합당 이상민 의원 (국회 교과위)

입학사정관제. 그러니까 성적이 아니라 인성과 잠재력을 보고 그 대학이 원하는 학생을 선발하겠다. 취지만 보면 나무랄 데가 없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 인성과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할 건가, 초기부터 말이 많았는데요. 이번에 또 도마에 올랐습니다. 고교 시절에 동급생을 집단 성폭행해서 큰 물의를 빚었던 학생이 봉사왕으로 탈바꿈해서 유명 사립대학에 입학을 한 거죠. 놀랄 것도 없다. 터질 게 터졌다 말하는 지금 학부모들의 분위기 들어보겠습니다. 참교육학부모회 장은숙 회장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이 얘기 듣고 깜짝 놀랐는데, 지금 수험생 학부모들은 별로 놀라지도 않으셨다고요?

◆ 장은숙> 네, 그렇죠.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장은숙> 저도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이와 같은 일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이 사건은 지역의 시민단체가 관심을 갖고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드러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발견되기 힘들었을 거예요.

◇ 김현정> 안 그랬으면 문제의 학생은 계속 그 학교 다니고 있었겠군요?

◆ 장은숙> 네, 그렇죠. 입학할 때 지금 그 대학에서는 발견하지 못하고 합격을 시켰잖아요. 이것은 저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럼 드러나지 않은 사례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보세요. 혹시 그냥 추측이십니까? 아니면 주변에서 그런 사례들을 좀 목격하신 것도 있으세요?

◆ 장은숙> 그런일을 저도 개인적으로 경험한 것도 있고요.

◇ 김현정> 어떤 건지 혹시 좀 말씀을 해 주실 수 있습니까? 그 사례라는 걸 대충?

◆ 장은숙> 입학사정관제가 성적뿐만이 아니라 비교과 활동도 적게 돼 있는데요. 그 비교과 활동에서 충분히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입학사정관제가 전에 입학사정관제 했던 사람들이 학원을 차리면서 오히려 브로커들이 개입하면서 조작이 가능하게 되어 있는데, 그 브로커가 인터넷 언론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학생기자활동을 했다라고 이렇게 하지도 않은 것들을 적어놓기도 했고요.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경험했던 것은 남편이 해외에 근무할 때였는데요. 외고 학생 115명이 단체 의료봉사 활동을 왔어요. 그런데 그때 올 때 가지고 온 것이 3,000만원 정도의 약품을 사와서 그 학교에 기부를 하고 그리고 전단지를 만들어서 홍보활동을 한다고 했는데 홍보활동도 하지도 않고 날이 더우니까 호텔에 머물면서 내내 그러기만 했죠.

◇ 김현정> 놀기만 하고 갔군요?

◆ 장은숙> 네. 그렇기도 하고. 또 자기네들이 하지 않은 것들을 엄연히 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뭐냐 하면 그 회사가 기자브리핑 하는 그런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자기네들이 마치 기자들을 대상으로 뭘 한 듯이 현수막을 갖고 와서 걸고 그리고 사진을 찍고 그런 것들이 다 입학사정관제의 자료로 해당하는 그런 경우였죠.

◇ 김현정> 그러니까 입학사정관제라는 것은 '내가 역량이 이 정도입니다. 이런 활동을 했고 그래서 앞으로 이런 잠재력을 펼칠 수 있습니다.' 라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말하자면 증명을 하는 거군요? 그러다 보니까 자기소개서 대필 문제도 나오는 거고요?

◆ 장은숙>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자기소개서 대필의 경우는 얼마나 심각한가요?

◆ 장은숙> 자기 스스로 소개서를 작성하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정도고.

◇ 김현정> 그 정도인가요?

◆ 장은숙> 그렇죠. 그리고 대학에서 정형화된 자기소개서는 걸러내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1:1 맞춤 대필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오히려 비용은 더 늘어나는 거고 그런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된 거죠.

◇ 김현정> 그런 1:1 맞춤자기소개서는 누가 써줍니까? 전문가가 있어요?

◆ 장은숙> 자기가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활동을 했고. 이런 것들을 하나라도 건더기가 생길 만한 것들을 전문가가 개입해서 거기에 맞게 잘 포장을 해 주는 거죠.

◇ 김현정> 비용이 대충 얼마나 듭니까?

◆ 장은숙> 비용은 정말 천차만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 고액 컨설팅 1:1 대필은 몇 백만 원이 되죠, 실제로. 그리고 입학사정관제는 '엄마사정관제' 라는 말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건 또 무슨 말인가요?

◆ 장은숙> 그건 엄마가 그만큼 입학사정관제를 준비를 해야 된다는 말인데요. 초등학교 때부터 일찍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 지금 불문율로 되어 있고.

◇ 김현정> 그러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이른바 스펙관리를 해 줘야 된다는 거죠?

◆ 장은숙> 그럼요. 그러니까 그 스펙관리를 하다 보면 비용은 어떻게 산출할 수가 없는 것이에요. 그래서 돈 많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제도이고요. 때문에 저소득층은 물론이고 그런 봉사활동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을 정도로 하려면 부잣집이 아닌 경우에는 미리 포기할 수밖에 없는. 그런 제도로 지금 전락했다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올해 대학들의 입학사정관제 선발인원은 4만 6천여명으로 수시모집의 19%정도라고 하는데요. 돈 없으면 어디 명함도 못 내미는 입학사정관제가 과연 그 취지를 살리고 있는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 장은숙> (웃음) 그 취지를 살릴 수 없고 이게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더 이런 사교육 시장은 번창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입학사정관제 전문 사교육 시장이 훨씬 더 늘어났거든요. 그러니까 돈이 된다는 것이고, 그 준비를 하려면 정말 엄마가 스펙관리를 잘해야 갈 수 있는 그런 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참교육 학부모회에 들어오는 학부모들의 하소연을 우리 장은숙 회장이 지금 모아서 전해 드렸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장은숙> 네.

◇ 김현정> 성폭행 전과가 있는 학생이 봉사왕으로 탈바꿈해서 유명 사립학교에 입학한 케이스. 이 케이스를 중심으로 해서 지금 입학사정관제의 허점을 들어봤는데요. 대책은 없는 걸까요? 국회에서는 지금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걸까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의원이시죠. 민주통합당 이상민 의원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지난 18대 국회부터 이번 19대까지 계속 교과위 담당하고 계시니까 아마 이 문제 누구보다 고민하고 계실 거예요. 도대체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건가요?

◆ 이상민> 이명박 정부가 입학사정관제를 도입을 할 때 그 이후부터 국회에서 계속 문제점을 지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지적해 오신 겁니까?

◆ 이상민> 그렇습니다. 입학사정관제가 새로 도입되는 게 이게 있는 나라가 미국이 있었는데 미국인 경우도 몇 백 년에 걸쳐서 시행을 해 와서 그에 대한 부작용을 치유하고 여러 대책들을 마련하고 또 트러블도 생기고 했기 때문에 이를 졸속, 부실하게 밀어붙이면 안 된다. 부작용이 크다.이런 지적을 많이 해 왔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 교과부에서는 입학사정관 제도를 계속 확대, 밀어붙이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로 인한 부작용이 이루 말할 수 없게끔 생겼고요. 이것이 지금 조금 아까 말씀하신 회장님 말씀처럼 그 폐해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말입니다. 취지 자체는 좋거든요. 그러니까 '성적 말고 이 학생의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보고 앞으로의 잠재력을 가지고 학생을 뽑겠다.' 이게 얼마나 취지가 좋습니까? 그런데 이걸 감시하거나 뭔가 기준을 올바른 기준을 세울, 이런 시스템이 전혀 안 돼 있는 상태인가요?

◆ 이상민> 그렇습니다. 이게 되기 위해서는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나 또는 학생을 배출하는 고등학교, 또 학생, 학부모 모두가 인프라가 구축이 되고 또 그를 제 취지에 맞게끔 운영되는 마음 자세가 확실하게 정착이 돼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굉장히 복잡하게 돼 있기 때문에 이를 일거에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문화도 그렇게 갖춰야 되겠고요.

그렇기 때문에 시범적인 것으로 하고 그 시범적으로 한 것을 평가분석을 냉정히 한 다음에 그에 대한 부작용도 보완하고 이렇게 해야 될 텐데, 정부는 그냥 이를 시행하는 대학들에게 인센티브. 또 학교 평가에 여러 가지 좋은 점을 제공을 함으로써 그냥 유인책을 써서 많은 대학들이 이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함으로 인한 학교의 이득, 이런 것만 생각하고 확대시행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입학사정관들은 어떤 사람들이 되는 건가요?

◆ 이상민> 대부분 고등학교에서 그 교육 경력이 있거나 또는 그런 것과 같은 역량을 축적한 분들을 선발하고 이분들이 계속 또 트레이닝을 해야 되는데, 이 제도가 또 갑자기 급작스럽게 밀어붙이기로 되다 보니까 입학사정관이 매우 중요한 직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분들 역량 자체가 매우 턱없이 부족합니다.

또 입학사정관들의 역량을 갖출 트레이닝도 제대로 안 돼 있고요. 또 이분들 스스로도 비정규직이다 보니까 제대로 역량을 갖춘 분들이 또는 그런 분들이 계속 여기에 있기가 어렵고 입학사정관 경력을 갖고 사설학원에 다시 가서 입학사정관 그런 과외선생으로 그렇게 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 김현정> 내가 A대학에서 입학사정관을 한 해에 한 번 하고 그 경력을 바탕으로 입학사정관제 학원을 만드는 거예요?

◆ 이상민> 그렇습니다. 과외선생 스펙 쌓기를 입학사정관으로 하고 있는 그런 사례들도 적지 않습니다.

◇ 김현정> 이거 참 이대로 이 제도가 가능한 것인가, 놔둬도 되는 것인가 이런 의문이 계속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초등학교부터 입학사정관제용 스펙을 쌓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입학사정관제를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동아리 활동을 하고 게다가 그 사실을 또 부풀리고, 부풀리기 위한 전문가가 동원되고. 이런 상황이라면 이 제도를 그냥 둬도 되는 건가요? 의미를 살릴 수 있는 겁니까?

◆ 이상민> 물론 입학사정관이 그동안에 점수경쟁, 또 이로 인한 과당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컸지 않습니까? 보다 창의적이고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좀 더 발굴하기 위해서는 입학사정관의 취지는 나름의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이를 시행하는 데 있어서는 여러 문제가 있고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고 이미 선례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도 상당히 장기간 동안 시행되어 온 것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입학사정관의 역량 강화, 또는 학부모, 학생측에 이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리고 평가하는 기준이 제대로 말하자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합리적으로 마련이 돼야 되겠죠. 이런 지침들이 마련돼 있지 않은 채 그냥 대학 이렇게 입학사정관, 이렇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만 더 양산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금 말씀하신 대로 취지 자체는 참 좋고 또 그 취지를 살려서 들어간 학생들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 이상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예 없애버리자 도매급으로 모두 다 문제가 있다 이건 아니지만.

◆ 이상민> 그건 아닙니다. 국회에서도 이제 이것을 밀어붙이기로 하지 말고 시행하면서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또 평가분석을 하면서 보완하면서 하자고 했는데 정부가 참 말을 안 듣네요.

◇ 김현정>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 '만약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서 입학을 했는데 부정행위가 발각이 될 경우, 현재로서는 해당 대학의 그 해당 연도 합격만 취소된다는데, 처벌이 너무 약한 것 아니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상민> 그렇습니다. 대학에 대한 독자성과 자율성을 줌으로써 그에 따르는 권한을 줬으면 그에 따른 책임도 엄중하게 물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런 대학들에 대한 이런 페널티가 매우 약하죠. 이 부분은 저희 국회에서 보완을 하도록 정부 측에 촉구하겠습니다.

◇ 김현정> 대학에 대한 패널티도 약하고, 또 학생 자체에 대한 패널티도 약하고. 그러다 보니까 너도 나도 일단은 붙고 보자. 이런 식이 되는 건가요?

◆ 이상민> 그렇죠. 그리고 입학사정관이 잠재적 능력, 이런 것들을 발굴하는데 있기 때문에 이 평가를 위한 기준이나 그런 절차가 좀 더 정밀하고 합리적으로 마련이 돼야 되겠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들어야겠네요. 입학사정관제. 한 번쯤 토론을 크게 해야 된다, 해야 된다. 저희가 이러고 있었는데 그런 와중에 이런 문제가 터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견된 재앙이라고도 하겠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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