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대선 후보들이 주요 승부처가 될 TV토론을 앞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약·정책을 둘러싼 공방은 물론 표정, 어투, 패션 등 이미지 전략에서도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지난 2007년 대선 경선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와 토론을 벌이며 '예방접종'을 맞았다.

이후 지난 5년동안 차기 주자로서 각 분야에서 정책을 다듬어온 만큼 '준비된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의 TV토론을 진영 정책위의장이 총괄하는 까닭도 정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진영 의장은 "정책의 내용을 잘 전달해야 한다"면서도 "그 뿐만 아니라 후보의 진실성, 신뢰성이 잘 전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사나 가족·친인척 문제 이슈 등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때마다 박 후보가 '마인드컨트롤'을 잘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인혁당 사건과 정수장학회 논란 등과 관련해 박 후보는 표정이 굳어지거나 취재진을 노려보며 발끈하는 반응을 보여온 게 TV토론에서도 이어지지 않을 지가 박 후보 측의 고민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TV토론을 실시하기로 이미 합의한 상태라 대비에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문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을 치르면서 10여차례의 TV토론을 거치며 내공을 쌓았다. 그 과정에서 서민 출신과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친근함과 안정감'이 어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특유의 어눌한 말투와 부산 사투리가 단점으로 꼽히지만 문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유정아 시민캠프 대변인은 "부수적일 뿐"이라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 그의 인격과 진정성이 전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법조인 출신의 논리적·논쟁적 화법은 강점이지만 감성 매체인 TV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문 후보는 또 지난 16일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친노 보좌관의 단일화 협상팀 배석 논란에 대해 "정색하고 말하겠다"며 표정이 상기됐고, 경선에서도 거듭된 도발에 흥분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현미 소통2본부장과 신경민 미디어단장, 유 대변인 등이 참여해 TV토론을 대비하고 있지만 문 후보와 실전 연습은 아직 진행하지 못했다.

문 후보는 인터넷 생중계 도중 "뺑뺑이 일정 때문"이라고 스스로 이유를 밝히는 등 꾸밈없는 발언을 거침없이 하는 스타일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TV토론 초보인만큼 주어진 짧은 시간에 답하는 연습에 주력하고 있다.

안 후보 캠프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TV토론에서는 시간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1분, 1분 30초 등에 충분히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느냐를 염두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출마 전 전국을 돌며 청춘콘서트를 진행한 노하우가 쌓여 즉문즉답에 익숙하고 대중에게 친근한 단어를 뽑아 쓰는 능력이 탁월한데다 적절한 유머를 사용할 줄 안다고 평가받는다.[BestNocut_R]

감정 기복이 없어 과열된 분위기에 쉽게 휘말리지 않는데다 최근 제스처도 자연스러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양자·3자 TV토론 경험 부족과 진성을 많이 쓰지 않는 발성이 약점으로 꼽힌다. 박 선대본부장은 "인터뷰를 많이 했고 방송출연도 있었지만 TV토론 방식이 익숙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안 후보는 공식 일정 사이 틈틈이 TV토론을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 서울의 한 스튜디오에서 리허설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정치컨설턴트인 김윤재 미국변호사가 총괄하는 태스크포스(TF)가 안 후보의 토론을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