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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가족? 원전비리 발생 3단계 과정"



사회 일반

    "우리는 한가족? 원전비리 발생 3단계 과정"

    • 2013-06-06 10:25

    "한수원 퇴직자 모셔오고, 일감 몰아주고, 비리 눈감고…"

    "이 인터뷰는 매일 아침 7시-9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 처장

    전기가 넉넉한데 환경 위해서 절약하는 거하고, 쓸 전기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절약을 해야 하는 건 많이 다르죠. 2013년 GNP 2만 2000달러라는 우리나라에서 아무리 더워도 냉방을 못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원전 관계자들 적게는 몇 명, 많게는 수십 명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부패 때문에 온 국민이 어처구니없는 상황 속에 빠진 건데요. 원전에 들어가는 부품을 시험 검증하는 기관인 새한티이피가 처음 밝혀진 그 부품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부품회사의 검증결과도 위조해 줬다는 새로운 사실이 어제 밝혀졌습니다. 어디까지 썩은 걸까요?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처장 연결돼 있습니다.

    원전

     

    ◇ 김현정> ''''민간검증기관인 새한티이피가 또 다른 부품사의 것도 위조해 줬다.'''' 새로 드러났네요?

    ◆ 양이원영> 네. 어제 국회 상임위하면서 의원들이 여러 가지를 밝혀냈는데요. LS산전에서 납품한 제어케이블 외에도 우진이 생산한 조립케이블의 내진시험, 내환경시험 이런 걸 여기서 방사선 조사를 생략하고 문제가 없는 것처럼 속인 거죠. 시험환경을 여기서 조작한 거고요. 두산중공업이 우진에서 납품받아서 안전등급부품 중의 하나인 제어봉위치전송기케이블, 여기에서도 방사선 조사를 하지 않은 걸로 나타났고.

    전력용 케이블, 제어용 케이블, 계장용 케이블 이 3종에 대해서도 냉각제상실사고라고 하는 극단의 환경이 있습니다. 그건 LOCA라고 보통 얘기하는데요. 그런 시험을 하지 않은 걸로 드러났고요. 여러 가지가 지금 드러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안전의 중요도를 따지자면 이번에 드러난 부품들은 어느 정도인가요?

    ◆ 양이원영> 이 안전등급부품이라는 건 가장 중요한 부품을 얘기하는 겁니다. 특히 핵심 시설 안에 들어가는 거고, 핵심 기계 안에 들어가는 거고요. 그리고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 굉장히 높은 기압과 높은 온도에도 견딜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고요. 특히 케이블 같은 경우는 신호나 동작을 전달합니다. 그러니까 원전은 워낙에 거대하고 복잡한 설비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방사선영역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직접 뭔가를 기계로 움직이고 그럴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신호나 동작을 전달 해서 이걸 움직이게 만드는 거죠. 그런데 그런 케이블들, 대부분 케이블이 사람의 신경계통처럼 전선을 말하는 거죠. 그게 고방사선일 때, 그러니까 방사선이 굉장히 높으면 이게 다 녹아버리거든요. 온도가 높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작동이 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한 거죠.

    ◇ 김현정> 만약에 이게 잘못됐으면 생각하기 싫습니다만, 일본 원전사고 같은 게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부품인가요?

    ◆ 양이원영> 그렇죠. 그런 사고가 나지 않게 하려면 비상안전작동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안전작동이 안 되는 거죠. 그리고 거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제어실이나 이쪽으로 전혀 신호가 오지도 않는 겁니다. 완전 먹통이 돼 버리는 거죠, 그냥.

    ◇ 김현정> 새한티이피 위에는 한국전력기술이라는 한전기술 회사가 있고. 그 위에 한국수력원자력, 즉 한수원이라고 불리는 기관이 또 있고. 몇 단계를 거치는데 어떻게 아무도 모를 수가 있나. 이 부분이 도통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 양이원영> 사람의 인지상정이라는 게 같은 동문, 같이 아는 사람들이 뭔가를 납품하고 관계가 있으면 그거를 꼼꼼하게, 어떻게 보면 까칠하게 일일이 따지고 하는 게 쉽지가 않겠죠.

    ◇ 김현정> 아는 사이라면?

    ◆ 양이원영> 그렇죠. 그러니까 새한티이피에서 시험성적서를 제출하잖아요. 그러면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라는 곳에서 그걸 검증 합니다. 검증을 한 다음에 그걸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에 납품을 하는 거죠.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는 품질평가실이 따로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가 가장 위의 원청업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걸 받을 때 거기서 일했던 사람들, 그러니까 거의 1급퇴직자들인데요. 한국전력기술에도 가 있고, 새한티이피에도 가 있고, 또는 한국전력기술에 종사했던 분들이 새한티이피에 가 있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제가 한수원에 있는 사람이면 저의 선배급들이 퇴직자잖아요. 제가 납품을 요청하는 그쪽, 새한티이피 검증회사나 한국전력기술쪽에 가 있으면 그 선배들한테 뭔가를 까칠하게 다 따지면서 하기는 쉽지 않은 거죠.

    ◇ 김현정> 한수원에 있을 때 까마득한 후배인 내가 선배가 있는 회사를 가지고서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겠는가. 잘 했습니까, 못 했습니까? 이걸 들여다보는 게 굉장히 한국사회에서 어려웠지 않겠느냐, 이 말씀이군요?

    ◆ 양이원영> 그러니까 새한티이피는 그런 사람들을 모셔오는 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였고, 부사장이나 임원들이 그런 출신들이 있는 거죠. 한국전력기술이나 이런 데 있으니까. 그러면 우선납품권도 가질 수 있을 거고요. 아니면 이런 걸 조작 하더라도 적발하기는 쉽지 않은 그런 관계가 있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관련 업체들은 하나같이 ''''그분들이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전문성 있는 인력을 우리는 채용한 것 뿐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 양이원영> 그러니까 그것도 사실 막을 수 있는 건 아닌 거죠. 그래서 사실 더 중요한 게 뭐냐 하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기관이 불시에, 혹은 무작위로 검증을 해야 되는 거죠. 감찰도 해야 되고. 그런데 그런 규제기관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사실 이번 핵심 중의 하나가 규제기관의 무능입니다.

    ◇ 김현정> 규제기관이 어디인가요?

    ◆ 양이원영> 거기가 원자력안전위원회예요.

    ◇ 김현정> 원자력안전위원회, 정부기관이요?

    ◆ 양이원영> 그렇죠. 안전위원회는 회의를 하는 조직이에요. 거기는 상임위원장이 위원장, 부위원장 두 명밖에 없고요. 나머지는 비상임이기 때문에 거기서 일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면 그 산하의 손발이 되는 곳이 어디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라는 곳입니다. 여기서 수명연장 아니면 원전 재가동, 이런 여러 가지를 다 검토 합니다. 규제를 하고 승인하고 허가하는 기구인데. 여기가 인력도 작고 예산도 독립돼 있지 않고. 여기 예산이 어디로 돼 있냐면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에서 40% 이상 예산을 지원받아요.

    ◇ 김현정> 한수원에서 돈을 줘요?

    ◆ 양이원영> 그러니까요. 자기가 규제하는 대상에서 용역을 따야 돼요. 그러니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예산을 정부에서 보장 해 주지 않아요. 그러니까 너희들이 알아서.

    ◇ 김현정> 스폰서 받아서 살아야 되는, 쉽게 말하자면?

    ◆ 양이원영> 그러니까 이게 안전이나 환경이나 규제 쪽을 계속 완화해 주는 방향으로 오면서 관련 인력이나 기술이나 조직을 어떻게 보면 거의 내팽개친 거죠. 그러니까 규제기관이 역할을 못하다 보니까 무주공산인 거예요. 결국은 거기서 슈퍼갑이라고 불리는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 그쪽의 직원들이 가장 목소리 큰 상태가 된 거죠. 아무도 그걸 규제하는 곳이 없으니까.

    ◇ 김현정> 언제부터 이너서클이 만들어져서 운영이 돼 왔습니까?

    ◆ 양이원영> 글쎄요. 그 이너서클이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하지만 아주 오래된 관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과거사부터 이어져 왔던 거라면 지금 갑자기 이 비리가 밝혀진 게 아니라 그 전에도 이런 식의 부정부패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 양이원영> 그렇죠. 이런 부정부패가 분명히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새한티이피가 지금 2011년, 2012년 두 해만 23건 수주실력이고. 우리나라 12개 원전에 납품을 다 하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 김현정> 전체부품을 다한 겁니까? 어느 부품을 담당한 겁니까?

    ◆ 양이원영> 그 가운데서 충전기, 케이블, 자동절제스위치 이런 주요 부품들. 안전과 직결되는 안전등급제품들을 대부분 검증을 한 거고요. 거의 여기에 일감몰아주기 형식으로 갔다고 보면 돼요. 사실 정부출연기관도 이걸 검증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한국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원인가, 이런 데 같은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그런 검증을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거예요. 그런데 새한티이피는 민간업체로 속도가 굉장히 빠른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빨리 빨리 해서 좋다고 했더니, 알고 보니까 이런 식으로 그냥 도장을 막 찍어줬던 거예요?

    ◆ 양이원영> 그러니까 그쪽에 일감을 다 몰아준 형태인 거죠. 심지어 아랍에미레이트 원전 4기에 대해서 들어간 시험검증도 지금 이 업체가 하는 걸로 그렇게 용역을 받은 상태죠.

    ◇ 김현정> 아랍에미레이트에 납품한 그 부품도 새한티이피에서 시험검증, 테스트를 해 주는 거네요?

    ◆ 양이원영> 검증용역을 받았어요, 지금.

    ◇ 김현정> 어디까지 수사를 해야 될까요? 지금 나온 이 정도가 다일까요, 아니면 전체 원전 부품들의 전수조사까지도 해 봐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양이원영> 저는 전체 원전의 전수조사를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새한티이피만의 문제인가? 국내 검증기관이 한 7개가 된다고 하는데, 실제로 정부출연기관도 그럼 문제가 없나?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가 정부기관이잖아요. 그런데 여기도 문제거든요.

    ◇ 김현정> 여기도?

    ◆ 양이원영> 그렇죠. 여기서 제대로 검증을 안 해 준 거잖아요. 인적인 커넥션이 있는 거고요. 그러면 다른 데도 문제가 없는지 사실 의혹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전반적인 조사를 해야 되지 않을까.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난 다음에 전체 원전을 다 중단하고 안전조사에 들어갔어요.

    ◇ 김현정> 전수조사 했죠?

    ◆ 양이원영> 그렇죠. 지금 하고 있어요. 관련한 기준도 지금 높이고 있는 상태고요. 그게 2년이 됐거든요. 전력수급 때문에 원전을 빨리 가동해야 된다, 이렇게 가버리면 완전조사는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조사를 해야 되는 타이밍에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7개 검증기관, 그리고 전체 23기 원전에 대해서 다시 전수조사해야 되는 시점 아니냐, 이런 말씀이군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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